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꽂이 고무나무.
결혼기념으로 20여년전에 사다 기른 고무나무가 너무 무성하여 금년 3월에 가지를 많이 쳐 내었는데 그 중 가지 하나를 시험삼아 고추나무 화분에 꽂아놓아 보았다. 물론 인터넷에서 고무나무도 꺾꽂이(삽목)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서다. 그런데 이것이 시들지 않고 가지에서 뾰족이 잎이 나와서 조금씩 크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뿌리부분을 살짝 파보니 잔뿌리가 많이 붙어있어서 살그머니 파서 다른 화분으로 옮겨서 심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나무는 나의 결혼기념나무에서 가지 친 나무이니 나의 자식과 같은 나무이다. 그래서 그냥 다른 나무와 느낌이 사뭇 다르다.
이 꺾꽂이 고무나무를 심다보니 어릴 때 생각이 난다. 고향 마산에서 국민학교를 다닐 때 우리집은 5학년때까지 마산 장군동 큰 일본관사에서 살았는데 3학년때 학교에서 버드나무 가지를 하나 꺾어와서 마당구석에 꽂아 논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무럭 무럭 잘 자랐는데 5학년말에 우리집이 다른곳으로 이사를 갔기때문에 그 이후를 잘 몰랐다. 50대에 마산을 갔다가 그 집이 궁금하여 방문, 그 나무를 찾아보니 근 40년이 되었으니 큰 고목 비슷한 나무가 되어있는 것을 보고 감회가 깊었던 기억이 있다.
오늘 이 꺾꽂이 고무나무 를 보니 옛날 그 버드나무가 생각난다. 지금도 그 나무가 그대로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내 어릴 때 추억의 한 토막이다. 고향을 내려 가면 그 나무를 한 번 찾아봐야겠다. 그리고 지금의 이 고무나무를 정성들여 잘 길러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 나무가 바로 내 자식 아닌가 ? 아내는 원주 있는 딸내미가 오면 이 나무를 주어야겠다고 한다. 여차하면 이 나무가 딸내미를 따라 원주로 시집을 갈 지 모르겠다.
2020.7.14 (화)
첫댓글 아 잘 보고 잘 알고 갑니다.
버드나무 고무나무 모두 삽목이 되지요 ^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