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기, 송기성, 송창걸, 이경일전
취미를 예술로 승화 시키다
네 사람이 미술작품 활동을 해결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과제나 헤쳐 나가야할 머나먼 길로 의식 하지 않고
스스로의 행복을 추구하는 즐기는 예술을 하고 있고 본인과 주변 분들이 같이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서 전시회를 가진다.
글 | 곽순애(명지전문대 문예창작과 교수, 종로문화원 부원장)
[2009. 10. 7 - 10. 13 부남미술관]
[부남미술관] 서울시 종로구 경운동 73-1 이양원빌딩 B1 T.02-720-0369
홈페이지로 가기 http://www.bunamgallery.com
부남미술관에서 열리는 ‘가을 맑은 빛’ 전은 몇 가지 점에서 특별한 전시회라 할 수 있다. 첫째, 네 사람의 작품들이 서양화(유화, 수채화), 동양화(민화, 공필화), 조각 등으로 다른 장르이며, 평소에 특별한 친분관계가 없었고, 연령대도 많이 차이나는(40대, 50대, 60대) 순수한 아마추어 작가 4인이 우연한 기회에 의기투합하여 여는 전시회라는 점이 그렇다. 둘째는, 네 사람이 미술작품 활동을 해결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과제나 헤쳐 나가야할 머나먼 길로 의식 하지 않고 스스로의 행복을 추구하는 즐기는 예술을 하고 있고 본인과 주변 분들이 같이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서 전시회를 가진다는 것이다. 아마추어 작가들의 동호회전이나 그룹전을 보면 여럿의 작품 인데 한명의 작가 그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곤 하는 때가 많을 것이다. 어느 것이 스승의 작품인지 비교하기 힘들만큼 잘 그렸지만 독특한 개성의 자신만의 순수성과 예술성을 표현 하는 데는 미흡한 경우를 많이 본다. 미술은 예술의 장르 중에도 가장 자유로운 예술 정신을 가졌지만 이런 경우는 반대로 드로잉 기능인으로 전락한 경우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종기 작가는 진돗개 두 마리와 함께 북촌한옥마을에 산다. 새벽 다섯 시와 늦은 저녁 하루에 두 번 약 한 시간씩 진돗개를 데리고 몇 년째 북촌 곳곳을 산책하였다. 작가는 자신만큼 북촌을 자세히 본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북촌을 홍보할 때마다 보이는 집 중 하나인 한옥도. 가회동에 한 채 지었는데 그리고 자신의 진돗개가 북촌의 아이콘중 하나가 되었다고도 믿는다. 그래서 자기 나름의 북촌풍경을 화판위에 그린다. 작가가 보는 북촌의 모습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보존 되어야하고 보존 되고 있는 북촌한옥들과 오래된 골목, 학교 앞 가게 미장원 기름집 방앗간들의 모습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보존하고 복원되어 지니 그것을 보고자 몰려드는 젊은이나 외국인을 상대로 새로이 생겨나는 젊은이들의 거리, 여러 미술관들, 작은 박물관, 근대유물을 파는 점방 카페 옷집들이다. 첫 번째 주제인 한옥은 작가가 한옥을 지어봤기 때문에 그 구조를 잘 안다. 그는 북촌 어느 골목이 아름다운지도 잘 안다. 그가 그린 한옥 기와 색깔은 여러 색깔이 반짝이는데 북촌언덕에 가서 날씨 맑은 날 삼십분만 한옥 지붕을 쳐다보고 있으면 왜 그가 그렇게 표현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주제인 젊은 북촌은 채도가 높은 원색으로 건물을 표현하고 여기에는 늘 강렬한 느낌의 나무들이 서있다. 표현 그대로 젊음을 그렸고 직선이 강한 건물에서는 독특한 색감이 인상적이어서 작가의 나이를 무색 하게 한다.
송기성 작가는 전통 민화 책거리 그림에 잘생긴 말을 그려 넣는 새로운 표현을 하고 있으며, 민화와 중국의 공필화를 접목을 시도를 하고 있다. 작가 특유의 갈색 계열의 차분한 색감은 민화에 새로운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송창걸 작가는 화화를 시작한지 1년 남짓의 시간에 60대 후반의 나이에도 대단히 빠른 발전으로 이번 전시회에 참가를 하게 되었고 벌써 작가 나름 화풍의 분위기가 엿보인다.
이경일 작가는 공중파 방송의 무대장치를 직업으로 가지고 있다. 직업상 나무를 많이 다루다가 취미도 목조각이 되었고 이번 전시를 위한 열정으로 회사에 휴가까지 청원하여 작품제작에 몰두 했다고 한다. 취미를 예술로 승화시킨 진정한 사례를 이번 전시에서 볼수 있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