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 맘때 쯤.
새 쌀이 나오기 전인 요즘 같은 계절에는
웬만한 부잣집 아니고서는 쌀밥 먹기가 힘들었지요.
그러니 매일 먹는 꽁보리밥에 질려서 쌀밥을 동경하게 되고,
어쩌다 하얀 쌀밥으로 도시락 싸 온 친구들 보면
부럽기도 하고 그랬지요.
허나,
요즘 세상에는 건강식이니 뭐니... 어쩌구 저쩌구 해서
쌀과 보리의 신세가 완전 역전 되었습디다.
쌀 한 되 값보다 보리쌀 한 되가 더 비싸고
심지어 보리밥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에서는 밥 한 그릇을
진짜 100% 보리쌀 밥으로 만 하면 적자가 난다네요.
궁여지책으로 쌀밥 반, 보리밥 반으로 해서 손님께 낸다고 하더만요.
말이 반반이지 사실은 6 : 4.
좀 더 자세히 보면 7 : 3 정도로 쌀밥이 더 많아 보이더라구요.
그 만큼 보리쌀이 신분 상승을 했다는 얘기지요.
역시 세상은 오래 살고 볼 일입니다.
얼마 전,
고성 모처에 계시는 어떤 분이 올해 직접 농사 지은 햅보리쌀을
조금 주시네요.
두 되는 좀 안될 것 같고,
되 가옷이나 될랑가 ? (1.5 되)
오늘도 점심으로 집에서 보리밥을 먹었지만,
2~3일 보리쌀 섞인 밥을 먹고 있는 중인데,
그 밥맛이 정말 따봉입니다.
한 숟갈,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을 때 마다,
한 가지씩 옛날 일들이 생각나기도 하고요.
보리밥을 맛있게 먹는 방법 하면,
뭐니 뭐니해도 호박 잎과 애호박, 그리고 통멸치 넣고
기호에 따라 땡초 적당히 넣어서 뽀글뽀글 뽀돗이 끓인 된장찌개.
그 한가지만 있으면, 별 반찬 필요없이
비벼 먹어도..... 그냥 먹어도.....
가히 찰떡 궁합이었지요.
열무김치 까지 있으면 금상첨화...ㅎㅎㅎㅎㅎ
된장찌개 끓이는 레시피 중,
위에서 말한 재료 외에도
두부, 감자, 방아 잎 정도는 선택사항이지만,
진짜 필수는 쌀 뜨물.
다들 잘 아시죠 ?
혹시,
더위에 입맛 잃은 친구분이 있다면,
보리쌀 한 됫박 사다가 밥 지어 드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첫댓글 호박잎 쪄서 싸먹어도 괜찮지 싶은데....가을이 왔네 심넘어가던 매미소리도 조금씩 멀어져가고. 빨리 가보자 그곳으로
되 가옷? ㅎ ㅎ 참 오랜만에 듣는 소리네....
보리밥 방귀 (방구)나오는데요
자연적인 생리 현상을 어쩌겠소.ㅎㅎㅎㅎ
옛날 학교 마치고 집에 와서 실겅에 걸어 놓은 보리밥,한웅큼 집어 먹으면 그런 꿀맛이 없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