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거, 이거 대단히 중요합니다.
아함경에도 두 번째 화살을 맞지 말라는 가르침이 있을 정도니까요.
두 번째 화살이 주는 상처는 더 아프고 더 치명적이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단풍 시즌에 몸소 체득한 결론이 ‘그래, 뭐든 절정기엔 집밖을 나서는 게 아니야!’ 그랬었는데
차에 타서 네비에 목적지를 찍은 직후, 아! 했습니다.
간만의 지방 산행에 들떠있는 금서향은 못먹어도 GO!랍니다.
시간이라는 연고제가 상처의 기억을 옅게 만든 다음이라 나도 GO!
집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한 오늘의 목적지는 한남금북정맥 최고봉인 충북 증평 좌구산(657m)
140Km 정도 거린데 네비는 도착시간을 10:19분이라 했고
실제로는 10시 반이 조금 넘어서 좌구산 자연휴양림 명상의집 앞에 주차했습니다.
앉을 坐 거북 龜
산의 형상이 마치 거북이가 앉아있는 모습이라 하여 좌구산이란 이름을 얻었습니다.
간만에 하는 지방산행인데, 마침 세번째 손녀를 위한 백일기도 중이라
의도적으로 거북 구나 귀字, 자라 별이나 오字 이름을 가진 산을 찾았습니다.
<거북이는 장수(長壽)와 지혜(智慧), 안전과 근성, 그리고 복(福)을 상징한다. 거북이는 오래 사는 신령스러운 동물이며 지혜로 무장해 육지와 바다를 오가며 신(神)의 사자(使者) 역할을 한다. 또한 느리지만 꾀를 부리지 않고 끝까지 목적한 바를 달성하기 때문에 안전과 근성이 있는 동물이다.
거북이와 연관된 문구(文句)로 영구예미형(靈龜曳尾形·거북이 정기가 발로하는 꼬리를 끌고 가는 형상), 금구입수형(金龜入水形·거북이 물로 들어가는 형상), 부해금구형(浮海金龜形·바다 위로 거북이 떠오르는 형상)이 있다.
거북이 형상의 석물을 주택과 상가, 공장 등의 입구에 두면 흉풍과 살기(殺氣)를 막고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거북이 그림은 좋은 기운을 내뿜으며, 어항에 거북이 한 쌍을 넣어두는 것도 좋다. 단, 어항 속의 한 마리가 죽으면 채워서 반드시 쌍으로 두도록 해야 한다. 거북이뿐만 아니라 한 쌍으로 된 것들은 모두 마찬가지다.
만일 땅심이 좋으면서 사주(四柱)에 물이 없는 사람이라면 연못을 만들어 거북이 한 쌍이 물을 바라보도록 설치해 두면 경사가 겹치게 된다>
출처: [생활 속의 풍수지리] 목마른 거북이 물을 마시는 명당.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풍수의 문외한이 어디가 거북이 머리에 해당되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하물며 명당 혈자리를 어찌 짐작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그저 정상 표지석에 쓰여진 글씨에 감탄만 할 뿐.
기도할 곳을 알아보려고 좌구산에 대해서 좀 찾아봤는데,
자연휴양림과 그안에 있는 천문대, 명상의 다리, 짚라인에 관한 내용 일색이고
이름과 풍수와 관련한 내용은 찾지 못했습니다.
그냥 좌구산에 다녀왔다는 걸로 만족.
올라오는 길에 안성의 七長寺 칠장사라는 절에 들렸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절이 있었다는 걸 왜 몰랐을까요?
나도 다닐만큼은 다녔는데 아직 멀었나봅니다.
절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홀딱 반했습니다.
마침 때가 단풍철이고 가지끝에 남겨진 감이 예쁜 시절이라 그런지
만추 속의 천년고찰 칠장사 경치는 대단했습니다.
아침 7시에 나서서 저녁 7시 조금 지나 귀가했으니 약 12시간.
집에 도착할 무렵 차 안에서 금서향 왈;
‘체력 하나는 대단해.
3시간 반 운전하고, 3시간 반 산행하고,
또 1시간 10분 운전해서 칠장사로
거기서 108배 하고
또 2시간 반 운전하고’
앞으로 지방 산행은 당일치기를 지양하고 1박2일로 모시겠다고 맹세다짐하며 귀욤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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