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우의 축구낙서] 대한민국 최연소 해설위원 "임형철"을 만나다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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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의 축구낙서] 대한민국 최연소 해설위원 "임형철"을 만나다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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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부에 이어서 2부에는 축구에 관한 이야기, 일반 스포츠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K리그 열성 팬이자 지금은 K리그 중계위원에게 듣는 K리그 얘기는 참 신선했습니다. 마지막 주제는 형철씨가 축구인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 본인의 꿈에 대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져있습니다. 

2. 축구와 K리그

김지우 : 어렸을 때부터 K리그를 좋아하시고, K리그 팟캐스트를 진행하시는 만큼 K리그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시잖아요. 형철씨가 생각하는 K리그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임형철 : K리그의 매력은 “우리 축구”라는 점입니다. 내가 당장 집 밖에 나가서 볼 수 있잖아요. K리그는 우리만의 색채가 녹아있어요. 쉽게 말해서, 공감대를 형성하기 쉽다는 거죠. 해외축구는 지구 반대편의 이야기잖아요. 물론 그 이야기에도 충분히 몰입할 수는 있겠죠. 하지만 한국 축구에 주목을 해보면 그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게 있어요.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현장의 분위기, 선수들이 뛰는 모습, 스타일. 이런 느낌 속에서 우리 축구의 문화를 발견할 수 있어요.

김지우 : 항상 K리그를 보면서 저도 그 점을 느꼈습니다. 해외 경기는 TV를 통해서 볼 수밖에 없지만 K리그는 다르잖아요. 경기장에서 느껴지는 생동감, 지역 더비에서 느껴지는 치열함 등...

임형철 : 바로 그 점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를 해보고 싶네요. 흔히 말하는 세계 최고의 더비, 엘 클라시코(레알마드리드 vs FC바르셀로나). 아무리 카탈루냐와 카스티야 얘기를 해도 스페인의 역사를 우리 역사로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그게 잘 와 닿지 않아요. 매력적이긴 하지만.

K리그는 달라요. 얼마 전 수원더비만 봐도 그래요. 수원시에 살았던 분이라면 내 고장에 있는 두 팀이 맞붙는다는데 얼마나 와 닿겠어요. 오래전부터 내셔널(3부), 2부리그에 있던 수원FC와 1부리그를 주름잡던 수원삼성의 맞대결이잖아요. 우리가 앞으로 쓰일 역사의 중간에 서서 몸소 느낄 수 있는거예요. 역사의 주인공이 되는 거죠. 저는 이게 바로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지우 : 저도 이번 시즌부터 FC서울 시즌권을 사서 경기를 보러 다니고 있습니다. K리그는 재미없다는 소문과 달리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어서 놀랐는데요. 이런 인식이 자자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임형철 :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실제로 재미가 없어요. 기자님은 서울 경기를 주로 보시니까 좀 다르겠지만, 상위 몇몇 팀을 제외하고는 재미가 없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런 말들이 나오는 거고.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K리그를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우리 눈앞의 축구가 재미가 없어요. 그것을 소비하지 않는 것도 축구팬으로서 하나의 방법이긴 합니다. 그러나 그걸 소비하면서 이 축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투자를 하는 게 진정한 축구팬의 모습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정말로 내가 축구를 좋아한다면 직접 현장에 뛰어 들어서 구체적으로 비판을 하는 거죠. 지켜보지 않으면서 욕만 하고 있는 게 아니라. 같은 비판의 목소리라고 해도 무게가 다른 거에요.

김지우 : 투표를 해야 되는 이유와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뽑을 사람이 없다고 투표를 안 하는 게 아니라 투표를 해서 사표라도 내라고.

임형철 : 그렇죠. ‘투표권을 포기하는 건 영양가 없는 비판이다.’라는 의견과 같겠네요. 뭐라도 행동을 해야지 의미가 있는 것이지. 직접 현장에서 본 뒤 ‘이것이 문제다’라고 하는 게 무게가 있는 비판이라 생각합니다.

축구도 컨텐츠잖아요. 팬들이 투자를 하지 않으면 나아질 수가 없거든요. 축구팬들에게 감히 부탁을 드리자면, 우리 축구가 정말 좋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간다고 느낀다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비판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가급적이면 직접 현장에 뛰어 들어서 무엇이 문제인지 함께 알아가고 함께 투자를 했으면 좋겠어요.

김지우 : K리그의 문제를 몇 가지 찾아봤는데, 중계 시스템에 대한 지적이 많았습니다. 중계 카메라라든지 다소 지루한 해설이라든지. 이런 문제에 대해서 중계 위원으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임형철 : 현장의 축구인으로서 축구 중계에 대한 아쉬움은 절실히 느껴집니다. 문제의 궁극적인 이유는 돈, 스포츠 시장의 크기에요. 스카이캠같은 비싼 장비를 투입하면 중계의 질은 높아지겠죠. 근데 우리나라에서 이런 장비들을 스포츠에 투자할 만큼 여유가 되는 방송사는 얼마 되지 않아요. 방송사의 재정도 재정이지만, 우리나라 스포츠 시장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이죠. 그러니 왜 돈을 투자하지 않느냐고 비판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요.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김지우 : 스포츠 산업의 파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중계 시스템의 문제는 어쩔 수 없다는 말이시군요. 그런데 찾아보니 중계 카메라맨에 대한 지적도 있는 듯 합니다.

임형철 : 네 맞아요. 조사를 많이 하셨네요. 영국의 예를 들어보죠. 올드 트래포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홈구장)의 우측 스탠드에서 카메라를 찍고 계신 분은 그 자리에서 수십 년간 찍어 오신 분이에요. 어떤 앵글에서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그 누구보다 전문적인 분이죠.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 외주에요. 그러니까 전문성도 떨어지는 거고. 물론 상당한 선진국에 속하는 영국과 직접적인 비교를 해서는 안되겠지만, 우리는 스포츠 시장 산업 자체가 작다보니까 특정 경기장, 특정 구역의 전문 카메라맨을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참 아쉬운 일이에요.

영국 앵글, K리그 앵글 차이 (풋볼리스트 기사입니다)

(http://www.footballi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183)

김지우 : 그럼 중계진은...?

임형철 : 제가 노력해보겠습니다.(웃음) 사실 중계부터 늘어나야 돼요. 실력 있는 해설위원 분들이 많았지만 널리 알려지지 못했던 것은 중계 자체가 많이 없어서 그래요. 중계진을 꼬집기에 앞서서 중계 수부터 늘려야 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K리그는 아예 중계 자체가 부족하다보니 자연히 중계위원의 감각이 떨어지고 재미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지우 : 그래도 요즘 들어 K리그에 관련해서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 듯합니다. 얼마 전 화제가 된 이재명 시장의 깃발라시코처럼. 시민 구단의 정치인들이 앞장서서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하시는 것 같은데, 이에 대해서 어떤 입장이신가요.

임형철 : 아주 긍정적으로 봅니다. 그동안 시민구단은 문제점들이 많았잖아요. 방만한 경영, 부족한 재정, 잦은 비리 등. 지자체의 무관심이 근본적인 원인이었어요. 하지만 요즘 들어서 참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성남FC를 시작으로 수원FC, 대구FC 등 지자체의 관심이 늘어났어요. 착실한 경영과 투명한 재정을 기본으로 한 시민구단의 훌륭한 행보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지우 : 일각에서는 스포츠를 정치적인 수단으로 이용하는게 아니냐는 얘기도 있는데...

임형철 : 이재명 구단주가 이런 얘기를 했어요. 난 이 구단을 정치적으로 이용을 할 거라고. 사람들은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하면 조금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에요. 하지만 정치적으로 활용한다는 건 문제가 아니에요. 방향만 옳으면 됩니다.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방향으로 간다면 아주 좋은 거예요. 모든 시민 구단들이 지자체에게 정치적으로 활용당할 방법을 고민해야 돼요. 메리트를 계속해서 제시해주는 거죠. 설령 선거 때문에, 민심 때문에서라도 지자체가 일단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요. 앞으로 더 많은 지자체가 구단에 관심을 갖게 되면 좋겠습니다.

김지우 : 좋은 말씀이었습니다. 이제 웃자고 하는 질문을 한 번 드려볼게요. 올 시즌 K리그 우승팀. 예상 한 번 해주세요.

임형철 : 어휴 오랜만에 가벼운 질문이네요.(웃음) FC서울 우승 예측합니다. 신진호 선수의 공백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탄탄해요. 최용수 감독이 유별나게 준비한 게 느껴져요. 아데박이라는 화려한 공격진과 탄탄한 미드필더진, 몇 년간 완성해온 스리백 수비를 바탕으로 서울이 우승을 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김지우 : 저도 개인적으로 서울의 팬으로서 서울의 우승을 기원합니다.

3. 일반 스포츠와 생활체육

김지우 : 이제는 스포츠에 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흔히 비인기 스포츠라고 말하는 종목들 있잖아요. 사람들이 잘 보지 않는 종목들. 이런 종목들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그 관심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요?

임형철 : 어려운 질문이군요. 제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틀린 말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스포츠 마케팅의 기본은 “한 명의 팬이라도 더 끌고 오려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한 명의 팬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그 지역에 뿌리를 내리는 것, 연고지에 대한 관심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의 사람들로 하여금 이 팀이 내 팀이라는 자긍심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해요. 떠돌아다니는 팀이라 하더라도 그 지역의 팬을 모으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것이 비인기 스포츠가 할 수 있는 제일 빠르고 쉬운 방법이 아닐까 생각이 되네요.

김지우 : 그럴 것 같네요. 내 팀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면 그 종목에 큰 관심이 없어도 한 번 정도는 찾아보게 될 것 같아요.

임형철 : 지역에 뿌리를 내리면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장기적으로 파이를 키울 수 있어요. 해외의 열성적인 축구팬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지역의 팀을 내 팀으로 여기고 응원하며 자랐으니 커서도 그 팀을 열정적으로 아끼게 되는 거잖아요. 비인기 스포츠 시장의 파이를 늘리는 방법의 첫 걸음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지우 : 그렇군요. 제가 대한체육회 소속 기자이다 보니 생활체육에 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우선 임형철씨가 평소에 즐기는 생활체육은 무엇인가요?

임형철 : 축구 좋아합니다. 집 앞에 성남 종합운동장이 있어서 하고 싶을 때 할 수가 있어요. 물론 너무 춥거나 더울 때는 몸을 아끼고 요즘같이 날씨 좋을 때 종종 하는 편입니다.

김지우 : 집 바로 앞에 인조잔디가 있으시군요. 서울은 공간이 없어서 생활체육 여건이안 좋은 편인데 부럽습니다.

임형철 : 네. 저도 성남시가 그건 되게 잘 해놓은 것 같아요. 스포츠 시설을 쓰고 싶을 때 쓸 수 있도록 우리나라 생활체육 여건이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지우 : 형철씨는 축구전문가이기도 하면서 다른 종목들도 두루 좋아하시는 만큼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크시잖아요. 우리나라 체육에 대한 생각도 많으실 것 같아요. 혹시 대한체육회에 말씀하시고 싶은 점 있으신가요?

임형철 : 얼마 전에 기사를 봤는데, 대한체육회랑 생활체육회가 통합이 됐다고 들었습니다. 프로리그랑 아마추어리그.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을 같이 발전시키겠다는 거잖아요. 함께 나아가는 하나의 그림을 그리겠다는 그 취지를 쭉 밀고 나가줬으면 좋겠습니다. 생활체육이 탄탄하게 기반을 갖추어야 스포츠 파이가 늘어나고, 그래야 피라미드의 정상부에 있는 프로체육도 발전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통합 당시 제시했던 비전을 꼭 지켜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지우 : 마지막 질문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어린 축구팬들이 축구전문가를 꿈꾸고 있을 것입니다. 나름 성공하신 축덕(축구덕후)로서 어린 친구들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임형철 : 저도 아직 성공한 사람은 아닙니다. 지금 이 단계까지 온 사람으로서 딱 여기까지 입각해서 말씀을 드릴게요. 좋아하는 것과 일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축구 관련 직업을 많이 꿈꾸실 거예요. 그런데 어느 순간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이유가 안 될 때가 있어요. 저의 예를 들자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축구가 정말 좋았던 것이 힘이 됐어요. 그런데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면, 어느 순간부터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원동력이 안 될 때가 있어요.

김지우 : 그런 단계에 놓였을 때 참으로 고민이 많이 됐겠네요.

임형철 : 네. 축구에 대한 꿈을 가진 이후로는 그 시기가 제일 힘들었어요. 그 단계에서 사람마다 차이가 난다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것을 일로 삼아도 되는 사람과 취미로 남겨두어야 하는 사람.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 일 자체를 꿈을 가져야 할 이유로 삼을 수 있다면 선택해도 되지만, 좋아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느끼는 사람은 그것을 취미 선에서 끝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지우 : 마냥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말씀이시네요.

임형철 : 그런 것 같아요.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삼으라고 강력하게 추천 드리기는 조금 힘들어요. 물론 저는 축구를 강력히 원했기 때문에 축구관련 직업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내가 축구를 좋아하나’라는 질문을 해보면 ‘아차! 내가 축구를 좋아했었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축구에 대한 애정은 그냥 무의식적으로 남아있어요. 하지만 이제는, 일 하는 제 모습이 너무 좋아요. 일하면서 오늘 하루를 바쁘게 살고, 내일 하루에 대한 계획이 있는 게 참 재밌어요. 과정 자체를 즐거워하고, 제가 즐거워하면서 만든 결과물로 남을 즐겁게 만들 때 정말 행복합니다. 만약 이 일이 없다면 정말 허전할 거예요. 이제는 일 자체가 저를 잡아주는 이유가 된 거죠.

김지우 : 생각했던 거랑은 다소 다른 답을 해주셔서 놀랐지만 오히려 정말 현실적이고 유용한 조언이네요. 어느 단계에서는 확실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점이 인상 깊어요.

임형철 : 분명히 피로를 느끼는 지점이 있을 겁니다. 그 때 현명한 선택을 내리시기를 바라요. 결국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재밌게 사는 거잖아요. 행복하게 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니까 각자에게 맞는 길을 꼭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김지우 : 정말 마지막 질문 드릴게요. 이렇게 인터뷰를 끝내려다 보니까 임형철씨의 큰 꿈에 대한 이야기를 못 들었더라고요. 앞으로 본인의 목표, 멋있게 말하면 비전은 뭔가요.

임형철 : 축구인으로서 비전은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즐거움을 주자는 것입니다. 저는 중계, 칼럼을 만들어내는 컨텐츠 제작자입니다. 컨텐츠 제작자는 앞서 강조한 대로 축구를 재밌게 보는 법과, 봐야 하는 이유를 제시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를 통해서 축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축구에 입문을 하실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인생의 목표는...(고민)... 사람들에게 어필이 되고 싶어요. 요즘 많은 청년들이 꿈이 없고 목표가 없다고들 하잖아요. 꿈과 목표의 중요성을 온몸으로 전달해주고 싶어요. 남들이 볼 때 ‘쟤는 왜 저렇게 즐거워 보일까’, ‘쟤는 어떻게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사람. 그런 분들께 꿈과 목표의 중요성을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김지우 : 사람들에게도 목표 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거네요.

임형철 : 네 맞아요. 저는 일 자체에 행복을 느끼고 과정이 즐거워요. 내일 무엇을 하고, 한 달 뒤에 무엇을 하고, 내년 이맘때에 무엇을 할까가 정말 기대가 되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는 거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목표가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한 목표의 중요성을 말해주고 싶어요.

김지우 : 네 이것으로 인터뷰는 끝마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게 하나있는데요. 형철씨가 꼭 중계하고 싶은 경기는 무엇인가요?

임형철 :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입니다. 물론 한국 팀이 결승에 올라와 있어야겠죠?(웃음) 국민들에게 우리 K리그가 정말 축구를 잘한다는 것을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은 챔피언스리그에서 성적이잖아요. 스타 선수가 즐비한 중국, 중동 팀을 상대로 멋진 경기를 펼치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우리 응원단으로 꽉 찬 홈 경기장에서 팬들과 중계를 하고 싶습니다.

김지우 : 역시 마지막까지 K리그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시는군요. 오랜 시간 함께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4. 마치며

스포츠 기자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 형철씨는 참 기대가 되는 해설위원이었습니다. 데뷔한지 아직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해설에 대한 본인의 철학이 뚜렷했습니다. 그 철학을 직접 실천하려는 노력도 절실히 느껴졌습니다. 말도 막힘없이 조리있게 하시는 걸 보면서 이분은 천상 해설위원이구나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축구 팬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 형철씨는 멋있는 축구 팬이었습니다. 본인이 좋아하던 것을 끝까지 밀고 나가 직업으로 삼게 된 이야기. 분명 어려움도 많았겠지만 그 모든 걸 이기고 이렇게 인터뷰 요청을 받는 축구인이 되었다는 것이 같은 축구팬으로서 참 멋있었습니다.

같은 나이의 친구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 형철씨는 평범해서 좋은 친구였습니다. 이 인터뷰는 제가 사는 지역에서 이루어졌는데, 형철씨가 예전에 즐겨하던 자동차 게임 ‘레이시티’ 때문이었습니다. 이 동네가 자동차 게임의 주요 맵이었다며 인터뷰 끝나고 게임 속 동네를 돌아다닐 거라 하시더군요. 제 나이 대의 많은 친구들이 그러듯이 형철씨도 게임 좋아하고 축구 좋아하며 장난기 많은 그런 친구였습니다.

앞으로 임형철씨의 해설을 더욱 찾아봐야겠습니다. 이 기사가 나중에 대한민국 최고의 해설위원을 인터뷰한 첫 번째 인터뷰 기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