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題 二首其二(무제이수지이)
<重帷深下莫愁堂(중유심하막수당)>
李商隱(이상은)
重帷深下莫愁堂(중유심하막수당), 臥後淸宵細細長(와후청소세세장).
神女生涯原是夢(신녀생애원시몽), 小姑居處本無郎(소고거처본무랑).
風波不信菱枝弱(풍파부신릉지약), 月露誰敎桂葉香(월로수교계엽향).
直道相思了無益(직수상사료무익), 未妨惆悵是淸狂(미방추창시청광).
겹겹으로 휘장 깊이 드리운 막수(莫愁)의 방
잠자리 든 뒤 깊은 밤은 길기도 해라
무산신녀(巫山神女)의 생애는 원래 꿈이었고
소고(小姑)의 거처엔 본래 임이 없었지
바람과 물결은 마름 가지 연약한 걸 알지 못하고
누가 시켜 달과 이슬이 계수나무 잎을 향기롭게 했던가
그대 향한 그리움 아무리 무익해도
상관없어요 슬픈 가운데 애정에 눈멀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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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通釋] 휘장을 겹겹으로 해서 깊이 드리운, 아름다운 #막수가 사는 방. 잠자리에 든 지 한참이 되었건만 잠들지 못하고 깊은 밤에도 수심에 잠겨 오래 깨어 있다. 지난날을 돌아보면 무산의 신녀처럼 즐거운 생활을 보낸 적도 있었지만 그것은 한갓 꿈이었다. 아쉬운 마음으로 지금의 나를 달래면서 옛날에 소고 역시 혼자 살면서 임이 없지 않았던가, 하고 위로해본다. 마름풀처럼 연약할 뿐인데 세상의 거친 풍파는 그 사실을 믿지 않고 난폭하게 애정을 꺾어버렸다. 원래 짙은 #향기를 품은 계수나무 잎이지만 달빛이 비춰주고 이슬이 내려 윤기 나게 하지 않는데 어떻게 본래의 향기를 멀리까지 퍼뜨릴 수 있겠는가. 이런 불행한 신세! 하지만 그대를 향한 내 그리움이 전혀 보탬 되지 않는다 해도 저는 상관하지 않으니, 이 슬픔이 애정에 눈 먼 것이라 해도 끝까지 마음 변치 않을 것이다.
[解題] 〈無題〉 두 번째 시는 첫 번째 시와 마찬가지로 여주인공을 화자로 자신의 심정을 가탁한 작품이다. 첫 번째 시와 함께 읽어야 의미가 또렷해지기 때문에 보통 두 시를 묶어 읽는다.
역주
역주1> 莫愁(막수) : 원래는 #고악부(古樂府)에 등장하는 여주인공이다. 남조(南朝)시대 악부(樂府)로 양(梁) 무제(武帝) #소연(蕭衍)이 지은 〈河中之水歌( #하중지수가)〉(〈河中曲( #하중곡)〉이라고도 한다)에 “황하 강물 동쪽으로 흐르네, 막수(莫愁)라는 이름의 낙양 여자 있었지, 막수는 열셋에 비단 짤 수 있었고, 열넷에 동쪽 길머리에서 뽕잎 땄네, 열다섯에 시집가 노씨 집안 아낙 되었고, 열여섯에 아이 낳아 아후(阿侯)라 했네, 노씨 집은 난초향 나는 방에 계수나무 서까래에다, 집안에는 울금과 소합 향내 가득하네…….[河中之水向東流 洛陽女兒名莫愁 莫愁十三能織綺 十四采桑東陌頭 十五嫁爲盧家婦 十六生兒字阿侯 盧家蘭室桂爲梁 中有鬱金蘇合香……]”라고 보이는데, 미인이기도 해서 아름다운 여자라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역주2> 淸宵細細長(청소세세장) : ‘淸宵(청소)’는 고요하고 깊은 밤을 말한다. ‘細細長(세세장)’은 밤이 긴 것을 말한다. 이 말속에는 수심(愁心)이 오래간다는 의미가 함축돼 있다. ‘細細(세세)’는 강조하는 말로 쓰였다.
역주3> 神女(신녀) : ‘神女’는 초(楚) 양왕(襄王)과 꿈속에서 #운우지정(雲雨之情)을 나눈 #무산신녀(巫山神女)를 말한다. #송옥(宋玉)의 〈高唐賦 幷序(고당부 병서)〉와 그 속편(續篇) 〈神女賦 幷序(신녀부 병서)〉에 보인다.
역주4> 小姑居處本無郎(소고거처본무랑) : 이 구절은 남조(南朝)시대 악부(樂府) 〈神弦歌(신현가) 淸溪小姑曲(청계소고곡)〉의 “小姑 사는 곳, 님 없이 홀로 있네.[小姑所居 獨處無郎]”에서 왔다.
역주5> 直道相思了無益(직도상사료무익) : ‘直道(직도)’는 ‘설사……하더라도’라는 말이다. ‘了無’는 ‘전혀 없더라도’ 정도의 뜻으로 ‘了’는 강조어이다.
역주6> 淸狂(청광) : 욕심이 없고 미친 사람 비슷한 상태이다. 여기서는 치정(癡情)의 뜻으로 끝까지 애정을 지킨다는 의미로 썼다.
본 자료의 원문 및 번역은 전통문화연구회의 동양고전종합DB(http://db.juntong.or.kr)에서
인용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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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산신녀(巫山神女) : 중국 신화 속의 여신. 염제(炎帝)의 딸 #요희(磘姬)가 어려서 죽자 천제(天帝)가 그 죽음을 가엾게 여겨 그녀를 무산(巫山)의 비와 구름을 관장하는 신으로 봉했다고 한다.
○ 무산지몽(巫山之夢) : 무산(巫山)의 꿈이라는 뜻으로, 남녀의 #정교(情交)를 이르는 말. 중국 초나라의 양왕(襄王)이 낮잠을 자다가 꿈속에서 #무산신녀(巫山神女)를 만나 즐거움을 누렸다는 고사에서 유래한다.
<네이버 국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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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시의 이상은의 무제>
全唐詩/卷539 李商隱
67.無題〈一雲陽城〉
白道縈迴入暮霞 斑騅嘶斷七香車
春風自共何人笑 枉破陽城十萬家
83.無題
近知名阿侯 住處小江流
腰細不勝舞 眉長惟是愁
黃金堪作屋 何不作重樓
103.無題二首
昨夜星辰昨夜風 畫樓西畔桂堂東
身無彩鳳雙飛翼 心有靈犀一點通
隔座送鉤春酒暖 分曹射覆蠟燈紅
嗟余聽鼓應官去 走馬蘭台類斷蓬
聞道閶門萼綠華 昔年相望抵天涯
豈知一夜秦樓客 偷看吳王苑內花
105.無題四首
來是空言去絕蹤 月斜樓上五更鐘
夢爲遠別啼難喚 書被催成墨未濃
蠟照半籠金翡翠 麝熏微度繡芙蓉
劉郎已恨蓬山遠 更隔蓬山一萬重
颯颯東風細雨來 芙蓉塘外有輕雷
金蟾齧鎖燒香入 玉虎牽絲汲井迴
賈氏窺簾韓掾少 宓妃留枕魏王才
春心莫共花爭發 一寸相思一寸灰
含情春晼晚 暫見夜闌幹
樓響將登怯 簾烘欲過難
多羞釵上燕 真愧鏡中鸞
歸去橫塘曉 華星送寶鞍
何處哀箏隨急管 櫻花永巷垂楊岸
東家老女嫁不售 白日當天三月半
溧陽公主年十四 清明暖後同牆看
歸來輾轉到五更 梁間燕子聞長歎
110.無題二首
八歲偷照鏡 長眉已能畫
十歲去踏青 芙蓉作裙衩
十二學彈箏 銀甲不曾卸
十四藏六親 懸知猶未嫁
十五泣春風 背面秋千下
幽人不倦賞 秋暑貴招邀
竹碧轉悵望 池清尤寂寥
露花終裛濕 風蝶強嬌饒
此地如攜手 兼君不自聊
130.無題
相見時難別亦難 東風無力百花殘
春蠶到死絲方盡 蠟炬成灰淚始幹
曉鏡但愁雲鬢改 夜吟應覺月光寒
蓬山此去無多路 青鳥殷勤爲探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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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唐詩/卷540 李商隱
117.無題二首
鳳尾香羅薄幾重,碧文圓頂夜深縫。
扇裁月魄羞難掩,車走雷聲語未通。
曾是寂寥金燼暗,斷無消息石榴紅。
斑騅只系垂楊岸,何處西南任好風。
重帷深下莫愁堂,臥後清宵細細長。
神女生涯原是夢,小姑居處本無郎。
風波不信菱枝弱,月露誰教桂葉香。
直道相思了無益,未妨惆悵是清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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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唐詩 卷五百四十一 李商隱
90.無題
萬里風波一葉舟,憶歸初罷更夷猶。
碧江地沒元相引,黃鶴沙邊亦少留。
益德冤魂終報主,阿童高義鎮橫秋。
人生豈得長無謂,懷古思鄉共白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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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당시삼백수]218.無題二首之二(무제이수지이):重帷深下莫愁堂(중유심하막수당)-이상은(李商隱)
[출처] [당시삼백수]218.無題二首之二(무제이수지이):重帷深下莫愁堂(중유심하막수당)-이상은(李商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