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술 마시며 차가 없으니 동생한테 데려가 같이 놀아달라고 한 모양이다.
점심 무렵 동생이 올라와 오빠 같이 나가 콩물국수 먹자고 한다.
대서 중국집에 가 셋이 콩물국수를 먹는다.
그러더니 요즘 보름 무렵이라 물이 많이 빠져 정우 아재네가 용동 바닷가에 게신다고 오라 했댄다.
난 영동인지 용암인지 헷갈리는데 도덕 용동이란다.
고흥만에서 바다로 도덕 용동 해수욕장을 간다.
오래된 길이라는데 난 처음이다. 정춘기 선생님의 동네에 몇번 와 봤지만 한적으로만 들어다였다.
솔밭과 선창을 돌아 끝쪽에 가니 하얀 아재의 캠핑카가 서 있다.
덥다. 에어컨 트는 차에 들어가지 않고 나 혼자 바닷가를 걸어 득량도를 본다.
낚시꾼 옆을 돌아 용동 해수욕장을 보며 다시 차로 돌아오니 덥다고 고흥만으로 가잔다.
고흥만으로 이동해 그늘에 차를 두고 남자들만 금호포장마차에 들어간다.
주인은 알듯 말듯하다. 애길 걸어보니 정준이나 춘기 샘을 알고 계신다.
삐툴이가 맛있다고 하면서 3만원짜리를 권한다.
소주 한벼에 아재는 별로 드시지 않고 박서방도 몇점 먹더니 별로다.
남은 소주에 내가 다 먹는다.
대곡으로 가자 한다.
마을 사람들의 눈총을 받으며 대곡으로 들어간다.
몇년 전보다 방파제가 더 높아지고 바다로 접근하는 길이 막혔다.
그래도 우린 들어간다.
선아가 물에 들어가고 아짐도 들어가신다.
아재는 뚝만 왔다갔다 하시고 박서방도 한참을 들어오지ㅣ 않는다.
난 밖에서 고동을 따다가 물로 들어간다. 시원하다. 바위에 붙은 고둥도 손에 잘 잡힌다.
손가락만한 해삼이 잡혀 고민하면서 놓아주기도 하고 커피 비닐 컵에 넣기도 한다.
선아는 작은 해삼을 잡아내면서 향이 없고 딱딱하다고 한다.
난 건너의 바위로 헤엄쳐 들어가 오랜 고둥을 잡아 넣는다.
서로 따닥따닥 붙은 고둥을 훑어내어 작은 건 흘려보내고 박서방이 준 양파망에 넣는다.
고둥이 한입 되겠다.
돌아나와 방파제 쪽 마을의 백사장에 가 청각을 줍는 여성들을 두고 차로 온다.
윤슬이 빛나는 득량도 뒤의 천관산 쪽으로 보면서 천천히 걷는다.
마을 사람인지 나가라고 큰소리치는 듯한데 소리는 안 들리고 쫒겨 나오는 선아와 아짐을 싣고 돌아온다.
고둥을 삶아 먹으려는데 용석이가 술 한잔 하자고 한다.
바보에게 술상을 부탁하니 힘들다고 밖에 나가 먹고 오란다.
박서방에게 데려오라고 차를 끌고 대서에 나가 술을 마신다.
라이온스 역대 회장 속에 낀 동귀를 만나 더 마신다.
용석이와 잔뜩 취해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