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9-45
39 그 무렵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40 그리고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
41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42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43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44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45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오늘 독서와 복음은 기다림과 기쁨에 관한 것입니다. “솔로몬의 가장 아름다운 노래”(아가 1,1)인 아가는 일종의 ‘사랑 노래 모음집’입니다. 그 가운데 오늘 독서는 구혼 시절을 회상하는 여인의 노래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두 연인은 만남을 기대하며 서로를 부르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남자를 모르는 처녀로서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을 잉태하신 마리아와, 그에 앞서 아이를 낳을 수 없었지만 같은 분의 힘으로 세례자 요한을 가진 엘리사벳이 인사를 나눕니다. 그 만남의 기쁨은 엘리사벳의 태 안의 아기가 뛰노는 즐거움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간절히 기다리던 만남이 이루어져 얻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큽니다. 그 만남이 주님과의 만남이라면 그 기쁨은 더욱 크다는 것을 화답송의 시편이 잘 보여 줍니다. “의인들아, 주님 안에서 환호하여라. 주님께 새로운 노래를 불러라. 주님은 우리 도움, 우리 방패. 우리 영혼이 주님을 기다리네. 그분 안에서 우리 마음 기뻐하고, 거룩하신 그 이름 우리가 신뢰하네.”
주님 성탄을 앞둔 대림 시기의 막바지에서 구세주께서 오시기를 간절히 기다립니다. 사랑의 기쁨을 노래한 아가의 표현처럼 구세주께서는 노루나 사슴처럼 산을 뛰어오르고, 언덕을 뛰어넘어 오십니다. 이처럼 사랑은 사람들이 할 수 없다고 생각하던 것을 이루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아기의 잉태와 두 어머니의 만남이 그렇습니다. 따라서 구세주께서 오시는 것을 그 무엇도 방해할 수 없습니다. 주님 사랑은 행동을 촉진하는 힘입니다. 주님 성탄을 앞둔 우리 또한 어떤 역경 속에서도 오시는 분을 기쁘게 맞이하려면 힘차게 뛰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박기석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