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에는 저마다 어울리는 그릇이 있습니다. 국은 국 그릇에, 커피는 커피잔에 마셔야 합니다. 잘못된 그릇의 선택은 커피의 맛과 향을 느끼지 못하도록 방해하기 때문에 잔을 잘 선택하는 것은 향미와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오늘날 대한민국의 커피 시장에서 가장 가볍게 취급되는 것이 바로 그릇입니다. 커피가 자판기에서 종이컵에 나오기도 하고, 하루에도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음료들이 일회용 컵에 담겨져 소비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카페에서 종이나 비닐 소재로 만든 컵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일회용컵 사용규제법’에 의해서 테이크 아웃 주문시에만 일회용 컵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회용 종이잔의 가격을 환산해 보면 커피 한 잔에 차지하는 비용이 적지 않습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일회용 컵은 심각한 환경 문제를 일으킵니다. 그 컵들을 만들기 위해서 수 많은 나무들이 잘려나갑니다. 사람들이 마시고 버린 일회용 컵들은 환경을 파괴하는 쓰레기가 됩니다.
커피 한 잔을 종이컵에 담아서 마실 때 그 컵을 만들기 위해 잘려져 나간 나무를 생각하고 환경을 생각한다면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기는 힘들지 않겠습니까?
일회용 커피잔은 커피의 맛에도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뜨거운 아메리카노 한 잔이 테이크아웃 잔에 담길 때 그 열수의 온도는 대략 90도에서 95도 정도가 된다. 문제는 이때 발생 됩니다. 일회용 잔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거나, 종이컵이라도 물이 새지 않도록 비닐로 코팅이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종이를 접착하기 위해 접착제도 사용합니다. 문제는 뜨거운 물이 부어지는 순간 비닐 성분과 접착제가 열기에 녹아 나오며 비닐이 타는 화학적인 냄새와 함께 환경 호르몬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커피 재료를 사용해도 이런 컵에 담긴 음료는 건강에 좋을 수가 없습니다.
커피의 맛과 향미를 생각한다면 머그잔이나 도자기 잔에 마시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교회에 개인 컵이나 공용 머그컵을 비치해 놓고 사용하고, 혹시 카페에서 커피를 ‘테이크 아웃’을 해야만 한다면 자신의 텀블러를 가져가서 사용하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커피의 맛과 환경, 그리고 지구의 미래와 본인의 건강도 지키는 좋은 습관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