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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유 - 학교 2015] 06
#1. 태광 인터뷰. 낮
태광의 방. 둥근 창틀에 기대 앉아 게임하며 건성으로.
태광 : 학교요? (찡그리고) 아...재미없어요. 그래서 끊임없이 재밌는 일을 찾는 거죠.
(씩 웃고) 근데...그거 아세요? 학교 보다 더 재미없는 게 이 인터뷰거든요?
카메라를 향해 날아드는 태광의 주먹 치지직... 화면 깨지는 소리 들리며 암전.
#2. 세강고 옥상. 오전
옥상 구석에 누워 눈감고 있는 태광.
소영(E) : 통영에 있을 때, 우리 학교에 유명한 왕따가 하나 있었거든!
#난간에 기대있는 소영, 가려던 길 멈추고 우뚝 서있는 은비.
소영 : 중학교 때까진 반장도 하고 잘나갔었는데.... 잘난 척 하고 나대다가 한 방에 훅 갔어....
천천히 뒤를 돌아보는 단단한 은비의 얼굴.
소영 : (착하게) 사실 친구들끼리 장난 좀 칠 수 있는 건데.... 걔가 죽는 바람에, 잘 못 한 것도 없는 내가 전학까지 오게 됐잖아....
은비 : (차갑게) 그래서...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데?
소영 : (천천히 은비에게로 다가와서) 죽었던 애가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
은비 : (눈빛 흔들리고)
소영 : 다른 사람 행세하면서... 주변 사람 다 속이고 말이야....
은비 : !!!
#감고 있던 눈을 스르륵 뜨는 태광의 얼굴 위로.
소영(E) : 그래서 좀 알아보려고! 그 왕따 죽었는지 살았는지.....
#은비, 소영 마주 서있다.
은비 : (화난 감정 누르고 차분하게) 친구가 죽었는데, 겨우 이런 생각밖에 못하니? 너...참 불쌍하다!
소영 : !!!! (은비임을 확신하는)
은비, 차갑게 뒤돌아 문 쪽으로 가는데...
소영 : (은비 뒤에다 대고, 혼잣말 하듯) 니가 그 말 할 줄 알았지... 따순이! 변한 게 없네.....
그 때, 태광, 한 쪽 구석에서 스윽 몸을 일으켜 앉는다.
소영 : (표정 살벌하게 바뀌면서) 야!!! 이은비!!!
은비 : (멈춰 선다.)
소영, 성큼성큼 다가가 은비의 어깨 거칠게 돌려 세운다.
은비 : .....(차갑게 노려보면)
소영 : (손가락으로 은비의 뺨을 톡톡 치며) 야!
은비, 소영의 손 확 쳐낸다.
소영 : (악에 받쳐) 내가 너 때문에 통영에서 무슨 꼴을 당했는 줄 알아??
소영, 은비를 향해 손을 치켜드는데 그 때, 소영의 손목 꽉 잡는 누군가의 손.
은비, 보면 태광이다.
태광 : (싸늘하게 소영에게) 죽을래?
소영 : !!! (당황)
태광 : 아이씨... (분위기 확 풀며) 나 자는데 방해하는 거 엄청 싫어하거든?
소영 : 허!! (황당해서 태광의 팔 확 뿌리친다.)
은비 : ...... (낮지만 단호하게) 나도 해줄 얘기가 하나 있어! 통영에 살았던 내 쌍둥이 여동생! 니가 말한 이은비!!
태광, 소영 놀라서 은비 바라본다.
은비 : 여기 친구들은 아무도 몰라. 나도 얼마 전에 알았거든! 친구들한테 괴롭힘 당하다가 죽었다는 소식 듣고
통영에 다녀왔는데......
소영, 패닉이다. 뒤로 한걸음 움찔 물러나는데.
은비 : (매서운 눈으로 차분하게) .......너였구나?
소영 : (당황해서) ..뭐?
은비 : 나... 니가 한 짓 다 알고 있어! 너... 어떻게 해줄까?
소영 : (하얗게 질려 있고)
은비 : 앞으로 생각 좀 해봐야겠다.
은비, 싸늘하게 뒤돌아 나가면,
태광, 소영에게 두 손 펴 보이며 어깨 한 번 으쓱하고 따라 나간다.
소영, 자리에 우뚝 서서 혼란스러움과 분노로 이를 악 문다.
#3. 옥상 문 앞 계단. 오전
옥상 문을 열고 나온 은비, 현기증에 계단 손잡이를 잡는다. 다리에 힘이 풀려 비틀거리는데,
뒤따라 나온 태광, 은비의 힘겨운 모습 본다.
은비, 태광을 올려보고 눈 마주치자 화들짝 놀라 계단 아래로 서둘러 도망간다.
불안한 은비의 모습을,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는 태광의 얼굴에서.
#타이틀 <후.아.유?>
#4. 3반 교실. 오전
영어 수업중인 교실. 영어 책 또는 빔 프로젝터스크린에 띄워 놓은 본문.
(You also get /a much more datailed version /of the story/ than the one a movie gives you./ For example, /
in the movie Twilight, /the scene when Bella realizes /that/ Edward han super powers /
is much less dramatic than in the book. /Like many other movies,/
this one also/ leaves out/ some important parts from the book,/ such as the story of how Alice became a vampire.)
안주리 : (본문 해석 중이다. 끊어 읽으며, 습관적으로 문장 시작할 때 마다 ‘자!’ 라는 말을 덧붙여) 자, 정리 해보면,
예를 들어, 영화 트와일 라잇에서 자! 에드워드가 초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벨라가 깨달았던 장면은,
자! 책보다 훨씬 덜 극적이다.
태광, 진지한 표정으로 앞을 보고 있다. 떠오르는 기억.
<플래시백-4회 #45. 보건실 안. 오전>
은비 : 나도 비밀 하나 알려줄까? (거짓말 해야만 하는 게 쉽지 않다. 미안하고 불편하고 두려운)
.......내가 하는 말 아무 것도 믿지 마...나 완전 거짓말쟁이니까.
은비 : 있잖아..... 내 이름..... 고은별이다...
#태광,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하면,
해나, 태광을 기막힌 표정으로 바라보며.
해나 : 야! 공태광 미친 거 아냐?
기태 : 쟤가 안 미친 적 있었냐?
해나 : 수업을 듣고 있잖아!! (강조) 공태광이!!!
기태 : (이제야 태광 보며) 그러게.....저 새끼 또 병원 갈 때 됐네!!
안주리 : 다음! 자! Like many other movies, 자! 많은 다른 영화처럼 / this one also 자! 이것도 또한.. 자! 엄청 쉬운 숙어 나왔지?
안주리, 아이들을 둘러보면 태광 반짝이는 눈빛으로 집중하고 있다.
안주리 : 공태광! leave out! 자, 무슨 뜻이지?
태광, 안주리 질문하자마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엎어져 자면.
안주리 : 박민준!!
민준 : 무엇 무엇을 빼다. 배제시키다....
기태/해나 : (태광 엎드리자 마주보고 고개 끄덕이며) 그럼 그렇지......
#5. 급식실. 낮
이안 은비 송주 시진이 같이 밥을 먹고 있다.
저 쪽에서 태광이가 식판 들고 은비 쪽 자리로 걸어오는데,
소영, 중간에 나타나 태광의 앞을 딱!! 가로막으며.
소영 : (조심스럽게) 나랑 먹자!
태광 : .... (거슬리지만)
소영, 앞서 가 빈자리에 앉으면 태광, 따라가 앞자리에 앉는다.
태광 소영 저쪽에 마주 앉아 밥을 먹는 모습을 입을 떡 벌리고 보고 있는 송주와 시진.
은비, 불안한 눈으로 태광 보면
이안, 대수롭지 않게 밥 먹다가 은비의 시선 느낀다.
시진 : 전학생.... 공태광 좋아하나?
송주 : (걱정 되는) 강소영 어떡하냐?
이안 : (숟가락으로 은비 식판 툭툭 치며) 또또 멍 때린다...... 무슨 생각해?
은비 : 어!? 아냐... (어색한 미소로 밥 먹는다.)
#태광 맛있게 밥 먹고 있다.
소영 : 아까 내가 했던 말....
태광 : (태연히) 야! 좀 황당하긴 한데 진짜 재밌더라.
소영 : 그거... 누구한테 얘기 했어?
태광 : 걱정 말고 밥 먹어..... 니가 아직 잘 몰라서 그러는데, 난 여기서 알아주는 또라이라
내가 무슨 얘길 해도 아무도 내 말 안 믿어!
소영 : (기막히지만 한 편 다행이다 싶고) ...그래? 부탁인데, 못 들은 걸로 해줘!
태광 : 야! 나한테 이럴 게 아니야. 너.... (은비 가리키며) 고은별 쟤 성질 얼마나 드러운지 알아?
학교에서 쟤 아무도 못 건드려. 빨리 가서 수습해라!
소영 : ....... (할 말 잃고 보면)
태광 : 같이 밥 먹자더니 왜 하나도 안 먹냐...아깝게.. (소영의 식판에 소시지 하나 집어 먹는다.)
태광, 식판 들고 일어나 가버리면,
소영, 어두운 표정으로 따라 일어난다.
#6. 교정 일각. 오후/화면분할 누리여고
뭔가 골똘히 생각하다가, 휴대폰을 꺼내 수미에게 전화를 거는 소영.
소영 : 수미야! 어.. 난데 부탁 하나만 하자!
/수미 : 뭔데?
/소영 : 사랑의 집 가서 따순이 글씨체 알아볼 수 있는 거 있나 좀 찾아 봐!!
/수미 : 그거야 뭐 어렵지 않지! 오케이!!
#7. 3반 교실. 오후
수학 수업중이다.
아이들, 문제 푸느라 조용하고, 기태, 태광, 민석 등은 자고 있다.
김준석 : (교탁 옆에 의자 두고 앉아, 눈 감은 채) 5분 후에 나와서 풀이 시킬 거야.
송주, 문제 안 풀리고 졸리기만 한데, 징- 하고 울리는 핸드폰 진동.
김준석 슬쩍 살피고, 핸드폰 꺼내 보는 송주.
송주 : (벌떡 일어나며) 꺅!!!
김준석 : (깜짝 놀라며) 차송주! 수업 중에 뭐하는 거야?
아이들도 너무 놀라 가슴을 쓸어내리며 “차송주 또 뭐야!” 반응 하는데.
송주 : (흥분해서) 샘!! 저 됐어요!! 됐어!! 저 광고 찍어요!!
아이들 ‘오오오...’ 박수쳐 준다.
김준석 : 일단 축하하고, 차송주! 일어난 김에 나와서 풀어!!
송주 : 아이씨!! (인상 쓴다)
#8. 하굣길 세강고 앞 도로. 오후
은비, 걸어가고, 몇 걸음 뒤에 태광이 모른 척 따라간다.
은비, 이미 눈치 채고 있었다. 뒤돌아 다가가서.
은비 : (편치 않고) 너...나한테 물어볼 게 참 많은 거 아는데, 좀...참아줄래?
태광 : 나 물어볼 거 없어!
은비 : 근데 왜 자꾸 따라와?
태광 : (어이없는 척) 야!! 너 무슨 자신감이냐? 학교 끝나서 집에 가는데?
은비, 의심스러운 눈으로 멈춰 서있으면,
태광, 마지못해 은비를 지나쳐 버스정류장에 어정쩡하게 선다.
잠시 뒤, 태광 두리번거리며 은비를 찾지만 보이지 앉자 다시 거리로 나서는데,
골목 사이에 숨어 있던 은비와 딱! 눈 마주치면, 들켰다 싶은.
은비 : (화나는) 알고 싶은 게 뭐야?
태광 : (억울하고, 화나고) 야이씨! 그런 거 없댔지? 나 아무것도 안 궁금해! 니 일에 관심 없거든!!
은비 : (터지는) 그럼 왜 자꾸 내 뒤 따라다니면서 귀찮게 하는데에?
태광 : (크게) 걱정 돼서!! (급 목소리 작아지며) 그러겠냐? 설마 내가? 어? 어? 내가 니 걱정을 왜 하는데에?
태광, 화나고 민망해 휙 돌아서 가버리며.
태광 : 에이씨!!! (혼잣말) 저! 싸가지 볼 날도 이제 얼마 안 남았다! 속이 시원하다!!!
#9. 이안의 집 앞. 밤
훈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이안
이안설비 앞에서 얘기 나누는 이안부와 집주인을 본다.
집주인 : (화난) 아니... 한 달만, 한 달만 한 게 언제부터예요?
이안부 : (미안해하며) 아이고오...죄송합니다.
집주인 : 돈이 안 될 것 같았으면 재계약을 하지 말았어야죠!! 사정 봐서 딱 천 만 원 올린 건데!
요즘 그 보증금으로 이런 집 못 구해요!!
이안, 집주인의 얘기 듣고 표정 심각해진다.
이안부 : (사정사정하며) 이번엔 진짜예요! 다음 달에 꼭 드린다니까요!
이안부, 저만치에서 다가오는 이안 발견하더니
당황해서 이안이 들을까 서둘러 집주인 등 떠밀어 보내며.
이안부 : (딴소리 하듯이) 예예!! 아무 걱정 마시고 얼른 들어가세요!!
집주인 : (떠밀려 가며) 아이 왜 이래요?
이안부 : (눈 찡긋찡긋 하며 작게) 이따 바로 전화 드릴게요.
집주인 : (끙 하고 가며) 이번이 마지막예요!!
이안 : 아버지!! (부르며 다가와, 집주인 가는 모습 확인하고, 걱정스런) 무슨 일이예요? 보증금 올려 달래요?
이안부 : 일은 무슨 일!! 넌 몰라두 돼! 얼른 들어가자!
이안부, 이안을 데리고 서둘러 간다.
#10. 이안의 집 안. 밤
이안부 바닥에 앉아 핸드폰으로 이안의 경기 동영상 보고 있고,
그 뒤에서 등에 파스 붙여드리는 이안.
이안, 파스 자국 얼룩덜룩한 아버지 등, 가슴 아프다.
이안부 : (다시 봐도 긴장 되는 듯, 움찔움찔하면서) 그렇지!! 그래! (금메달 확정되자 처음 보는 듯 좋아하며)
아유!!! 잘했다 잘했어 우리 아들!!! (핸드폰 뒤로 건네며) 다시 한 번 틀어봐!
이안 : (못 말린다는 듯 픽 웃으며) 또오? 도대체 몇 번 째에요?
이안부 : (흐뭇하게 껄껄 웃으며) 이건 100번 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야!
이안, 짠한 맘으로 다시 동영상 플레이해서 내밀면
이안부, 핸드폰 받으며 슬쩍 뒤 돌아 보고.
이안부 : (농담 반, 믿음 반) 아들!! 5월 대회도 기대해도 되냐?
이안 : 당연하죠!! 내가 누구 아들인데?
이안부, 허허 웃고 또 다시 “그렇지! 그렇지!” 하며 동영상에 열중하고 있으면,
이안 걱정에 잠기는 표정에서.
<시간경과>
답답한 표정으로 명함 찾고 있는 이안. 가방과 옷가지들 뒤지다가,
빨래 바구니 속 트레이닝복 주머니에서 구겨진 명함을 꺼낸다.
#10. 이안의 집 옥상. 밤
광고회사에서 받은 명함을 손에 든 이안.
광고(E) : 요즘 떠오르는 스포츠 유망주들 중에 한선수만큼 인기 있는 사람 찾기 힘드니까요!!
광고(E) : 혹시 생각 바뀌면 연락 주세요!
잠시 망설이다가 결심 한 듯 핸드폰을 집어 든다.
이안 :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 저.....한이안인데요... 저번에 말씀하셨던 광고 모델이요......네......
#11. 은별의 방. 밤/화면분할 사랑의 집
은비, 책상 앞에 앉아 ‘김선생 시크릿노트’ 사이에 끼워진 ‘사랑의 집’ 신문기사를 그리운 눈으로 보고 있다.
은비, 조심스럽게 핸드폰 들어 ‘사랑의 집’에 전화를 건다.
벨소리 울리다가 통화연결 되면 긴장하는 은비.
라진 : 여보세요?
은비, 손으로 입을 가리고 숨죽인다.
라진 : (대답이 없자) 어? 여보세요? 저 라진인데요? 누구세요?
은비, 서둘러 통화종료 누르며 눈시울 붉어진다.
은비 : 라진아.....
그 때, 방문을 노크하고 들어오는 은별모, 우유 한잔 들었다.
은비, 허겁지겁 눈물 닦아보지만 은별모 이미 은비의 마음 안다.
은별모 따뜻한 눈으로 다가와 은비를 꼭 안아준다.
은별모 : 괜찮아... 울고 싶으면 울어! 우리 힘들 땐, 눈물 참지 말고 같이 울면서 살자! 응?
은비 : 응... 엄마....
은별모, 은비를 향해 눈물어린 미소로 등 토닥여 준다.
#12. 체육관 앞. 낮
이안과 민규 훈련 마치고 나오는 길이다.
민규 : 밝을 때 훈련 마치니까 왜 이렇게 좋냐? 뭐할까? PC방?
이안 : (웃으며) 나, 갈 데 있어. 미안!!
민규 : (버럭) 야!! 너 또 고은별 만나러 가냐?
이안, 신나게 뛰어 가다가, 뒤돌아 쑥스럽게 웃으며 손 흔든다.
#13. 은별모 가게. 낮
은별모, 손님 응대하느라 바쁘고, 은비 가게 구경하고 있는데.
은별모 : (다가오며) 은별아! 이제 나가자!
은비 : 뭐 할 건데?
은별모 : 데이트!!
은별모 은비 어깨동무 하고 다정하게 나간다.
#14. 의류매장. 낮
은비, 거울 앞에 서서 입고나온 옷, 보고 있다.
은별모, 자신이 골라온 옷 여러 벌 들고 은비에게 다가온다.
은별모 : (밝게) 은별아! 이거 완전 니 스타일이지?
은비 : (자기 취향 아니지만 말 못하고) 어? 어어....예..쁘다....
은별모, 그제야 은별이 아닌 은비라는 사실 떠올라 당황스럽다.
은비 : (자신이 골랐던 옷 점원에게 모두 건네며) 엄마! 그걸로 한 번 입어 볼게.
은별모 : 아니야! 너 입은 거 잘 어울린다. 니 맘에 드는 걸로 해!
은별모, 미소 지어 보이면 은비, 따라 웃는다.
그 때 울리는 전화벨, 은비 확인해보면 이안이다.
#15. 도서관. 낮
은비, 책장 앞에 서서 까치발 들고, 책 꺼내려 하고 있는데
누군가의 손이 다가와 먼저 책을 쑥 꺼내면, 은비 놀라서 뒤돈다.
이안의 가슴에 닿을 듯 한 은비의 얼굴.
은비, 한걸음 물러서 이안 올려다보면.
이안 : 여기서 만나자고 해서 놀랐다.... 기억 난거야?
은비 : (놀라는) 이 도서관 너랑 나도 자주 왔던 데야?
이안 : 바로 옆에 우리 초등학교 있잖아! 일주일에 한 번씩 여기서 수업도 했는데?
은비 : 그랬구나.....
은비와 이안 걸음 옮기며.
은비 : 저기 있잖아....내가 실종되기 전에, 누군가에게 쫓긴다거나 괴롭힘 당한다는 얘기... 너한테 한 적 없어?
이안 : (우뚝 멈추며, 걱정으로) 아니! 왜 그런 걸 물어봐? (하다가 문득 떠오르는 기억) 아 참.....저번에 내가 말했던
니 목에 상처 말야. 수학여행에서 나 만나기 바로 전에 생긴 거 같았어.
은비 : ....아...그래? (생각에 잠겨)
이안 : 왜? 뭔데?
은비 : ....... (털어내듯, 밝게) 아무것도 아냐.
이안 : 뭔진 모르지만 무슨 일 생기면 바로 나한테 얘기해야 된다. 알겠냐?
은비 : (미소로 끄덕끄덕) 응.....
이안 : (씩 웃으며) 따라와!
#16. 초등학교 운동장. 몽타주. 낮
- 이안과 은비 정문을 들어서 운동장을 바라보면 저 멀리 어린 이안과 어린 은별이 달리기를 하고 있다.
- 철봉에 매달린 은비와 이안의 얼굴. 하지만 은비 곧 떨어지고 다시 이안을 보면
이안, 키가 커서 다리 땅에 닿은 채 가짜로 힘든 표정 짓고 있다.
은비 화난 표정으로 흘겨보면 도망가는 이안.
- 어린 이안 도망가고, 어린 은별 따라가다가 넘어진다.
어린 이안 다가가 무릎에 깨진 상처 호호 불어주고 캐릭터밴드 붙여주면, 미소 짓는 어린 은별.
- 힘들어서 주저 앉아있는 은비를 예쁘게 바라보는 이안.
#17. 장례식장. 과거. (이안의 회상). 낮
어린 이안, 상복 입고 엄마의 영정사진 앞에서 훌쩍훌쩍 울고 있으면..
어린 은별 다가가 이안의 가슴에 캐릭터 밴드 붙여주고 씩 미소 지어 보인다.
이안 울음 그치고, 눈물 어린 눈으로 은별을 본다.
#18. 초등학교 운동장. 몽타주. 낮(#16에서 연결)
앉아있는 은비에게 손을 내미는 이안.
은비, 손을 내밀다 말고, 문득 은비가 아닌 은별의 추억이란 생각에 미안한 얼굴로 이안을 바라보면.
이안, 낚아채듯 은비의 손잡아 일으켜 준다.
은비 : ......한이안! 미안해!
이안 : 뭐가?
은비 : 두 사람의 어린 시절을.... 한 사람만 기억하는 추억으로 만들어서....
이안 : (이마에 딱밤 때리며) 그래서 여기 빨리 원상복구 하라고 했지?
은비 : 아얏..... 야!!
이안 : (어깨동무해서 데리고 가며) 고은별! 넌 몰라도 돼! 내가 다 말해주면 되니까...
근데 지겨워도 참아라! 10년 치 얘기하려면 한참 걸려!
#19. 민준의 집 안방. 아침
커다란 안방 벽 책장 가득 빽빽하게 꽂혀 있는 책들.
사방이 막힌 1인 독서실용 책상, 문제집 잔뜩 쌓여 있고 수학 공식 등이 적힌 색색의 포스트 잇 빼곡하게 붙어 있다.
교복 차림의 민준, 가방을 챙긴다.
#20. 민준의 집 거실. 아침
민준, 책가방 들고 나와 힐끗 문간방을 보면 박형사, 사각팬티 차림으로 궁색하게 앉아 양말을 신고 있다.
박형사 : (내다보고) 넌 아빠 보고 인사도 안하냐?
민준 : 안녕히 주무셨어요?
박형사 : 그래 임마!!
민준, 손에 문제집 들고 식탁에 앉아 밥 먹기 시작한다.
민준모 : 임마가 뭐야아? 부모가 자식을 존중해야 크게 되는거야아!
박형사 : 좋은 대학 가라고 안방 내줘! 시끄럽다고 TV도 못봐! 자식 눈치 보느라고 숨도 크게 못 쉬는데, 뭘 어떻게 더 존중하냐?
민준모 : 당신이 할 소린 아닌 것 같은데? 내가 버는 돈이 다아 우리 민준이 덕인 거 몰라?
박형사 : 집안 꼴 잘 돌아간다!!
민준모, 냉장고에서 한약 꺼내 데우며 민준에게.
민준모 : 너희 반에 소영이라는 애 전학 왔지?
민준 : 어떻게 알아요?
민준모 : 소영엄마라고 내 얘길 못 들었겠니? 지방에서 온 애한테 밀리면 엄마 망신인거 알지?
민준 : (밥 맛 떨어지고) 네!
민준모 : (컵에 담긴 한약 내밀며, 뿌듯한) 잘난 남편 둔 여편네들 사이에서 찍소리도 못하던 내가!
우리 아들 덕에 큰 소리 치고 산다!!!
민준, 듣는 둥 마는 둥 신경도 쓰지 않는다.
#21. 세강고 전경. 등굣길. 아침
#22. 3반 교실. 오전
텅 빈 교실. 소영, 주위를 살피며 은비의 자리에 다가가 서랍 안을 뒤적인다.
은비의 책과 노트를 꺼내 후루룩 넘겨보다가 ‘고은별’ 이름이 적힌 노트 한권을 챙긴다.
책 보며 교실로 들어서던 민준, 문득 고개를 들어 소영을 보고.
민준 : 뭐해?
소영 : (화들짝 놀라 공책 접어 뒤로 숨기며) 반장!!.... 뭘 좀 떨어뜨려서.
민준 : (뭔가 숨기는 거 봤지만) 어...너 일찍 왔다?
소영 : (서둘러 자기 자리 쪽으로 가며) 응! 오늘 좀 일찍 일어났어!
민준 : 그래?
민준, 피식 웃고 자리에 앉으면 소영, 불안한 얼굴이다.
#23. 세강고 화장실. 오전
소영, 화장실 문을 잠그고 교복 뒤춤에서 은비의 노트를 꺼낸다.
수미에게서 받은 종이 펼쳐보면 맨 위에 ‘사랑의 집 규칙’ 손글씨로 적혀있고,
‘기상 8시’, ‘양치는 하루 세 번’ 등의 열가지 항목들, 맨 아래 ‘대장 이은비’ 써진.
소영 두 가지 나란히 펼쳐보면 글씨체 똑같다.
소영 : (혼잣말) 헐... 완전 똑같애...
의심이 커지는 소영의 얼굴.
#24. 휴게실. 낮
송주 시진 은비 음료수 들고 휴게실 의자에 앉으면
태광 소리 없이 다가와 음료수 하나 집어 들고 마신다.
송주 : (태광의 뒤통수 때리며) 야! 넌 맨날 뺏어먹지만 말고 좀 사라!
태광 : 아이씨!!
태광, 입주위에 음료수 흐르자 송주 팔 잡아 슥슥 닦아낸다.
송주 : (기겁) 악!!! 공태광!!! 하던 대로 잠이나 자!! 너 왜 자꾸 이 사람 저 사람 졸졸 따라 다니냐?
태광 : 야... N극과 N극은 서로 밀어내는 성질 있는 거 알지?
그 때, 태광의 눈치 보며 지나가던 소영, 눈 마주치면 움찔한다.
태광 그런 소영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태광 : 또라이 옆엔 또라이가 안 와! 알겠냐?
은비 : ...... (태광의 시선 피하고 있다.)
시진 : 아우.....얘 또 뭐래? 야! 가자!
아이들 우르르 일어나 가면, 또 다시 졸졸 따라가는 태광.
#25. 3반 교실. 오후
이안이 없는 교실. 앞문이 팍 열리면서 런웨이 모델처럼 걸어 들어오는 송주.
아이들 “쟤 뭐야?” 하며 피식피식 웃으면.
송주 : (교탁 앞에 서서, 들뜬) 얘들아! 나 오늘 촬영이다!!!
은비와 시진 못 말린다는 표정 지으며 따라 들어온다.
송주 : (조퇴증 자랑스럽게 내 보이며) 먼저 갈게! 미안!
기태 : 야! TV도 아니고 지면 광고가지구...작작해라!!
송주 : (뻐기며) 권기태! 지면으로 시작해서 TV로 가고 영화로 가고 다 그러는 거거든? 잡지만 나왔다 하면 콜이 줄을 설 거다.
송주, 자리로 가 가방 메고 경쾌한 걸음으로 나간다.
#26. 촬영장. 오후
화려한 차림으로 스튜디오로 들어서는 송주. 스튜디오의 활기찬 공기를 음미하며 들떠 서 있는데
저 멀리 관계자와 함께 들어오는 이안.
송주, 이안을 봤다.
송주 : 어? 한이안!! (다가가며) 너 여기서 뭐해??
이안 : (쑥스러워서) 어? 나 촬영있어서...
송주 : (반갑고, 놀라운) 진짜? 나둔데.... (좋아서) 야, 우리 둘이 파트넌거야? 너무 좋다아!!!
그 때, 감독과 함께 들어오는 메인모델녀. 그리고 우르르 들어오는, 교복차림 엑스트라들.
송주, 어리둥절하다.
감독 : 한이안 선수!! (오라는 손짓 하면)
이안 : 네!! (송주에게) 이따 보자.
송주 : 어어.. (분위기 이상함을 느낀다.)
감독, 이안과 메인 모델녀에게 뭔가 말하느라 바쁜데,
스텝, 송주에게 다가와.
스텝 : 옷 갈아입고 (엑스트라 무리 가리키며) 저기 가서 대기 하세요.
송주 : (충격으로 멍한)
#27. 스튜디오. 오후
촬영이 한창 진행 중이다.
맨 앞에 이안과 메인 모델녀 포즈를 취하고 있고,
뒤쪽에 엑스트라 모델들 주륵 늘어서 있는데, 그 중에서도 제일 구석자리에 있는 송주.
감독의 큐 싸인에 맞춰 이리저리 포즈를 취하는 일동과 달리,
송주, 웃으려 애써 보지만 자꾸 굳어지는 표정.
감독 : 컷! 야! 거기 오른쪽 맨 끝. 너 초상집 왔냐? 표정 뭐야 어?
송주 : (꾸벅) 죄송합니다!!
이안 : ... (안쓰러운 표정으로 본다.)
감독 : 야! 이번에 메인들 표정 좋았는데 (버럭) 너 때문에 다시 가야 되잖아!!! (이안에게) 한이안선수! 미안해요! 금방 끝나요!!
이안 : 저는 괜찮습니다.
송주 : (눈물이 날 것 같지만, 촬영용 어색한 미소 지으려 애쓰는)
감독 : 다시 갑니다!! 슛!!
잘해보고는 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아 헤매는 송주의 괴로운 얼굴.
#28. 세강고 3반 교실. 오후
은비와 소영 책상 사이 통로에서 딱 마주친다.
은비, 기분 나쁜 표정으로 피하려 하면.
소영 : (다정한 미소로, 은비 팔 잡으며) 고은별! 나랑 잠깐 얘기 좀!!
은비, 싫지만 마지못해 따라 나선다.
엎드려 자던 태광 문득 눈 뜨면, 소영과 은비 막 교실 문을 빠져나가는 것 보인다.
태광 깜짝 놀라 몸을 일으켜 교실 문을 향해 달리는데, 기태와 어깨 부딪히면.
기태 : (표정 험해지며) 이씨!! 아직도 정신 못 차렸냐?
태광 : (시선 온통 은비 사라진 쪽에 쏠려 놓칠까봐 전전긍긍, 대충) 미안! 미안! 미안!
기태 피해 달려 나간다.
기태 : (흐뭇하게) 몇 대 맞더니, 저 새끼 쫄았네 쫄았어! (자기 주먹 들여다보며 뿌듯한) 영 효과가 없진 않아!!!
#29. 운동장 일각. 오후
은비와 소영 마주 서있다.
소영 : (간절하게) 저번에 내가 말한 게 다가 아냐! 니 동생이 어떤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알고 보면 내가 더 피해자야!
은비 : (주먹을 꽉 쥔다.) 그래서?
소영 : 너도 힘들겠지만, 은비 그렇게 된 거 나도 가슴 아파! 상처도 많이 받았구.....그러니까 우리 서로 없던 일로 하자...응?
은비 : (싸늘하게) 없던 일?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니?
소영 : (지지 않고) 그래서...어떡할 건데?
은비 : (차가운 미소로) 신중해야지! 아직...결정 못했어. 나...
#태광 정신없이 두리번거리며 은비를 찾다가
구석에 마주 서있는, 은비 소영 발견하고 얼른 달려간다.
소영 : (한 걸음 다가가) 숨겨야 할 게 많아서 그런 건 아니구?
태광, 은비를 보호하려는 듯, 한 팔로 살짝 은비를 막아서면
소영과 은비 동시에 태광을 본다.
태광 : 야야야!! 니들 이러지 말고 둘 다 까자. 고은별은 쌍둥이 였다는 거 까고. 강소영은 친구 괴롭히다가 강전 당한 거 까고.
어때? 완전 공평하지? 애들 모아놓고 내가 해줄까?
소영, 태광을 한 번 흘기고, 팩 돌아선다.
소영이 사라지자마자 은비 맥이 탁 풀리고.
태광 : 야! 시작을 같이 했으면 끝도 같이 해야지! 난 궁금한 거 못 참거든? 너 쟤 만날 때 꼭 나불러라. 알겠냐?
(하다가 문득 은비를 보면)
은비, 화나고 떨리는 마음 진정시키려고 애쓰는데 눈물 고여, 손끝이 파르르 떨린다.
태광 어쩔 줄 몰라 바라보다가, 손바닥으로 대충 쓱 은비의 눈물 닦아주고 은비의 팔 잡아끌며.
태광 : 가자!!
태광에게 끌려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는 은비의 슬픈 얼굴.
#저만치 가던 소영, 기분 나쁜 표정으로 뒤를 돌아, 멀어지는 태광과 은비의 모습 본다.
#30. 스튜디오 일각. 저녁
엑스트라 모델들 여기저기 바닥에 앉아 조촐한 도시락 먹고 있고,
좀 떨어진 테이블에 고급 도시락 2개 놓여 있다.
이안과 메인 모델녀 앉아 있는데, 이안, 고개 돌려 송주를 본다.
송주, 손에 든 도시락 망연히 바라보며 주저앉아 있는 모습 애처로워 보이고.
이안 도시락 들고 일어난다.
#송주 곁으로 와서 털썩 주저앉는 이안.
송주 보면, 무심히 송주 도시락 뺏고 자기 도시락 턱 안겨주는.
송주 : (보고, 기분 상해서) 야! 너 이러는 거 더 기분 나쁘거든?
이안 : (밥 먹기 시작하는) 먹자! 배고프다!
송주, 눈물 겨우 참고 먹으면,
이안 송주 한 번 슬쩍 보고 앞에 놓인 음료수 하나 툭 건넨다.
#31. 거리. 저녁
막 어둑어둑 해지는 거리.
송주, 이안 걷고 있다.
송주 : (퉁명스럽게) 나 한심하지?
이안 : 뭐가?
송주 : 애들한테 모델 됐다고 난리난리 부렸는데... 꼴좋다. 차송주!! (툴툴) 한이안! 넌 좋겠다!
이안 : 뭐가?
송주 : 넌 꿈도 있고, 딱 맞춰 재능도 있고, 얼마나 복 받았냐?
이안 : (피식 웃는) 수영 처음 시작할 때, 첫날은 그냥 물 익히기라는 걸 한다? 물속에서 숨 참기, 배 깔고 잠수하기 같은 거.
그 담에 호흡법, 수평뜨기, 발차기..... 하나라도 빼 먹으면 다음 단계 못 가!
송주 : .......
이안 : 그니까 너 지금 멋지게 헤엄치려고, 숨 참는 것부터 하고 있다고 생각해.
송주 : ...... (이안 슥 올려다보고)
이안 : (앞만 보고 있다.)
송주 : (고맙지만 괜히) 치! 내가 이제 와서 하는 말인데... 너 아까 포즈 완전 별로더라!
오늘 실력발휘를 못해서 그렇지, 너보단 내가 훨씬 낫거든?
이안 : (피식 웃고) 누가 뭐래?
송주 퉁명스럽던 얼굴 풀고, 그제야 피식 웃는다.
다시 한 번, 이안의 옆모습 빤히 바라보는 송주.
#32. 은별의 집 앞. 밤
태광, 은비 뒤에 몇 걸음 떨어져 걷고 있다.
은비, 대문 앞에 멈춰 서서 그냥 들어가려다 태광의 얼굴 한 번 돌아본다.
은비 : ........공태광!! (뭔가 말을 하려는데, 마음 복잡한)
태광 : 야! 됐고... 그냥 들어가라!!
태광, 휙 돌아서 왔던 길 되돌아간다.
은비, 집으로 들어가고, 태광 슬쩍 뒤돌아 확인한 뒤 그제야 안심 되는 듯 걷는데,
저 앞으로 이안이 다가오고 있다.
이안 : (표정 굳어) 니가 왜... 거기서 오냐?
태광 : (멈춰서 이안 얼굴 보다가) 오늘은... 고은별 불러내지 마!
이안 : 허! (기막히고) 공태광! 너 뭐야....? (걱정되고, 화나고) 은별이한테 무슨 일 있어?
태광 : ......건 알 거 없고!
태광 무심히 이안을 지나쳐 가면, 이안, 열 받는다.
핸드폰 꺼내 전화를 걸까 망설이다가 참고, 가는 태광의 뒷모습 굳은 얼굴로 바라본다.
#33. 교정일각. 등굣길. 아침
공재호 반가운 얼굴로 다가가, 강일산 검사를 맞이한다.
이사장 : 강일산 검사님이시죠? 아유! 반갑습니다!!
악수하는 두 사람을 향해 “아빠!” 부르며 쪼르르 달려가 강일산 검사의 팔짱 끼는 소영.
강일산 : 우리 소영이 잘 좀 부탁드립니다. 이사장님!!
이사장 : (인자한 미소로) 성적 우수한 인재가 우리 학교에 와줘서 제가 더 고맙죠...
소영 : (수줍게 웃는다.)
등교하던 태광, 은비, 송주, 시진 이사장 일행이 건물로 들어가는 모습을 일각에서 보고 서있다.
은비, 표정 흔들리면, 태광 놓치지 않고 본다.
아이들 가며.
시진 : 야! 쟤 소영이 아니야?
송주 : 그러게! 이사장이랑 무슨 사이길래?
#34. 2-3반 교실 안. 오전
김준석, 조회 중이다.
김준석 : 자리 바꾸는 날이지? 랜덤 프로그램이 에러가 나서 추억 돋는 방법으로 자리를 바꿔보도록 하겠다.
김준석, 칠판에 바둑판 모양 그려놓고, 숫자를 적는다.
교탁 위에 접혀있는 쪽지들 놓여 있다.
김준석 : 맨 뒷줄부터 나와서 하나씩 뽑아 가!
기태 : (비웃으면서 나가는) 아우... 초딩도 아니고....
그 뒤로 줄줄이 나와 쪽지 하나씩 집어 드는 아이들 칠판에 같은 번호 확인하고,
어수선하게 새로운 자리 찾아 이동을 시작하는데
이안, 뽑힌 자리로 가서 앉으면 잠시 후 태광 설렁설렁 이안의 옆자리로 와 앉는다.
두 사람 눈길 팽팽하게 부딪히고!
은비, 새로운 자리로 가보면 옆자리에 소영 앉아있다.
김준석 : 뽑힌 대로 앉아라! 니들 맘대로 바꾸지 말고!!
은비, 할 수 없이 조용히 자리에 앉는다.
<시간 경과>
여학생들은 없고, 남학생들 체육복 갈아입은 상태다.
우르르 복도로 나가는데, 이안과 태광 동시에 문을 빠져나가려다 비좁아 턱! 걸린다.
서로 마주보며 “아이씨...” 신경전 한 뒤, 태광 먼저 나가버리면, 이안 표정 부글부글 끓는다.
#35. 체육 시간. 몽타주. 낮
허공을 가르는 피구공. 여학생들 편을 나눠 피구 시합 중이다.
송주와 소영 한 편이고, 은비와 시진 상대편이다.
둥그렇게 몰려 꺅꺅대며 공을 피하는 무리 그 옆으로 남학생들 농구 시합 준비 중이다.
5명씩 팀을 짜고 한 팀만 조끼를 입어 구분을 했다.
5대 5로 마주보고 서있는 아이들.
이안과 태광 상대팀이다. 관심 없는 듯 귀찮은 표정인데.
#날아오는 공을 맞은 송주, 아웃되어 수비 진영에 선다.
날아오는 공을 잡은 소영, 은비에게 던지려다 송주에게 패스한다.
공을 받은 송주, 은비를 맞추고 “예!!” 이겼다는 환호성.
#설렁설렁 뛰는 둥 마는 둥 하던 이안과 태광.
이안, 태광의 공 인터셉트 하면 갑자기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기 시작하는 태광.
#경기 멈추고 서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
보면 골대 아래서 땀을 뻘뻘 흘리며 거칠게 둘만의 시합 중인 이안, 태광.
서로 부딪히고, 공 뺏고, 넘어지고 난리다.
나머지 아이들 고개를 절레절레..
기태 : (크게) 야! 종쳤어!! 쟤들 뭐하냐?
진권 : 돈 내기 한 거 아냐?
민석 : 얼마를 걸었길래!!
기태 : 난 한이안에 오백 원!!
아랑곳없는 둘.
이안 붕 날아올라 슛을 쏘는데 태광, 이를 악물고 악착같이 블로킹 팡! 공 막아내는.
#36. 3반 교실. 오후
하윤이와 초원이 머리 맞대고 잡지책 보며 키득키득 웃고 있다.
잡지 중간 광고지에, 이안과 메인 모델 뒤 수많은 엑스트라들 사이에 아주 작게 보이는 송주의 모습.
지나가던 윤재 휙 보며.
윤재 : 어우!!! 이것들!! 한이안 사진보면서 좋탠다!!!
하윤 : 아닌데? (하며)
하윤, 손가락으로 콩알만 하게 잡힌 송주의 얼굴을 가리킨다.
윤재 : (가까이 들여다보며) 얘 누군데?
초원 : (풋 웃음 참으며) 차송주!!
윤재 : (놀라며) 오!! 이걸 찾아낸 니들이 더 신기해!!
하윤 : (비웃음) 난 또, 뭐 대단한 거 하나 했다!
초원 : 그니까!!
윤재, 잡지책 들고 신나서 아이들 쪽으로 가며.
윤재 : (리듬 타며) 차송주를 찾아라!! 차송주를 찾아라!!
아이들 우르르 윤재를 향해 몰려간다.
학생1 : 여기 차송주가 있긴 있는 거냐?
학생2 : 얜가?
윤재 : 땡!!!
학생3 : 뭐가 보여야 찾지이...
교실 문 앞에서 그 모습 보고 있던 송주 시진과 은비,
시진과 은비 난처한 얼굴로, 열 받은 송주의 표정 살핀다.
송주, 참지 못하고 복도로 뛰쳐나간다.
자리에 앉아있던 소영 표정 없이 보고 있다.
#37. 복도. 오후
복도 끝으로 뛰어가는 송주.
은비와 시진 “송주야!!” 부르며 따라 가면.
송주 : (멈추고 뒤돌아, 굳은 얼굴로) 나 잠깐 혼자 있고 싶으니까 따라오지 마!
#38. 운동장 스탠드 일각. 오후
송주, 쓸쓸히 앉아있는데, 송주 곁으로 와 앉는 소영.
소영 : 괜찮아?
송주 : (자존심 상해 큰소리) 너 같으면 괜찮겠냐?
소영 : 나 처음 전학 와서 교실 들어갔을 때 너밖에 안 보였어! 너무 예뻐서!
송주 : (싫지 않지만) 뭐래....
소영 : 야! 메인 모델보다 니가 훨씬 낫더라.
송주 : 됐거든!!
소영 : 우리 삼촌이 제이엔터 대푠데, 너 소개해줄까?
송주 : ??
소영 : 안 그래도 학교에 괜찮은 애 없냐고 맨날 물어봐!
송주 : (솔깃하지만 태연한 척) 진짜?
소영, 다정한 미소로 끄덕끄덕 하며 송주를 본다.
#39. 카페. 오후
은비, 송주, 시진 카페에 모여 수다 떨고 있다.
시진 : 차송주! 극복?
송주 : 야! 내가 그깟일로 기죽을 사람이냐?
은비 : 이제야 차송주 답네!!
송주 : 모델료가 코딱지만해서 비싼 건 못 사준다. 주는 대로 먹어라! 알았지?
은비/시진 : (즐겁게) 네에!!!
그 때, 훈련 마치고 오는 이안,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온다.
송주 : (반갑게) 이안아!! 여기야 여기!!
시진 : 한이안! 왤케 늦게 와! 빨리 가자!! 나 배고파!
은비 : 나두나두!!
은비와 시진 신난 얼굴로 서둘러 일어나는데,
송주 : (손으로 막으며) 잠깐만!! 한 명 더 올 거야!
시진 : 누구?
카페 문으로 들어서는 소영, 아이들을 향해 밝게 웃으며 다가오면
은비, 표정 순식간에 싸늘해진다.
소영 : 너무 늦었지?
송주 : 야! 괜찮아. 이안이도 방금 왔어! 그럼 가볼까요?
아이들 즐거운 표정으로 우르르 일어나는데,
은비 : (표정 굳은 채) 송주야! 난 같이 못 갈 것 같다. 미안해!
은비, 가방 챙겨 들고 서둘러 밖으로 나가면 아이들 모두 당황해 은비를 본다.
송주 : 공별! 공별!! (부르다가) 쟤 갑자기 또 왜 저래?
이안 : (소영의 얼굴 한 번 슬쩍 보고, 얼른 따라 나가며) 미안! 내일 보자!!!
송주 : 한이안!! 야!! (화나고 섭섭한) 너네 뭐야 진짜?
소영 : ......내가 괜히 왔나보다. 은별이 나 별로 안 좋아하는 거 같던데...
송주 : (입김 훅 날리며) 야! 신경 쓰지 마! 우리끼리 가자!
시진 : 우리... 끼리?
#40. 거리 일각. 오후
은비, 어두운 표정으로 걷고 있는 모습을, 이안, 오히려 귀엽다는 듯 쳐다보며.
이안 : 하여간 고은별!! 싫으면 얼굴부터 확 구겨져가지고... 점점 옛날 성질 돌아온다. 너!!
은비 : ......
이안 : (아직 분위기 파악 못하고, 머리 흩뜨리며) 전학생 뭐가 그렇게 맘에 안 드냐? 왜? 너보다 공부 잘하냐?
은비 : (냉정하게 이안의 손 뿌리친다.)
이안 : (당황, 그제야 은비의 심각한 얼굴 알아보고) 왜 그래... 너 무슨 일 있지?
은비 : ......없어! 그런 거!
이안 : 무슨 일 생기면 제일 먼저 나한테 얘기 하라고 했잖아!!
은비 : (말 자르며) 제발!! 묻지 마!!
이안 : 고은별!!
은비 : 한이안!! 너한테... 말하고 싶지 않은 것도 있고, 말할 수 없는 것도 있고! 들키고 싶지 않은 것도 있으니까!!!
(눈물 참고 고래고래) 제발!! 아무것도 묻지 말아달라구!!
이안 : (상처다.) 내가 .. 그렇게 아무것도 아니야? (화나지만 참으며) 나한테 못 할 말이 뭔데? 나한테까지 숨겨야 될 일이 뭔데!!!
말 몇 마디에 달라질 만큼! 너랑 내가 그거 밖에 안 돼?
은비, 속상한 마음에 이안을 두고 걸어가면,
이안, 우뚝 멈춰 서 서글프게 은비의 가는 뒷모습을 보다가 은비를 지나쳐 먼저 앞서 가버리면,
은비, 이안의 뒷모습을 보며 눈물 주룩 흘러내리고...
그렇게 점점 멀어지는 두 사람의 거리...
#41. 등굣길. 아침
은비 걷고 있으면, 뒤에서 다가오는 시진,
저만치 앞에 소영과 다정하게 걸어가는 송주 보인다.
시진 : 소영이가 송주한테 기획사 소개시켜줬대. 자기 삼촌이 하는 덴데, 내일이 오디션이라더라.
불안한 눈으로 송주를 바라보는 은비의 얼굴에서.
#42. 화장실. 오전
세면기 앞에서 송주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은비.
송주, 문 열고 나오자마자 은비 얼굴 보고 표정 싸늘하다.
은비 : 송주야.... 어제 미안...
송주 : ...... (시선 피하고) 됐어!!
은비 : 내일 오디션 보러 간다며?
송주 : (무심히 손 씻으며) 어!
은비 : (걱정으로) 거기...확실한 데야? 혹시 이상한 데 아니구? 잘 알아본 거 맞아?
송주 : (은비 보며)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
은비 : 아니... 나는 걱정이 돼서...
송주 : (한숨) 공별!! 신경 꺼!!
은비 : 강소영 믿을만한 애가 아닐지도 모르잖아....
송주 : (실망한 눈으로 보며) 그만해!! 너....친구 사이 이간질 시키는.. 그런 애 아니잖아... 자꾸 나 실망시키지 마라!
은비 : ... (속상하고)
송주, 차갑게 화장실 밖으로 나가고 나면 안에서 나오는 소영, 은비와 눈 마주친다.
소영 : 고은별! 송주가 정말 섭섭했겠다. 난 송주가 너무 원하는 일이라, 어렵게 자리 마련한 것 뿐이야....
은비 : (입술 앙 물고) 송주 상처주면 너....가만 안 둬!
은비, 화장실 밖으로 쌩하니 나가 버린다.
#43. 복도. 오전
은비 복도를 걸어가는데, 마주 오는 이안.
교실 문 앞에서 마주치는 두 사람.
은비, 어색한 눈길로 안타깝게 보는데 이안, 은비를 지나쳐 교실로 들어가 버리면.
우두커니 서서 아쉬운 눈으로, 이안을 바라보는 은비.
#44. 급식실. 낮
송주와 소영 마주 앉아 다정하게 밥 먹고 있고,
시진, 난처한 얼굴로 은비 팔을 잡아 흔들며.
시진 : 은별아아! 그러지 말구 같이 앉아서 밥 먹자!! 응?
은비 : 아니야. 정말 생각이 없어서 그래. 나 신경 쓰지 말구 너 가서 먹구 와.
시진 : (갈등하면)
은별 : 괜찮다니까!
시진 : 그럼 나 진짜 밥 먹으러 간다!
시진, 쭈뼛대다 송주, 소영에게로 가면,
은비, 뒤돌아서, 걷는다.
#45. 2-3반 교실. 낮
아무도 없는 텅 빈 교실.
은비, 들어와 제 자리에 툭 엎드린다.
#46. 복도. 낮
복도를 지나고 있는 김준석, 교과서 몇 권 손에 들고 있다.
3반 교실 앞 지나다, 열린 문 안으로 문득 시선 주면 엎드려 있는 은비 보인다.
<플래시백- 준석의 회상. 과거의 교실>
텅 빈 교실에 혼자 엎드려있는 한 여학생(수인)
준석의 얼굴 하얗게 질리며 손에 든 교과서 스르륵 놓치고... 교실로 들어선다.
#47. 3반 교실. 낮
문 열리며 들어오는 김준석 긴장한 표정으로 은비의 자리에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김준석 : (세게 은별을 흔들며) 고은별! 고은별!! 고은별!
은비 : (놀라 몸 일으키는) 선생님..!
김준석, 긴장 확 풀어지며 그제야 정신 드는.
은비 : 선생님.. 무슨 일 있으세요?
김준석 : (안도의 한숨) ..너 ..너 점심시간인데 왜 혼자 이러구 있어?
은비 : 네? (김준석 지나치게 당황한 모습 의아하게 보면)
김준석 : 아.. 아냐.. 쉬어라..
김준석, 차분하려 애쓰며 서둘러 교실을 빠져 나간다.
#중간 타이틀<후.아.유?>
#48. 교실. 오전
이상한 분위기의 교실. 은비는 아직 등교하지 않았다.
삼삼오오 모여 수군대는 아이들.
소영, 교실에 들어오면 아이들 일제히 소영을 본다.
소영, 긴장한 눈으로 아이들의 시선 느끼고.. 조용히 자리로 가서 앉는데, 속닥거리는 소리 들린다.
학생 1,2,3 핸드폰에 떠 있는 <통영 N여고 왕따 자살> 기사 보며.
학생1 : (작게) 설마... 그래보이지는 않는데...
학생2 : (작게) 얼굴에 써있냐?
학생3 : (작게) 어우... 무섭다...
그 때, 송주 학생 1,2,3 에게 다가가 핸드폰 뺏어들고 소영에게로 다가온다.
송주 : (핸드폰 내밀며) 야! 애들이 이거 너래!
소영 : (질겁하고)
송주 : (믿고 싶지 않은) 아니지?
소영 : !!!! (입술을 문다.)
#49. 옥상. 오전
소영과 태광 대치중이다.
소영 : (매서운 눈으로) 너지?
태광 : 뭐가?
소영 : 이상한 소문 낸 거!
태광 : 무슨 소문??
소영 : 알고 있는 사람... 너랑 고은별 밖에 없잖아! 아.... 고은별인 척 하는 이은비라고 해야 되나?
태광 : (놀랐지만) 야! 걔 고은별 맞다니까! 나 다니는 병원 좀 소개시켜줄까?
소영 : (찢어진 노트한 장과 ‘사랑의 집’ 종이 내밀어 흔들며) 똑똑히 봐!! 통영 이은비랑 고은별 글씨체야. 완전 똑같지?
아빠한테 부탁해서 감정 받아 볼 생각이야!!
태광, 종이 들여다보고 얼굴 굳는다.
소영 : 이렇게 된 이상, 니 말대로 둘 다 까야겠네! 그치? 그래야 공평하지!!
태광 : !!!!
#50. 세강고 정문 앞. 아침
교문을 들어서고 있는 은비.
태광, 은비의 손 잡아끌고 무작정 걸어간다.
은비 : (놀라서) 야!! 공태광!! 너 뭐야?
태광 : (심각하지 않은 척) 고은별!! 우리 땡땡이치자.
은비 : 싫어!! 너 미쳤어? 왜 이래?
은비, 문득 태광의 얼굴 보면 태광 아무렇지 않은 말과는 달리 표정 심각하다.
태광 : 그냥 따라와라!!
#51. 버스 정류장. 아침
막 정류장에 도착한 버스 앞문이 열리고, 태광과 은비 올라탄다.
뒷문에서 내리는 이안.
버스 출발하고 이안, 문득 버스를 돌아보면 버스에 올라 탄 은비와 태광이 보인다.
이안, 멀어지는 버스 망연자실하게 바라보고 서있다.
#52. 버스 안. 오후
사람 없는 버스.
은비, 버스 카드 찍고 뒷자리로 가는데 태광 아무생각 없이 은비 따라 들어가면.
버스기사 : (버럭) 학생!! 카드 안 찍어?
태광, 당황해서 주머니 더듬더듬 해보지만 아무것도 없다.
태광, 멍한 표정으로 은비 쳐다보면
은비, 되돌아와 카드 한 번 찍어주고 자리로 가 앉는다.
태광, 텅 빈 자리 다 놔두고 은비 옆자리에 붙어 앉으면.
은비 : 무슨 일인데! 말해봐!
태광 : 잠깐만..... 잠깐만 있다가.....
은비 : .........
은비, 이어폰 꺼내 양쪽 귀를 막고 창밖을 본다.
태광, 무심히 앞을 보고 가다가 은비의 한 쪽 이어폰 빼며,
태광 : 야!
은비 : ... (그제야 태광을 쳐다보는)
태광 : 한명쯤은...... 있어도 되지 않냐? 니 진짜 이름 불러줄 사람?
은비 : ....!!
태광 : 그거... 내가 하면 안 돼?
마주보고 있는 태광과 은비의 얼굴에서. <제 6회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