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만인가? 함께 나선 지가? 4주만에 만나는 산성사랑 답사 모임날이다.
10시에 만나기로 한 갈마역 3번 출구를 향해서 집을 나선다.
가는 길에 만난 새가 직박구리 같아서 사진 찍으려 하니 어느새 날아가버린다.
어제 생각이 난다.
세찬 비바람에 떨어진 벚꽃잎들이 널브러진 반석천변 길에서 꽃잎을 찍어먹고 있는 새가 보인다.
웬일로 새가 꽃잎을 찍어먹다니?
나증에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직박구리인 것 같다.
흔히 볼 수 있는 텃새라는 데 말은 많이 들었어도 관심있게 본 적이 별로 없어서.
집 밖에서 시끄럽게 울어댄대서 얻어진 이름이 직박구리(<집 + 밖 + 울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제법 커서 비둘기보다는 작지만.
예정된 시각에 맞춰 도착하니 온 세상이 봄기운으로 가득하다.
어제까지 춥고 비오던 하늘은 맑고, 일기예보는 아침 3도에서 16도란다.
감나무에 새잎이 돋아나고, 가을이면 붉은 감이 또 매달리겠지. 감나무의 꿈을 그려본다.
철쭉도 피어나기 시작하고.. (천지불인;天地不仁: 노자의 말, 자연은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운행되나니 )
오랜만에 만난 지기들이 만나서 보배 차로 이동한다.
대전천변 도로로 들어서서 판암동으로 ->옥천->영동 국도로 느긋이 가련다고 한다.
인동 만세 장터옆을 지나서 판암동도 지나고 머들령 고개도 지나 옥천까지 내달린다.
찻속에서 못만났던 그동안의 이야기들을 나눈다.
초등학교 동창들끼리 만나 8순연 자리에서 밸런타인 30년산을 놓고 정담을 나눴다는 만보 이야기서부터, 도쿄와 가고시마까지 일본을 두 차례나 다녀온 보배 이야기며, AI 이야기며, 주변 봄경치 즐기며 무주 향로산을 향해서 달린다.
새로난 곳이라 접근로를 몰라서 헤맨다. 무주읍내를 한 바퀴 돌아서도 마침 내비도 업그레이드가 안 돼서 애를 먹인다.
오산 삼거리에서 물어 찾아 간다. '무주향로산자연휴양림'.
사람도 없는 한적한 휴양림 시설들, 야영장 주차장에다 차를 세우고 활공장 표지판을 따라 올라간다.
휴양림 안내판도 못 보고,,
길 없는 길 찾아 다닌 것이 어디 한 두번이냐고 눙을 치면서 말이다.
앞장선 성지기가 길라잡이 노릇을 한다.
갈림길에서 보니 활공장에서 향로봉 정상까지 0.9km. 제법 긴 거리가 아직도 남아 있다.
오르막 내리막 산길을. 이 늙은이들이 해 낼 수 있을까?
중간에 있는 전망대(나중에 보니 제1전망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앞섬(무주 내도리) 전경이 힘들었던 마음을 녹여준다.
무도리처럼 금강이 휘돌아 가는 곳, 내도리(한자 지명, 현지 이름은 '앞섬')와 강선대며 싸리재까지 보인다.
주계현 읍성 자리도 보이고.
늦게서야 피운 진달래가 애처러워보이는데, 왼편으로는 앞섬 풍경이 보이고,
힘들게 뒤따라 올라오는 두 지기들..
한참을 오르고 내리고 하다보니 무슨 철도 레일이 보이고 장식용 바람개비가 연신 돌아간다.
바람이 많이 분다는 일기예보를 말해주듯이.
향로봉 정상까지는 아직도 0.2km가 남았다는데.
'종합안내'도 사진을 찍어본다. 저 뒤에서 성지기가 이미 도착해 있는 줄도 모르고,
(나중에서야 알게 되지만 숲해설사하고 이미 안면을 튼 사이다)
뒤따라 오는 일행이 합류할 때 까지 기다린다.
친절히 맞이해주는 숲해설사가 권하는 따뜻한 차 한잔에 피로가 싹 가신다.
잠시 휴식을 가진 뒤 마지막 남은 정상을 향해서 올라간다.
북쪽 사면에 진달래가 제법 화사하게 피어있다.
오른쪽으로는 '앞섬'이 소나무 사이로 간간이 모습을 보이고...
아름다운 봄날의 정경이다.
'모노레일 탑승장'
이런 값비싼 시설을 설치한 것을 보면 상당한 볼거리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또다른 비경이 우리를 기다리는 줄도 모르고 나무 계단을 밟고 올라간다.
인생 계단처럼 말이다.
정상 정자를 향해서 올라가기 직전 맞닥뜨리는 새로운 세상.
신천지가 안전에 전개되도다. (기미독립선언문 일절)
산벛나무가 하얗게 피어난 사이로 뭉게구름이 보이느 푸른 하늘, 오른쪽에 철쭉이 한 두송이 피어나고,
아래로는 무주 읍내가 조금 보이고 남쪽으로는 적상산 향로봉이며 저수댐도 보이고 멀리로는 눈쌓인 산들이 보인다.
해설사가 설명한다. 남쪽 하얀 눈길이 보이는 곳이 스키장 슬로프이고 그곳이 덕유산, 왼쪽 동쪽은 백운산,
백운산 너머 동쪽으로도 흰눈 덮인 백두대간이 보인다.
봄꽃과 어우러진 눈덮인 고산 준령들의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다.
눈이 호강을 하는 날이다.
몇 걸음 더 내뒤지자 무주 읍내가 내려다 보이고, 적상산(붉은 점 표시)이 더 가까이 다가온다.
반딧불 모양의 체육관(해설사 설명)도 보이고,, 청정 고을의 상징, 반딧불, 태권도 도장...
적상산 남쪽으로 덕유산 스키장 슬로프도 잡아 당겨보고,
동쪽의 백운산 설경도 본다. 그 아래에는 태권도경기장이 있다는 데...
정상 전망대 겸 정자에서 기념사진도 찍어 준다.
앞섬을 배경으로 해서.
숲해설사(김한순 씨)의 주변지형 설명도 듣고,,,
소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암꽃과 숫꽃이 다른 자웅동주이지만, 수분은 자웅이주에서 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된다.
생존전략을 위한 자연의 지혜라는 말을 듣는다.
모르면 배워야 한다.
붉은 점 하나가 암꽃이고 아래의 점 두개는 숫꽃,
이것이 다른 소나무의 꽃가루와 맺어서 내년에 수정이 되고 솔방울이 생기기 시작한다는 자연의 섭리.
사람도 근친결혼을 금하듯이 자연도 특히 소나무가 이를 가르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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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와서 소나무 책을 꺼내서 들여다 본다.
자세한 설명 어디에도 숲해설사가 말한 제 나무 꽃가루받이 이야기는 언급되어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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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치유의 즐거움을 가슴에 가득 안고서 되돌아선다.
문득 병장특별진급 사연이 오버랩되어 떠오른다.
1968년 1월 김신조 일당이 대통령 목따러 내려온 시절 이야기
그 시절의 김신조 씨(목사)가 작고했다는 뉴스와 그 때 간첩신고했던 나뭇꾼들이 문상왔다는 뉴스도 떠오른다.
인생 무상인가. 벌써 60여 년이 다 되어 가는 시절, 운동화차림으로 가볍게 올라왔던 향로봉(420m),
민둥산,황토백이었던 곳이 이렇게 변할 줄이야.. 상전벽해라더니,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한다.
(그 속에는 얼마나 많은 눈물과 땀과 피가 서려있는지는 모르고,,,)
추억을 뒤로하고 해설사가 알려주는 지름길을 따라 내려온다.
늦게서야 만난 빛바랜 '무주향로산 자연휴양림 종합안내도 ' 사진이다.
(*누군가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찍어 올린다.)
무주중학교 뒤 약수터로 올라오면 좋다는 숲해설사의 안내가 잊혀지지 않는다.
다시 되돌아 보는 설산의 모습이다.
(118년만에 늦게 오는 눈이라는 둥. 기상관측이래....)
설산 구경을 하면서 얼마를 내려오니 숲속의 휴양처가 나타난다.
구경하느라 점심도 걸러서 시장한데.. 간이 식탁에 앉아 간단하게 요기를 한다.
집 사이로 보이는 설산 (백운산)을 구경하면서...
여기까지 차를 가지고 왔으면, 정상 등산은 쉬었겠지만, 대신 '앞섬' 보면서 올라오는 맛을 잃어버리는 댓가를 치러야 하고,
세상에는 '공짜 점심이 없다'는 말이 떠오른다.
활공장 쪽으로 걸어오는 수고 덕분에 앞섬 구경도 잘하고,
도중에 동굴집이 있다해서 둘러본다.
( 앞에서부터 용암동굴,해식동굴,얼음동굴, 석회동굴순으로 되어 있고, 실별로 침대가 4개씩 되어 있다고 . 근처의 인부가 알려준다.)
급경사로 돌아가는 찻길 사이로 보이는 봄의 빛깔이 아름답다.
사이사이 조팝나무가 하얗게 무리지어 피어나 있고...
배고팠던 시절, 보릿고개 시절이 떠으로는 조팝나무, 이팝나무, 박태기 나무들.
나무이름, 풀이름 소게 봄의 애환이 녹아있다.....
다 내려온 곳에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노레일 승강장 모습 : 찾는 이 없는 모습이 을씨년스럽다..
사람은 사람속에서 살아야 한다. 지지고 볶고해도....
무주 향로산 자연휴양림 편은 여기까지에서 일단 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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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로봉 정상에서 내려다본 앞섬을 찾아가보기 위해 학산쪽에서 내도리로 가는길로 찾아 나선다.
(사진 속의) 다리는 앞섬에서 뒷섬으로 가는 다리에서 바라본 뒷섬(후도리) 모습이다.
(2025.04.17(목) 카페지기 올림)
(*다음에는 앞섬과 금산 방우리 편을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