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를 배우자
며칠 전 싱가포르에 다녀왔다. 1990년 싱가포르에 첫 방문 후 오랜만에 가보니 너무나 많이 변해 있었다. 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도로변의 울창한 열대림의 가로수는 예나 다름이 없었으나 센토사 섬으로 연결하는 새로 생긴 10차선 해저터널이 인상적이었다. 내가 머문 W호텔은 싱가포르 최남단 센토사 코브에 위치한 최고급호텔로 2012년 쌍용건설이 1억 6천만 달러수주로 건설하였다. 이 지역은 싱가포르의 신흥부자촌으로 주위에는 골프장도 있고, 고급저택들과 바다를 잇는 포구에는 자가용 소형선박들이 즐비하게 정박되어있어 싱가포르주민의 문화생활을 보여주었다.
싱가포르는 말레이 반도 남단 적도 밑에 위치한 646평방킬로미터 면적의 본섬과 60여개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도시형 국가다. 1819년 영국이 상륙하여 자유무역항으로 발전시켰으며 2차 대전 후에 말레이시아 한 주로 편입되었다가 1965년 독립되었다. 1960년대 국민소득 200불 수준의 가난과 질병이 난무한 최빈국이 지금은 동남아시아의 정치 경제 관광의 중심지로 1인당 국민소득이 5만 달러수준의 아시아 최고선진국이 되었다.
이는 1959년부터 31년간 리콴유(李光耀) 전 수상의 철권정치의 결과다. 그는 부존자원이 없는 작은 도시국가를 동양적 가치관에 의한 국가개조론으로 성실을 몸소 실천하고 철저한 반공과 부정부패척결로 현대식 과학도시 국가로 건설하였다. 싱가포르는 무역자유화, 외자유치를 통한 세계비지니스 센터유치, 외국기업에 5-10년간 법인세를 면제 등으로 다국적기업 6천여 개가 상주하는 무역, 금융, 교통의 중심지가 되었고, 클린/그린정책으로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공공주택 프로그램을 성공시켜 국민 90% 이상이 주택문제를 해결 하였다. 특히 철저한 능력위주 교육과 국가 이데올로기인 ‘국가애(國家愛)‘를 학교교육에 반영시켜 국민의 정신개조를 하여 오늘의 싱가포르를 이루었다.
특히 싱가포르는 관광천국이다. 아열대성 몬순 기후로 년 중 고온다습하나 태풍이 없어 언제든지 관광하기 좋다. 그리고 최근 인천공항처럼 에부터 공항입출입이 간편하다. 또한 교통도 버스, 택시는 물론 쾌속열차 MTR 이용이 편리하고 임금도 저렴하다. 주요관광지를 순회하는 트램형 버스, 트롤리도 있고, MTR도 동서선과 남북선이 있고, 창이 국제공항까지 연결되어있다.
그리고 명물음식이 많다. 고급레스토랑부터 저렴한 서민용까지 세계 각국의 음식이 다양하다. 호커스(Hawker)란 노점촌을 찾아가면 중국, 인도, 아랍 등 세계각국요리와 특색 있는 현지 요리도 맛볼 수 있다. 또한 남국의 과일도 즐길 수 있다. 모든 식료품을 99% 외국에서 수입하지만 두리안, 망고스틴, 망고, 람부탄, 멜론, 용과 등 열대성 과일이 많다. 그리고 쇼핑천국이다. 홍콩처럼 면세가 되어 세계 일류 브랜드가 집결된 오차드 거리는 쇼핑지로 유명하다. 지금도 100불 이상 구입한 물품은 출국장에서 3%의 소비세를 환급받고 있다.
무엇보다 다양한 관광명소가 많다. 싱가포르항의 수호신으로 부르는 멀라이언 공원, 오키드 가든, 난초공원, 동물원, 식물원, 자연공원, 주롱 새 공원 등 각종테마공원과 가족단의 야외 쉼터도 준비되어 있고, 나이트 사파리 등 밤 관광명소 등 연령별 계층별 즐길 수 있다. 또한 강 동쪽 뉴 브리지 로드 마리나 만에는 차이나타운, 인도계, 아랍계 문화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골프장도 10여개나 있다. 특히 본섬에서 0.6km 떨어진 센토사 섬은 섬 전체가 관광단지다. 센토사 섬은 2차 대전 당시부터 1970년까지 섬전체가 군사기지였으나 지금은 정부의 관광 개발계획에 의거 대규모 위락단지로 조성되었다. 고급호텔, 카지노, 박물관, 대형수족관, 유니버설 스튜디오, 각종 놀이터, 골프장 등이 있다.
흔히 싱가포르를 3대 클린( 길거리, 물, 정치)나라로 대변되고 있다. 따라서 거리의 미관을 해치는 행위는 벌칙이 있다. 공공건물이나 차량내부, 일반상점, 거리에서 흡연금지, 껌의 판매금지, 길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침을 뱉으면 1-2천 싱가포르달러, 무단횡단보도는 50달러의 범칙금이 부가된다.
우리나라는 1970년 통상경제 대표부를 설치한 뒤 1975년 대사관을 개설하고 2006년 3월 한싱FTA를 채결하여 현재 5위 교역국이다. 싱가포르에는 1만6천여 명의 한국인이 살고 있으며, 정부유관기관 5개를 비롯하여 금융, 해운조선, 종합상사, 항공사, 건설 중공업, 정유, 전자, 일반무역 등 60여개 상사가 주재하고 있다. 특히 1986년 쌍용건설이 세운 73층의 래플스시티 복합건물은 최고층 기네스북에 올라있고, 2010년에는 역대 최대 규모 프로젝트였던 180도 기우려진 싱가포르의 새로운 명물인 마리나 베이샌즈 호텔을 건설하였다.
이번 방문에서 열대림 가로수들로 덮인 깨끗한 초록빛 도시와 아름다운 남국의 풍치를 마음껏 즐기고 변화된 싱가포르 현장을 두루 보았다. 그리고 90년도 방문 때 싱가포르 안내관료가 우리나라 새마을 운동과 박정희 대통령의 치적을 극찬했던 생각이 났다. 이번 방문에서 리콴유 전 수상의 치적과 싱가포르 국민들의 위대함에 감명을 받았다. 법치주의가 무너진 우리의 현실을 보면서 철저한 준법정신으로 오늘의 번영을 이룩한 싱가포르를 배워야 함을 절실히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