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안 ~~
향이 있는 사람이 좋다.
고가 향수의 세련된 향이 아니더라도
상큼한 로션향이나
은은하게 풍겨오는 부드러운 비누향에
스치는 머리결에 매달려 풋풋하게 휘날리는 샴푸의 싱그러움
달콤한 샤프린의 향기까지 ....
난 냄새에 마음이 흔들리는 스타일
그 어떤 향이던 아름다운 향기엔
거부할 수 없는 이끌림으로 남녀를 막론하고 한번 더 뒤돌아본다.
아니 내 코가 그 향기를 뒤쫓아간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사람마다 그 사람만의 분위기와 느낌이 들어있는 고유의 향이 있을진데
난 어떤 향으로 기억되어질까?
처녀적부터 십수년쓰던 아모레 샤워코롱(핑크색) 후로랄향은 언니 향이다.
이종사촌동생 지영이가 기억해주는 저의 향입니다. ㅎ
요 며칠째 달콤하면서 차분하게 은근하니
표현할 수 없는 기분 좋은 향이 온 집안을 휘감는데..
싱그럽게 상큼한 메론의 향이랑 비슷한데
....
. 그 진원지를 찾아가니
베란다에 울 엄니 잘 익은 늙은 호박 반으로 갈라 놓으셨네.
엄마왈 호박이 약간 골아야 끊어지지않고 길게 돌려 깍을 수 있다시며
어릴땐 빨랫줄 가득 널려있는 호박 오가리는 많이 봤었지만 신선한 호박의 향기를 첨 맡아보는 사람처럼
코를 킁킁거리며 .... 난 행복해하다.
훗날 이 다음에 .....
풋풋하니 싱그러운 호박의 은은한 이 향은 나에게 엄마의 냄새로 기억되고 추억되리라는걸...
두 눈을 감고 편안하게 깊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길 반복하다.
엄마~ 호박 냄새가 참 향기롭습니다.
옷걸이에 걸어 빨래 건조대에 덜렁 걸려있는 호박오가리
며칠이지만 흠... 저 자리가 아니야~~
'행복이 가득한 우리집' 네임픽에 옮겨 걸었더니
이거이거 아주 멋진걸... ㅎㅎㅎ
호박오가리 걸어놓은김에
붉디 붉은 제랴늄 두 송이 잘라 옷걸이에 거꾸로 걸었다.
사랑하는 내 남자의 향은 황홀하기까지하다.
익숙해진 그 향을 다시 맡을 수 없게 된다면
생각만으로도 내 한쪽 가슴은
둔탁한 통증으로 저릿하게 아려온다.
익숙해진 모든 것과의 헤어짐이 두렵다.
2009. 06. 15 엄마의 향기
'모든 시간은 지나가고
모든 것들은 흔들린다
누구는 흔들리는걸 내색하고
누구는 흔들리는걸 내색하지 않는다
그 차이뿐이다'
내색 - 가을내음
하루 사이에 많이 말랐네.
The Girl With April in Her Eyes / Chris De Burgh (크리스 디 버그)
첫댓글 호박꼬지 널려있는 모습 보니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나서 한참 들여다 보고 감니다 엄마의 향기도 느껴보고여
네~~ 구름산님 반갑습니다. 저도 저 호박오가리나 호박의 향을 만나면 이담에 울 엄마를 추억하며 기억되어질겁니다요. 아직 제 곁에 엄마가 살아계심이 넘 행복하다는 생각에 코가 찡해지는 날이였습니다요.
정겨운 모습입니다.
감사합니다. 감낭골님
저두 돌아가신 엄마생각나서 흐뭇하고 정겨운 모습이에요 마음이 넉넉해집니다
이쁜오기님 반갑습니다.
정겨운 고향 모습 같아요......
깜시태백(강원)님 반갑습니다. 울 엄니의 향기라 ....더 졍겨운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