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디해라! (22주 월요일 오전)
단디! 똑디! 갱상도 사투리다 나는 완벽한 '보리문디'라 어색하지 않은 표현이다. 요즘 내 머릿속에서 자주 떠오르는 단어이다.
단디는 '단단히'라는 경상도 방언으로 꼼꼼히, 실수없이,똑바로 잘하라는 뜻이다. 똑디는 '똑똑이'의 방언이며 똑바로 ,야무지게 잘하다는 뜻으로 쓰인다. 몇 해 전 제자훈련 때 내가 속한 조가 사용한 구호였다.
그 훈련생들은 어떤 미션에도 기대와 수준 이상으로 결과물이 나왔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조원을 이루고 있어서 역할 분담도 아주 훌륭했다. 그런데 사실은 한 사람씩 들여다보면 아주 제각각이였다. 완벽한 오합지졸 조합이였다.
2년의 제자훈련 기간을 마무리하면서 전례에 없던 '선교여행'을 떠나게 되었고 4개월의 준비를 거쳐 12명이 완전체가 되어 일본 큐슈 히타교회로 떠났다. 소그룹 나눔에 관련된 강의 일정과 소그룹 시연을 꽉찬 1박2일의 일정으로 두고 진행했다.
소그룹강의와 Q&A, 시연이 목적이였고 나름 잘 되는 소그룹이라 자청했지만 사실 목사님 한 분을 제외하고 11명이 하나가 되는 일이 쉽지 않았다.기획하고 일정을 준비하고 모든 세부 사항대로 잘 준비한다 했지만 우리는 출발일 새벽 공항에서 선물로 준비한 김세트 20박스를 분해해서 다시 포장하는 일이 생겼었고 그 과정 나는 또 다른 선물인 가루차 종류를 내가 맡아야 했다.
그 일로 나는 수상한 가루를 배낭에 지고 당당히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다 마약밀반입 오해로 신고 있던 신발도 벗어 넘겨 주교 신발 밑창을 칼로 분해하기 직전에 어설픈 일본어 해명으로 여직원이 불려지고 나서야 해프닝을 끝낼 수 있었다.
지금의 짧은 헤프닝만으로도 우리는 단디와 똑디라는 단어 사용에 무리가 있는 훈련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교회"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셨다. 완전할 수 없는 곳 ,그러나 예수님이 핏값으로 사신 곳. 2년이라는 시간을 훈련하고도 교회다워지지 못한 모습을 그 곳에 가서야 깨닫게 되었다.
가이드로 나온 "시마상"은 히타교회의 가장 젊은 인재이자 젊은 일꾼이였다. 그녀는 50세였다. 오지 산골에서 살고 있는 그녀였지만 미국 유학생활로 어느 정도 식견이 있던 터에 한국에서 오신 분들이 너무 자유하고 단합되지 않고 어수선하다는 평가를 직접 우리 귀로 듣고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요즘 유독 자유주의.근본주의.복음주의라는 단어를 많이 듣고 보고 있다. 신학적으로 짧은 소견을 피력할 수는 없지만, 그 때의 짧고 굵은 선교 여행이 내게는 이미지화 되어 정리되어진다.
공동체의 완전하지 못한 모습. 일본이라는 나라만의 종교색깔. 외부에서 내부를 보고 객관화시켜 하는 말, 내부에서 외부를 향한 관점, 개인의 상황.신앙의 이력등이 우리가 깨닫지 못한채 다원주의를 만들고 자신의 시선대로 성경을 훼손시키는 자유주의가 되어가는 것을 깨닫게 하신다.
무엇이 옳다 ,그르다를 따지기 이전 '성경을 읽자'와 '역사를 읽자'는 어떤 저자의 글에 공감하며 나의 세계관을 먼저 점검하길 원한다. 성경적.기독교적 세계관 확립을 위해,나는 얼마나 하나님의 방법을 알기 위해, 성경을 읽었는지 하나님의 시선으로 보기 위해 살아냈는지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고자 했는지 돌이켜본다.
나의 해석과 관점이 하나님의 것으로 온전히 바뀔수 있다면 인간의 관점에서 해석된 주의식 사고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싶다. 합력하여 이루시는 선, 그 뜻대로 살아가는 우리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실 줄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디해라! 똑디해라 하나님이 기억하신다! .
첫댓글 경상도 분인지, 몰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