퇴원 하고 이틀이 지난뒤 장인께서 별세하셨다.
스테어의 장례식 참석을 두고 옆지기와 설왕 설래 한끝에
스테어의 고집대로 참석 했다.
장례식장의 특이한 지점중에 하나는
평소 신경도 쓰지 않던 예법이 종종 화제가 되곤 한다.
장례식이 시작되면 가족들은 상주임을 증명하는 완장을 하나씩 받았다.
스테어는 척추 불량으로 상주 대열엔 끼지 못하고 주변에서 얼쩡거리며 아는 조문객이 오면 맞이하는 일만 했다.
별세 후 만하루가 지났는데도 경황이 없어서 그랬는지
상주들이 조문객이 도착했는데 곡을 하지 않아
스테어가 꼰데처럼 앞으로 조문 객이 오면 '아이고' 하며 곡을 하라 일러 뒀다.
난 개인적으로 장례식장에서 곡을 하거나 말거나 신경쓰지 않는다.
그럼에도 처남들에게 곡을 하라고 한 것은
가끔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조용히 고인을 추모하며 있기보다
예법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 꼴통이 꼭 나타나
예법을 모른다며 유가족을 난도질 하기 때문이다.
이런 꼴통들 보면 모두가 기분 상하기에 사전에 차단 하고자 곡을 하라고 했다.
그런데 이것도 문제가 되었다.
경상도 경주에서 살았던 사람 한명이 경상도와 비교해서 예법을 설파 하는 거다.
"어제는 곡을 안하더니 오늘은 곡을 하네... 곡은 본래부터 조문객이 오면 하는 건데.."
옆에 한고향으로 추정되는 조문객이 맞받아 친다.
"충청도에선 곡하는걸 못봤어 그래도 이집에선 늦었지만 곡을 하는거 보니 예법을 아는 사람도 있구만.."
좀전의 사람이 또 거든다.
"곡은 <아이고> 하는게 아니라 <애고> 라고 하는거야"
기는놈 위에 뛰는놈이 있다고 했던가?
"그게 아니고 남자는 <애고> 여자는<아이고>하는 거여"
뛰는놈 위엔 나는놈도 있는 법이다.
"그게 아녀, 상주는 <애고> 하고 문상객은 <아이고> 하는 거여.."
경상도 출신들 끼리 모여 앉아 서로 자신들의 말이 맞다며
유학하시어 잘 아는 동네 할아버지 한테 들었노라며
시끌벅적하게 장례식장 예의 범절 절차를 논 한다.
스테어는 한쪽에서 이들의 대화를 지켜보다 끼어들까 하다가 참았다.
21세기에 이런 쓰잘데기 없는 것으로 논쟁을 하는건 시간 낭비다.
아무튼 스테어가 소시적에 사서오경을 읽어 보고
주자가례도 수박 겉핥기로 봤지만
그 어디에도 저 경상도 선비님들의 근본없는 주장을 뒷받침 하는 얘길 본적이 없다.
다만 개인 생각을 넣은 유가의 해설서엔 소위 장례예법이 나온다.
스테어가 이해한 본토 예법과 해설서에 나오는 내용을 이해한 바는 아래와 같다.
사람이 죽음을 맞이하면 부고는 하지만
최소 하루 이상 자손들은 죽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사망했다 부활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고로 조문객을 받지만
상주들은 만하루 동안 죽음을 인정하지 않고 곡을 하지 않는다.
만 하루 이상 지나면 상주는 죽음을 인정하고 죄인을 자청하며 제사를 지내고 상복을 갖춰 입는다
상복을 입은 후 부터 상주는 자신의 애통함을 표현하미 위해 '곡'을 한다.
곡은 감정 표현으로 뭐라하든 상관 없겠지만 법도를 중요시하는 학자들 께선
<哀苦>라 하도록 했다.
조선의 발음으론 <애고> 중국의 발음으론 <아이고> 이다.
천자국에선 애고를 한숨에 세번씩 총 5회하고
제후국에선 총 3회 한다고 한다.
//되놈들은 곡 많이해서 좋겠다. :P
사실 상주가 <애고>라 하든 <아이고>라 하든 시비걸 일은 아니다.
그냥 같은말이다.
참고로 문상객 곡은 사실 보기 어려운데.
유림은 문상객도 곡을 했다.
문상객은 <허희>라 곡을 한다.
<어이>라고도 하는데 혹자는 허희가 와전되었다고 하는데..
감정 표현이 어떻든 <歔欷:한숨> 와
<어이: 몹시 아프거나 힘들거나 놀라거나 원통하거나 기막힐 때 내는 소리>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다.
이 또한 같은말로 허희가 맞네 어이가 맞네 따지는 것은 부질 없는 짓으로 보인다.
현고학생 부군신위 .
첫댓글 모든 건 그 시대에 맞춰가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왕 지킬 거면 표준이 필요한 듯도 한데...
관혼상제 방법이 지방과 가문에 따라 다 다르니
그 또한 다를 뿐이지 틀린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말씀공감합니다
틀린것이 아닌데 지적질하며 예법운운하는 꼰데를 경험했습니다.
예전엔 분명히 곡비도 있었고 곡파도 있었지요 하지만 요즈음은 돌아가는것에 대한 당연함을 아는지라 세상흘러가는대로 하면 될것이라 생각되는데 아직도 그런분들이???
오래된 양반 문중에서 격식따져 지키고자 하는분들은 그분 나름대로 존중합니다 집안분위기에 따라 그냥 유난을 떨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말씀 공감 합니다.
자신의 집에서 무슨 말을 하든 상관 없겠습니다만
남의 집에 문상가서 참견하는건 거북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