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제 수업으로 바뀌었지만 인문계고등학교에서
토요일 쉰다는 것은 행운이거나 눈 질끈 감고 무시하는 경우밖에 없습니다.
당연 토욜 출근하곤 집에 가서 장비 챙기고
오후 3시에 구서역에서 모입니다.
열심히 울진까지 날아갑니다. 3시간에 주파합니다.
대단한 기사를 두었습니다.
예전 흥해까지만 2차선일 때 울진을 한 번 간다는 것은 큰 용기였는데....
부산에서 엄청난 시간이 걸렸지요~
가족끼리 불영계곡 중에서도 금강송을 보기 위해 갔던 소광천이 생각납니다.
참 한적하고 좋았었는데....
아무튼 저녁을 울진 원전에 파견나가 있는 친구 단골집으로 갑니다.
죽변항에 있는 어시장입니다.
해룡호는 배이름이라고 하네요.
해서 거의 배로 직접 잡은 자연산이라고 합니다.
오늘 고기는 돔1마리, 고랑치, 도다리, 가자미,오징어입니다.
이 백고동은 서비스~
기본 3명 상차림....
요게 3인분입니다. 양도 많지만 참 맛있네요.
가자미와 도다리는 배쪽 껍데기는 안 벗기네요,
지느러미(이 쪽 말로는 날개미)도 그대로 두는 것 같습니다.
씹는 입감은 확실히 좋네요.
매운탕도 일품이고... 물론 멍게와 해삼도 먹었지요, 곁들이 안주로....
지금 이 회와 매운탕 보니 또 먹고 싶네요.
아무튼 거나하게 술을 먹고 덕구온천으로 자러 갑니다.
콘도 가서는 백고동 삶은 것 오이 양파 등을 넣고 초무침하고,
두부는 양념장 올리고, 기타 마른 안주로 2차합니다.
장난 아니게 먹었습니다.
머스마들끼리만 모였으니 당연히 서양화도 그리고 낄낄 깰깰거리면서
잡다한 이야기 속에서, 주제도 하룻밤에도 수십 번이 바뀌었지 싶습니다.
정치 이야기했다가 갑자기 야구로 바뀌고
야구에서 학교 이야기로, 또 자식들 결혼 이야기까지...
참 소재도 무궁무진하더이다.....
그리곤 정말 내일 새벽의 산행을 위하여 취침합니다, 몇 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밤에 탱크도 지나다니고, 아파치 헬기도 몇 대가 오르락내리락했답니다.
심지어는 이빨 갈다가 몽유병도 나오고....
오만가지 이야기가 새벽에 난무햇습니다.
4시부터 깨우기 시작하는 일부 몰지각한 늙다리 동기(새벽잠이 없는 넘) 때문에
거의 몽땅 기상합니다.
9명이서 2군데 샤워실로는 부족하네요, 어젯밤의 전투 탓도 있고...
여하튼 그렇게 아침은 햇반에 라면국물로 해장하고 7시 조금 넘어서 산으로 올라갑니다.
문제는 저눈 아직 술이 깨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불금에 다들 한잔하는 것이 당연한 일상사이고
전날(목)에 마신 것이 금욜에 토욜까지 3연짱이다보니....휴!
아무튼 고등동기 산행 전날은 늘 술을 먹은 담날로 정해져 있는 전통을 깨지 못 하고
덕구온천 옆으로 올라갑니다.
큰카메라 포기합니다. 똑딱이 하나 들고 갑니다.
가을꽃 코스모스가 더운 여름에 지천으로 피어있네요....
우리 말고도 사람들이 꽤나 가는 것 같지만 산에 가는 사람보다 저 위에 스파 옆 둘레길 가는 사람들입니다.
완만한 능선길 약 6키로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급경사 3키로 정도 내려와서 4키로 정도 계곡길로 하산하는 코스이네요.
잘 걷는 사람 5시간 정도라고 하는데... 아닌 것 같습니다.
구경하지 않고 코스 완주할 생각이면 가능한데...
우리는 그거 안 하려고 즐기려고 새벽에 출발하는데...ㅋㅋ
7시 반에 등산로 입구에 도착합니다.
처음부터 나무 계단 올라갑니다. 헉헉거립니다.
정상까지 약 6키로~ 가봅시다!
조금 올라서자말자 소나무가 품격이 다릅니다.
쭉쭉 뻗은 자태가 절개의 표상으로 소나무를 치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조금 위험허다 싶은 길은 가드레일(?)을 쳐두었네요, 소나무도 구경하시고...
이제 한고비 올라온 모양입니다. 보통 30분 정도 올라오면 호흡이 정성으로 돌아오는데...
오늘은 다리도 천근만근, 호흡도 좀체 돌아올 기미가...
트림도 안 나오고....
이게 사위질빵인가요? 꽃도 제대로 안 들어옵니다.
허걱 내려가는 길이 나옵니다.
산 능선길 타다가 내리막길 나오면 참 싫은데... 곧 오르막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아무 생각없이 발 가는 대로 오르다보니 약 2시간이 흐르고나니 호흡이 이제 돌아옵니다.
친구들 말로는 얼국색도 좋아졌다고 하네요, 이제 농담도 시작합니다...ㅋㅋ
1.6키로 30분이면 경사는 거의 없다는 이야기, 또 다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어구야꾸 반갑네요.
요게 2헬기장이지 싶고요.
드뎌 정상이 바로 저기인데....
도착, 응봉산, '응'은 매라는 뜻입니다.
어떤 전설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매와 관계되는 지명인 모양입니다
올라올 때 사람도 없고 해서 윗도리는 벗어던졌습니다.
덕풍마을로 가는 저 코스가 정말 좋다던데...
용소골은 대한민ㄱ구 2번째 가라면 서러울 계곡이라던데...
문제는 시간과 차편입입니다.
저쪽은 삼척입니다. 보통은 짤라서 하던지 아님 이 응봉산 정상에서 비박을 하던지 하는데...
지금 우리 체력으로 무리, 또 그저께 비가 많이 와서 위험할 수도 있고...
오늘은 원점 회귀.
저 헬기장이 보통 비박지로 많이 사용한다고 하네요.
저기서 바라보는 밤하늘은 정말 좋겠습니다.
하산합니다.
정상에 10시에 도착했으니 2시간 반만에 올라왔습니다, 양호합니다.
어젯밤의 술파티를 생각하면 대단합니다.
하산길은 처음부터 장난아니게 급경사입니다.
이리로 올라왔으면 거의 우린 뻗었겠습니다.
중간에 약간 평평한 곳에서 막걸리 한잔합니다.
부산에서 가져온 생탁과 홍어, 먹다가 찍어서...요게 2개였습니다.
묵은지에 싸서 먹으니 속이 편해지는 느낌입니다.
그래도 다들 술이 또 들어가네요....
이 소나무 참 이뿌지요, 거의 정상에서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소나무 껍질이 장난이 아닙니다.
금강송은 옛날 궁궐의 기둥으로 사용했다고 하데예...
실제로 소광천 올라가다가 금강송 군락지 가는 길엔
지금 같으면 금강송 출입통제소가 있습니다.
쭉쭉 뻗은 금강송, 그래도 그늘이 제법 있어서 햇볕에 태우지 않고 산행을 합니다.
이건 참 묘하게 생긴 나무들입니다.
누가 큰 나무를 껴안고 있는 듯한 포즈입니다.
중간에 길이 유실되었습니다. 뿌리가 그대로 드러나 있네요.
어쩔수없이 등산로는 위쪽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드뎌 첨 만나는 다리~ 포스교라고 하네요.
다리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이렇게 외국 다리를 흉내낸 것으로 안내 표지판을 만들어 두었네요.
이거 보는 재미도 있겠습니다.
요기서 정상까지 2키로인데 2시간 소요라....
아까 올라갈 때 1.6키로에 30분인데...
그럼 이 2키로는 얼마나 급경사인 줄 아시겠지요.
제 기억엔 설악산 희운각에서 중청까지 1.3키로에 2시간이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만큼 급경사란 말씀입니다.
물이 흘러내려 폭포를 이룹니다.
드뎌 이 계곡물에 알탕하고 점심 먹습니다.
민망한 사진은 빼고...ㅋㅋ
이때가 11시 50분쯤 되었습니다.
중간에 간식을 먹기는 하였지만 내려오는 시간도 제법 걸리네요.
점심은 따로 준비하지 못해
새벽 콘도에서 데워온 햇반과 김치 한봉지, 골뱅이 통조림, 식당에서 얻어온 엉게나무장아찌가 다입니다.
어제 저녁 만찬에서 오늘 점심은 걸뱅이 점심입니다.
그래도 친구들과 맛있게 먹습니다, 꿀맛입니다.
물흐름이 장난이 아닙니다. 우측 끝에 손 하나 보이죠?
물에 들어가기가 좀 어렵습니다.
그냥 이런 계곡에서 1시간 정도를 탁족, 알탕 등을 합니다.
이제부터는 평탄한 오속길 같은 계곡길입니다.
3키로 왔고 앞으로 4키로 더 가야 합니다. 덕구온천 쪽으로.
여기가 원탕입니다. 온천수가 솟아오르는 곳으로, 족욕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족욕을 하네요.
위에서 얼탕, 탁족 양껏했기에 포기하고 하산합니다.
요게 온천수 원수입니다. 여기서부터 관으로 덕구온천까지 이동합니다.
온도는 따뜻할 정도로 41도 정도이고, 맛은 거의 무맛이더군요.
덕구온천에서 여기까지만 오는 연세 드신 분들도 있더라고요.
이제부터는 세계 각국의 다리를 만날겝니다. 다리 밑으로 관이 보이죠,
그것이 원탕 온천수를 4키로 밑의 온천까지 이동하는 관입니다.
저건 중국의 장제이교랍니다.
이 꽃은 무엇인지? 참 묘하게 생겼습니다. 가르쳐 주이소~
참 기기묘묘하게 생겼지요!
이제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평탄한 길을 걷습니다.
심심할 때쯤 되면 다리가 나오고...
요 다리는 '도모에가와교'라는 일본 다리를 본뜬 것이라 하네요.
효자샘에서 약수도 한국자하고...
물맛은 시원하니 좋네요.
이런 계곡이 끝없이 펼쳐집니다.
땀이 또 흐르기에 물에 풍덩 들어가고 싶습니다.
요건 영국에 있는 트리니티교를 본뜬 것. 계곡과 계곡 사이를 건너기 위해 만든 재미있는 다리들입니다.
다리 밑으로 당연히 계곡물이 폭포수처럼 흘러가고....
요건 경복궁에 있는 취향교라고 하네요. 역시 우리나라 것이 이뿌네요.
이뻐서 한 장 더~ ㅋㅋ
계곡물에는 엄청 많은 물고기들이 살고 있는데... 똑딱이로는 한계가....
또 심심할 때쯤 나타나는 '알라밀로교'(스페인),
이 다리 보는 재미가 조금은 평탄하고 지겨울 것 같은 느낌을 없애주는군요.
요건 스웨덴의 모토웨이교
여긴 아찔하게 암반을 깎아내면서 담을 이룹니다.
저 밑에는 사람들이 제법 모여 있지요!
4키로 계곡이니 곳곳에 단체로 사람들이 음식을 먹고 있네요.
요건 크네이교, 다리를 몇 개를 건너왔는지....
중간에 선녀탕도 있었는데....
요건 그 유명한 노르망디교~
꿀풀도 보이고, 까치수염도 보이네요.
이건 우리나라 서강대교,
계곡물 중간에 짙은 색의 띠는 마그마가 용출되어 식은 것이라 지질학과 출신의 친구가 말해줍니다.
또 이 꽃이 무더기로 피어 있습니다. 꽃이름이 무엇인지....
외국인도 나름 경치를 즐기고 있네요.
자연을 즐김에 동,서양이 어디 있겠습니까?
마지막 금문교... 여기서부터는 속세의 냄새가 납니다.
드뎌 다 왔습니다. 2시쯤 되었습니다.
7시 반에 올라갔으니 휴식, 점심 포함하여 6시간 반 동안 약 14키로 걸었네요.
1박했던 덕구콘도로 옵니다. 그리곤 덕구온천으로 목욕하러 갑니다.
목욕 마치고 울진으로 나는 길에 요상한 파전 먹으러 갑니다.
파전을 구운 것이 아니라 튀겼네요.
묘한 맛입니다. 조금 느끼한 맛 때문에 함께 먹으라고 무김치를 내놓았네요.
가오리도 간혹 보이네요.
두부김치와 함께 막걸리 한잔합니다.
4시에 부산으로 출발합니다.
찌뿌둥했던 몸이 가뿐합니다.
자기 근무지까지 올라온 친구들에게 너무도 만족하게 보여준 친구의 마음씀도 고맙고,
함께 마시고, 웃고, 이야기 나누고, 약간의 추한 모습까지 솔직하게 보여준 친구들도 추억거리로 남아 있습니다.
담에는 응봉산 반대 편인 삼척 쪽의 덕풍마을에서 용소골로 가는 코스를 가자는 막연한 약속을 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내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