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편의 시조] 장미주소로 오세요 /정도영
이말라 시조시인2026. 5. 20. 20:14
부산시조시인협회·국제신문 공동기획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한 사람
오월 장미 담장이면 찾기 쉬운 집이라며
다듬어 붉게 키워낸 송이들이 불타는데
사거리 장미 넝쿨 긴 담장은 북두칠성
처음 오는 사람조차 단걸음에 찾는 집을
홀연히 떠나 놓고선 찾아오지 못하는 이
꽃잎 따서 입에 무는 세 살배기 외손녀
낯설어 모르실까 안아 올려 볼 부비니
선연히 찾아오세요, 우리 둥지 장미 주소로
담장 위 장미가 북두칠성 같은 좌표가 되어 먼 길 떠난 임이 찾아오시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 시를 만나기 전 단시조 한 편을 먼저 만났다. 시인은 너무나 결이 곱고 여리고 친절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사랑을 보내고 많은 밤을 그리움으로 새웠음을 시에서 본다. “운명의 붉은 실 끊고/ 그예 먼 길 가신 이/ 오시면 안 되나요/ 문 활짝 열린 내 방/ 천둥이 자꾸 우는 밤/ 오시면 안 되나요”
시조가 있어 절절한 마음을 이렇듯 시조로 승화하면서 우리에게도 아름다움을 전해 세상이 빛나는 거라 생각 한다. 그리움이 외로움 속으로 달아나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정도영 시조시인: 경남 창원에서 활동하는 1961년생 여성 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