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아케메네스 왕조의 수도, 페르세폴리스
강력한 군대를 내세워 메소포타미아와 시리아, 이집트를 통합하였던 아시리아가 멸망한 뒤,
이 지역을 다시 통합한 나라가 페르시아 인이 세운 아케메네스 왕조이다.
그들의 수도 페르세폴리스의 궁전 유적에는
여러 민족이 신년식을 맞아
다리우스 1세에게 공물을 바치는 모습이 조각되어 있다.
낙타를 몰고 온 아라비아 인에서
들소를 가져온 간다라 인,
전차를 끌고 온 리디아 인까지
20여 민족의 모습이 생생하게 보인다.
이 중에는 왕이 총독을 파견하여 다스리는 속주도 있지만,
페르시아의 지배를 직접 받지 않는 곳도 있었다.
① 다리우스 1세 - 만국의 왕이자 모든 민족의 왕으로 자처한 다리우스 1세가 조공을 바치는 속주민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왕의 뒤에는 1만 명의 왕실 사수대가 왕을 호위하고 있다. 이들은 불사조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는데, 1명이라도 싸우다 쓰러지면 바로 보충되어 늘 같은 수를 유지하였기 때문이다.
② 왕의 길 - 사르데스에서 수사에 이르는 왕의 길은 2,400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로, 100여 개의 숙소가 있어 왕의 사신과 말이 쉴 수 있었다. 왕의 전령은 이 거리를 1주일 만에 갈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3. 효율적인 정책, 풍부한 문화
다리우스 1세를 비롯한 페르시아의 왕들은
언어나 종교 등 정복한 여러 민족 고유의 풍습을 존중하였다.
페르시아의 지배를 받으면서도 이집트 인은 이집트 어로 말하고
서기관들은 파피루스 위에 상형 문자로 기록을 남겼다.
바빌로니아로 쫓겨난 유대 인(헤브라이 인)들이 조상의 땅을 다시 찾고
그들의 신전을 세우는 일을 허락하기도 하였다.
피정복민이 협력하지 않으면 거대한 제국을 다스릴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효율적인 통치 제도와 관용의 정책으로 페르시아는 약 200년간 서아시아를 지배하였다.
여러 민족을 품는 포용의 정책은 페르시아의 문화를 풍부하게 만들었다.
페르시아가 정복한 여러 민족의 우수한 문화는 그대로 페르시아 문화의 기틀이 되었다.
페르시아 문화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것은
페르시아의 왕궁인 페르세폴리스이다.
날개 달린 황소 조각은 아시리아의 궁전 건축에서,
계단식 건물 양식은 바빌로니아에서,
곳곳에 세운 높은 기둥과 연꽃 무늬는 이집트 건축에서 본떴다.
이 왕궁은 보기 드물게 웅장할 뿐만 아니라,
이렇듯 다양한 문화의 흐름을 담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4. 인간의 의지로 선을 택하는 조로아스터 교
페르시아는 여러 민족의 종교를 인정해 주었지만,
자신들은 조로아스터 교를 믿었다.
기원전 6세기경 조로아스터(자라투스트라)가 만든 이 종교는
세상을 선과 빛의 신 아후라 마즈다와
악과 어둠의 신 아흐리만의 대결로 보았다.
이에 따르면,
사람은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 때 선과 악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만약 많은 사람이 아흐리만의 편에 선다면 세상은 혼탁해질 것이지만,
심판의 날이 오면 그들은 결국 멸망에 이르고 만다.
페르시아 인들은 자신의 의지로 선한 신 아후라 마즈다를 섬기며,
최후의 심판 때 천국으로 갈 수 있게 해 달라고 그에게 기도하였다.
이렇듯 조로아스터 교는
이전의 종교보다 인간의 자유 의지와 도덕성을 높이 샀다.
어느 지역, 어느 시대에나 적용될 수 있는 조로아스터 교의 보편성은
세계 제국 페르시아의 질서를 잡는 또 다른 기둥이 되었다.
조로아스터 교는 한편으로 대제국 페르시아의 힘을 빌려
서아시아 여러 지역에 널리 퍼졌다.
조로아스터 교의 교리 중에서 선과 악의 대결, 최후의 심판,
천국과 지옥, 구세주 등의 내용은
서아시아에서 태어난 유대 교와 크리스트 교, 이슬람 교뿐만 아니라
멀리 인도의 대승 불교 같은 세계 종교에 영향을 끼쳤다.
신이 준 권력
다리우스 2세의 무덤 입구에 신에게 성스러운 불을 바치는 왕과
그 옥좌를 떠받치는 페르시아 속주민들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중앙에 날개 달린 둥근 원반에 올라탄 모습으로 표현된 것이
바로 조로아스터 교 최고의 신인 아후라 마즈다이다.
다리우스 1세 이후 모든 페르시아 왕은
자신들이 최고의 신으로부터 권력을 받아 세상을 다스린다고 주장하면서,
왕의 무덤을 비롯한 주요 건물에 반드시 신의 모습을 조각하도록 하였다.
조로아스터 교를 제국 통치에 적극적으로 이용한 것이다.
- 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