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 사자산 법흥사를 찾아서 ②
- 사자산 법흥사 적멸보궁을 찾다 -
3월 24일 일요일 09시에 법흥사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넓은 주차장에 아직 이른지 차가 별로 없었습니다. 아직도 온도는 영하 5도에서 머물고 있었는데 옷을 단단히 잘 입어서 그런지 춥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하늘이 맑아 마음도 또한 정화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순례가 시작된 셈입니다. 우선 설경과 어울어진 원음루가 인상적입니다.
법흥사가 있는 산을 사자산(獅子山)이라고 하는데, 이 사자산에는 네 가지 재물(財物)이 있는 산이라 하여 사재산(四財山)이라고도 부른답니다. 네 가지 재물이란 산삼(山蔘), 옻나무[漆木], 꿀[蜜], 백토(白土)를 말하는데 특히 백토는 식량이 떨어졌을 때 식량 대용으로 써 아사(餓死)를 면하는 흰 점토라고 합니다.
이런 사자산에 소재한 법흥사는 오대적멸보궁 중 하나이며 신라 구산(九山禪門)의 하나인 산자산문(獅子山門)의 중심도량이었습니다.
법흥사 금강문(金剛門) 원음루(圓音樓) 설경 바라보는 입장에서 금강문(金剛門) 원음루(圓音樓) 왼쪽 모습
바라보는 입장에서 금강문(金剛門) 원음루(圓音樓) 오른쪽 모습
법흥사(法興寺) 안내문
금강문(金剛門)과 원음루(圓音樓)
법흥사는 일주문을 통해 경내에 들어오면 만나는 천왕문(天王門)이 없는데 이 금강문을 지나 부처님의 법당으로 향하게 되어 있습니다. 격식을 잘 갖춘 규모를 갖춘 사찰은 일주문(一柱門), 금강문(金剛門), 천왕문(天王門)을 거쳐 불이문(不二門) 혹은 해탈문(解脫門)을 통해 본전에 이르게 됩니다. 여기는 다 생략되어 있습니다.
2층 누각으로 조성된 원음루(圓音樓)는 부처님의 법을 전하는 사물(四物) 중 범종(梵鐘)을 제외한 법고(法鼓. 축생 제도), 운판(雲版. 조류 및 허공을 떠도는 영혼 제도), 목어(木魚. 어류 제도)가 있습니다. 예불시간에 이 소리들을 법계(法界)에 울리는 뜻은 모든 중생들이 이 소리를 듣고 고통을 여의고 즐거움을 얻어 부처님의 원음(圓音)과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는 의미입니다.
원음(圓音)이란 치우침 없는 원만한 음성, 들을 수 없는 이가 없는 음성, 모든 유정(有情)이 제각기 알아들을 수 있는 소리를 말합니다. 부처님께서 일음(一音)으로 일체법을 설하실 때, 대승과 소승을 아울러 펼치신다는[大小並陳] 보리유지(菩提流支)의 설이 있고, 중생은 일음을 각기 근기에 따라 각각 다르게 이해한다는[全音異解] 구마라집(鳩摩羅什)의 설이 있고, 그리고 일음은 중생의 근기에 감응하는 것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는[妙用無方] 화엄종(華嚴宗) 설이 있습니다.
원음루에 주련이 걸려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報化非眞了妄緣 보신화신료망연 보신 화신 참이 아닌 망연임을 깨달으라. 法身淸淨廣無邊 법신청정광무변 법신만이 청정하여 크고 넓어 끝없다네. 千江有水千江月 천강유수천강월 천 개의 강물에는 천 개의 달이 뜨고 萬里無雲萬里天 만리무운만리천 만 리에 구름 없어 만 리가 푸르다네.
원음루(圓音樓) 편액 -임오대서(壬午大暑) 서봉(瑞鳳) 書-
임오대서(壬午大暑)라 했으니 불기 2546년(2002) 7월 23일에 썼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로 보아 이 원음루도 그때 쯤 건립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금강문(金剛門) 편액 -임오대서(壬午大暑) 서봉(瑞鳳) 書-
안에서 바라본 원음루
그런데 원음루에 있는 주련을 읽어 보니 "願此鐘聲遍法界 鐵圍幽暗悉皆明…" 이 주련은 범종각에 걸어야 할 주련이네요. ^^ 다른 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_()_
경내를 둘러보기 전 우선 적멸보궁으로 가서 참배하고자 적멸보궁으로 향합니다. 원음루 금강문을 통해 경내로 들어가니 우선 종무소가 보입니다.
법흥사 종무소
법흥사 종무소가 있는 건물
적멸보궁으로 향하려니 눈앞에 펼쳐진 설경
사자 입에서 나오는 감로수가 철철철
사자 입에서 나오는 감로수가 철철철… 이 감로수 한 바가지 마시면 지혜가 철철철…
여기가 사자산 법흥사이니 사자머리를 조성해 놓았네요.
우선 감로수 한 바가지
저도 한 바가지 받아 마시니 속이 더욱 시원해졌습니다. 나중에 적멸보궁 하산 길에 물 두 병 받아가려 준비해 왔습니다.
만다라전이라고 하는데 나중에 살펴보겠습니다. 비니초님은 저만치에~
적멸보궁 -온 인류 참회 기도도량-
적멸보궁 가는 길
적멸보궁 올라가는 길에
약 20년만에 적멸보궁 가는 길
S자 길 운치를 더해 주네요.
이제 다 따라잡았네요. ^^
앞에 희미한 지붕이 보궁인가 했는데...
여기 좌측은 중대 법운당이고 정면의 보일락 말락한 전각은 약사전입니다.
적멸보궁은 중대로 올라 갈 수도 있고 우측으로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여기는 중대 법운당(法雲堂)이라고 합니다.
이 건물은 기도객들이 머물수 있도록 한 건물입니다. 여기에 들르지는 않고 사진만 담았습니다.
이 건물은 약사전이라고 하는데...
무슨 건물인가 하고 올라가 봅니다.
약사전이라고 하는데 편액이 걸려 있지 않네요.
하산길에 들어 참례하고자 하고 예만 표하고 옆으로 난 길로 적멸 보궁으로 향했습니다. 약사전 위로는 산신각이 위치해 있습니다. 산신각… 법흥사에 온 이유가 산신각에 걸려 있는 주련을 담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였지요. 그러나 아직 산신각을 찾을 단계는 아니라서 통과합니다.
산신각에서 더 위로 오르면 비로소 나타나는 적멸보궁입니다. 그러고 보면 적멸보궁을 찾으려면 더욱 간절한 마음과 자세를 가져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디어 09시 27분 적멸보궁에 도착했습니다. 적멸보궁 마당에 눈이 쌓여 있어서 스님과 보살님 1분이 눈을 쓸고 계셨는데 다 쓸고 마무리 하시는 것 같아 보궁에 들어 예를 올리고 나서 법당 내부 불좌를 사진에 담으려 하는데 스님께서 들어오셔서 사시기도를 준비하시면서 "사진 찍으시면 안 됩니다." 하시기에 "예, 알겠습니다. 우리 카페에 법흥사를 소개하고 싶어서 그러는데 두 장 정도 담았으면 하는데 안 될까요?" 그랬더니 "기도에 방해되지 않게 얼른 찍으세요." 하시기에 얼른 찍었는데 9시 30분이 되자 바로 기도에 들어가시더군요. 원래 우리는 10시에 사시기도를 하시겠지 생각하고 얼른 참배만 하고 사진만 찍고 하산하려 했는데 기도를 시작하시니 그냥 물러날 수 없어 "예불하고 내려갑시다." 하고 눈짓으로 비니초님께 교감을 했습니다.
기도 중에 더러 참배객이 와서 예를 올리고 동참하다가 중도에 법당을 나가기도 했지만 우리는 끝까지 기도를 다 마쳤습니다.
천수경 독송 중 신묘장구대다리니를 7편 독송하고 기도를 하시는데 의식 중 몇몇은 새롭기도 하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는데 무려 2시간 남짓하셨습니다. 기도도량이라 다르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멸보궁(寂滅寶宮)
적멸보궁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불기 2535년(1991)년 17평 규모로 재건축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신라 선덕여왕 5년(636)년, 중국 당나라로 건너가신 자장율사(慈藏律師)께서 중국의 청량산(淸凉山)에서 기도 끝에 문수보살(文殊菩薩)을 친견하시고 받은 부처님 진신사리(眞身舍利)와 가사(袈裟) 등을 가지고 신라(新羅) 선덕여왕(善德女王) 12년(643)에 귀국하신 후, 다섯 군데의 명당 길지(明堂吉地)를 찾아 보궁을 세우고 진신사리를 모셨으니 오대산 상원사(上院寺), 태백산 정암사(淨岩寺), 영축산 통도사(通度寺), 설악산 봉정암(鳳頂庵), 사자산 법흥사(法興寺)입니다. 법흥사 창건 다시 이름은 흥녕사(興寧寺)라 하였습니다.
적멸보궁은 어떻게 유지 되어 내려왔는지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으나 1946년 적멸보궁 중수를 하였고, 1984년 6월 2일 강원도의 문화재자료 제29호로 지정되었으나, 1990년 5월 31일 문화재 지정이 해제되었습니다. 고건물이 협소해서 현재의 건물로 재건축하는 관계로 해제된 것 같습니다.
여기에 주련이 있으니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萬代輪王三界主 만대윤왕삼계주 만대의 법왕이며 삼계주인 부처님
雙林示滅幾千秋 쌍림시멸기천추 쌍림에서 열반한 지 얼마나 흘렀는가! 眞身舍利今猶在 진신사리금유재 석가세존 진신사리 지금 여기 모셨나니 普使群生禮不休 보사군생예불휴 중생들로 하여금 예배 쉬지 않게 하리.
자세한 해설은 <주련의 향기>방에 올렸으니 참조해 보시기 바랍니다. _(())_
적멸보궁(寂滅寶宮)
적멸보궁엔 불상이 없고 불좌(佛座)인 보좌(寶座)만 모셔져 있습니다.
적멸보궁(寂滅寶宮)이란 온갖 번뇌망상이 적멸한 보배로운 궁 이란 뜻이며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모신 전각을 말합니다. 법당엔 사리탑(舍利塔)에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가 모셔져 있어 상징적으로 보좌(寶座)만 있을 뿐 불상을 모시지 않습니다.
적멸(寂滅)이란 미혹(迷惑)한 세계를 영원히 떠난 경계로 열반(涅槃 Nirvāna)을 말합니다. 열반의 경계는 무상(無上)의 즐거움이 있어 적멸위락(寂滅爲樂)이라 합니다. 또한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신 장소이며, 특히 이곳에서《화엄경(華嚴經)》이 설해져 를 보리도량(菩提道場) 혹은 적멸도량(寂滅道場)이라고도 합니다. 이 적멸도량은 인도 마가다국 가야성 남쪽 니련선하(尼連禪河) 근처의 보리수하(菩提樹下)를 적멸도량이라 합니다.
적멸보궁은 부처님께서 항상 그곳에서 적멸의 법을 법계에 설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곳입니다. 진신사리는 곧 부처님과 동일체로, 가장 진지하고 경건한 예배대상입니다.
적멸보궁을 수호하는 화엄신중 목각신중탱화
적멸보궁 뒤쪽 사리탑 근경 1
적멸보궁 뒤쪽 사리탑 근경 2
적멸보궁 뒤편은 사리탑이 있는데 둥근 동산처럼 조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탑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자장율사께서 사리를 봉안 하시고 토굴에서 정진하셨다는 토굴이 있고 석축부분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부처님의 일대기를 여덟 부분으로 나타낸 팔상도가 새겨져 있고 그 좌우엔 인왕역사가 문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모습과 해와 달의 모습이 있습니다. 또 좌우엔 평화의 불을 모신 것 같습니다.
중앙에 모셔진 사리탑 모습
사리탑은 적멸보궁 뒤 자장율사 토굴 옆에 위치해 있으며 화강암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영월 법흥사 부도(寧越 法興寺 浮屠)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73호-
영월 법흥사 부도(寧越 法興寺 浮屠) 안내문
다음은 문화재청의 <영월 법흥사 부도(寧越 法興寺 浮屠)>에 대한 설명문입니다. 「이 부도는 법흥사 적멸보궁 뒤쪽에 놓여 있는 것으로, 모신 사리의 주인공은 아직 밝혀 지지 않았다.
형태는 아래ㆍ가운데ㆍ윗받침돌로 이루어진 기단부(基壇部) 위에 탑신(塔身)을 올리고 머리장식을 갖추었으며, 각 부분이 8각을 이루고 있다. 넓고 네모진 바닥돌 위에 놓인 아래받침돌은 각 면마다 안상(眼象)을 새겼다.
가운데받침돌은 여덟 모서리마다 기둥 모양의 조각을 두었다. 윗받침돌에는 연꽃무늬를 둘렀다. 탑신의 몸돌은 앞, 뒤 양면에 문짝모양을 새기고, 나머지 6면에는 1구씩의 신장상(神將像)을 도드라지게 조각하였다. 급한 경사가 흐르는 지붕돌은 여덟 귀퉁이마다 꽃장식을 높게 달았다. 꼭대기에는 축소된 지붕모양과 꽃봉오리 모양을 조각한 머리장식이 놓여 있다.
전체가 8각을 이룬 모습으로 두꺼운 지붕돌 표현이나 높은 지붕돌의 꽃장식 등으로 보아 고려시대에 세운 작품으로 보인다.」
기단부(基壇부) 모습
문화재청의 <영월 법흥사 부도(寧越 法興寺 浮屠)>에 대한 설명문을 인용했습니다.
「형태는 아래ㆍ가운데ㆍ윗받침돌로 이루어진 기단부(基壇部) 위에 탑신(塔身)을 올리고 머리장식을 갖추었으며, 각 부분이 8각을 이루고 있다.
넓고 네모진 바닥돌 위에 놓인 아래받침돌은 각 면마다 안상(眼象)을 새겼다.」
☞ 안상(眼象)이란 용어는 일본 학자가 근거없이 붙여진 아무 의미 없는 용어랍니다. 상서로운 기운을 나타내는 표현인 영기창(靈氣窓)을 말합니다. _()_
탑신부(塔身部) 모습
「가운데받침돌은 여덟 모서리마다 기둥 모양의 조각을 두었다. 윗받침돌에는 연꽃무늬를 둘렀다. 탑신의 몸돌은 앞, 뒤 양면에 문짝모양을 새기고, 나머지 6면에는 1구씩의 신장상(神將像)을 도드라지게 조각하였다. 」
중앙에 있는 자물쇠 모양과 인왕상이 양각 되어 있는데 이는 여기에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음을 상징하고 인왕역사가 이를 지키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6면에 신장상이 양각되어 있습니다.
상륜부(相輪部) 모습
「급한 경사가 흐르는 지붕돌은 여덟 귀퉁이마다 꽃장식을 높게 달았다. 꼭대기에는 축소된 지붕모양과 꽃봉오리 모양을 조각한 머리장식이 놓여 있다.
전체가 8각을 이룬 모습으로 두꺼운 지붕돌 표현이나 높은 지붕돌의 꽃장식 등으로 보아 고려시대에 세운 작품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사리탑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모른답니다. 그러니 이 탑에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지 않다는 뜻이 됩니다. 그렇다면 진신사리는 어디에 모셔져 있을까요?
사리탑에는 도굴을 막기 위하여 진신사리를 모시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적멸보궁에서 지극히 기도한 이들이 사리가 방광하는 모습을 보았다고 합니다. 적멸보궁 뒷편 연화봉에서… 정갈한 마음으로 지극하게 기도하면 가피가 현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심성즉감(心誠卽感)하시고 유구필응(有求必應)하시다. 정성이 지극하면 바로 영감하시여 우리의 소원을 꼭 들어 주시네."
자장율사 토굴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09호-
이 토굴은 자장율사께서 불사리를 봉안하고 수도하던 곳으로 내부는 가로가 1m60cm, 높이가 1m90cm정도로 한 사람이 앉아서 정진할 수 있는 공간인데 정진 중 주변에 가시덤불을 두르고 정진하셨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고 합니다. 특히 옛 스님들께서 수행하던 토굴의 원형으로 그 가치가 크다고 합니다.
영월 법흥사 석분(石墳) 안내문
이 석물의 용도는? '평화의 불'인가?
사리탑 앞에 촛불을 하나 올리고 있습니다.
올해 초 안타깝게 세연을 마친 올케의 왕생극락을 기원하며 촛불을 밝혔습니다.
우리는 적멸보궁의 주변을 두루 살펴본 다음 내려와 산신각으로 향했습니다. 이 적멸보궁이 불자의 고단한 마음을 쉬게 하고 새로운 희망을 담는 영원한 기도처가 되기를 바라며 물러났습니다.
산신각은 다음 3편에서 소개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백우 _()_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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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개무량 합니다
감사합니다....._()_
얼마 전 다녀오셔서 모든 것이 눈에 선하실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_()_ _(())_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_()_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