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유혹할 조건을
다 갖췄다면
그 조건은 뭘까?
참
춥다
얍밉도록
인정머리없는 바람이
쌀쌀맞게
부채질을 해대는
출근길의 새벽이
오싹오싹
한기가 다 난다
갑자기
동토에 온듯
사정없이 춥다
고갯을 넘어오는
듣보잡같은
바람이
인정사정 없이
휘몰아 친다
도심
언저리를 맴돌아 도는
골목바람이
칼바람 같다
눈만
빼곡하게 내놓고
단디
단도리로
챙겨 입었건만
귀신같이
바람이 파고든다
아직
한겨울 한복판까지
한참을 가야만 하는데
그저
겨울 초입쯤인데
체감은
엄동설한 같다
9시쯤인데
게으르게도
이제야
오늘의 해가
동산 꼭데기로
배시시
알굴을 내민다
바깥이
몹씨 추워서 그런지
햇살이
넘어 오자마자
손바닥 두개만한
꼭꼭 닿인 창문을 헤집고
비집으며
얼른
초소 창문을 막무가내로
타넘어 들어 오더니마
아예
제집인양
길게 드러 눕는다
어제
여우비처럼
흩뿌리며 지나간
몇송이의 눈발이
사무라이 같은
오늘의
날씨를 데리고 온듯...
거두절미하고
불현듯 돌아보면
날짜는
11월의 마지막 날
계절은
겨울의 초입...
어찌
생각하면
오늘
이 추위는
가는 11월의
아쉬움어린 몽니인듯
오는 12월의
위력어린 위세인듯...
어쨌거나
저쨌거나
오늘은
빰이 아프독
손이 시리도록
춥다
카페 게시글
사랑방 이야기
여자를 유혹할 조건을...
박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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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3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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