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차다.
가을이 채 무르익기도 전에 가로수
은행나뭇잎을 수시로 흔들며 겨울이 오고
있다고 재촉하는 찬바람을 어이할까나.
찬바람과 겨울...
도시가스가 보편화 된 도심에서도 연탄에 의지한 채 엄동설한을
무던히도 견뎌내야하는 이웃도 우리곁에는 있다.
일상이 바쁘다는 그럴듯한 이유를 들어 무심했던 마음이 때론 강렬하게 타오른다.
마치 뜨겁게 타오르는 연탄불꽃처럼.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아 봉사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요즈음.
천만다행 10월 마지막 주말은 당고개역에서 연탄봉사활동이 있는 날이다.
소풍을 가는것도 아닌데 밤잠을 설친 이유는 무엇때문일까?
이른아침 수다쟁이 참새들이 구수회의에 잠시 귀기울이며 하늘을 본다.
동쪽 하늘가를 붉게 물들인 아침햇살이 너무도 예뻐 봉사활동
간다는 자랑질은 차마 할 수 없었다.
도로변 화단가에 곱게 피어있는 노오란 소국과 자주빛 소국에게 습관처럼 눈인사를
건네며 발걸음도 가볍게 지하철 역으로 갔다.
당고개역 3번 출구를 나오니 봉사방 임원진님들께서는 벌써 오셔서 간식거리도 준비하시고
봉사활동 친구들을 반갑게 맞이 하고 계셨다.
앞치마를 두르고 비닐장갑을 끼고 다시 코팅장갑 그리고 토시
이정도면 복장만큼은 연탄장사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오늘 연탄 봉사활동을 주관하신 (사)따뜻한 한반도 연탄 나눔 운동 본부에서 오신 장한우리 님이
우리들을 보며 말씀하신다.
"연탄 날으면서 어르신들 보면 따뜻하게 인사라도 하세요"
그 이야기가 왜 그렇게 메마른 내마음을 흔들던지....
어쩌면 오늘 봉사활동하는 목적이 아닌가싶었다.
3,000장을 1,000장씩 나눠 3팀이 한 집에 200장씩 5가구 배달하면된다.
무작위로 봉사 활동친구들이 3팀으로 나눠지고 친구들을 따라 신호등을 건너
연탄 1,000장이 쌓여 있는 곳으로갔다.
지하철 역사 부근이 그렇듯이 아파트가 있고 빌라도 보인다.
빌라 아래쪽 대로변 상가 뒤쪽에 허름한 기와지붕을 온통 방수비닐로 덮은 집에
첫번째 연탄 배달을 시작했다.
연탄 2장을 받아들고 앞치마에 샛까만 탄가루가 묻을까봐 팔을 앞으로 쭉 내밀었다.
이제 시작인데 팔도 아프고 손목도 아프다.
이건 각본에 없었는데 당황하며 순간 스쳐간다.
'나이가 먹어서 그럴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강하게 부정하며 다음에는 연탄을 앞치마에 바짝 붙이고 해야지
앞치마를 폼으로 입는건 아니니까.
울적해지는 마음을 간신히 달래며 이번에는 연탄을 받자마자 앞치마에 기대었다.
처음보다 한결 수훨하게 연탄을 배달 할 수 있어 미소가 저절로 나왔다.
장애우들 목욕봉사를 시작으로 어르신들 음악봉사, 미혼모
아기 목욕봉사를 오랫동안 같이했던 사강 님이 앞서 가신다.
실로 몇 년만에 뵙는 옛친구같은 사강 님께서 다리가 시원찮으신지 걸음걸이가
불편해 보인다. 아무리 아닌척 하셔도.
우리가 봉사활동 하던시기는 숨가쁜 일상에 잠시 시간을 내야하였기에 그렇게 여유가 없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자유롭게 봉사활동도 할 수 있는 시간이 드디어 우리에게 왔다.
그렇지만, 생각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어쩌면 비단 봉사활동만 그렇겠는가 우리네 인생살이라는 것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사하는 그 순간만은 선한마음으로 충만하고 싶어 오신 사강 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말었다.
"앞으로도 봉사활동 같이 하기로해요"
먼발치에서 우리가 연탄 날으는 것을 바라보고 계신 어르신이 계신다.
인사를 해야지하면서도 낯을 심하게 가리는 치명적인 약점이 발동하여 눈인사조차 못하는
내자신이 너무 미워 고개를 푹숙이고 말었다.
1,000장 연탄 쌓인 장소에서 첫번째 집까지 멀어서 엄마 찾아 삼만리 가듯 했지만
거의 끝날무렵에는 배달에 요령도 생겨 조금씩 재미가 붙기 시작했다.
좁은 골목길을 돌아 두번째 집이다.
시멘트길과 흙길이 공존하는 골목길은 혼자 다니기도 벅차다.
한쪽 귀퉁이가 떨어져나간 프라스틱화분에 노오란 소국이 소담스럽게 피어 늦가을에 정취를 물씬 풍긴다.
무서리가 내려도 강인한 생명력으로 버티는 소국이 오늘따라
의연하고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얼어죽을까봐 엄동설한도 아닌데 내복을 입었으니 덥기만하겠는가.
겉옷을 벗기로했다. 남방을 벗고나니 새로운 힘이 생겨 날아 갈것같다.
연탄배달에도 속도가 붙어 가볍게 두번째 집 연탄배달이 끝났다.
연탄 쌓인 장소에서 더욱 가까워진 세번째 집.
드디어 4장 연탄을 배달하는 봉사활동 친구가 나왔다.
가쁜하게 4장을 들고 배달하는 친구에게 응원을 보내며
발걸음은 더욱더 가벼워진다.다 끝난것 처럼
봉사방 임원진 님들께서 뜨거운 차에 빵, 컵라면, 과일까지 준비하시고 친구들을 부르신다.
이렇게 맛있는 먹거리가 많은 줄 알았음 아침밥을 안먹고 오는건데
평소에는 먹지도 않던 아침밥에 커피까지 빵빵하게 챙겨먹은걸 후회하면서
친구들이 먹는 걸 부러운듯 바라보았다.
자 이제는 연탄 쌓인 곳에서 더욱더 가까워졌다.
네번째 집과 다섯번째 집은 두팀으로 나눠 배달했다.
연탄 쌓인 곳에서 조금 먼 집이 남자팀. 조금 가까이 있는 집이 여자팀.
하지만 우리는 이제 연탄배달에 선수가 되어 일사천리로 끝을 맺었다.
앞으로 1,000장 정도는 더 할 것 같은 자신감은 어디서 나온 호기일까?
2020.10.31.
NaMu
첫댓글 인간이기에 선과 악이 존재한다고해요.
어쩌면 봉사활동은....봉사활동하는 그 순간만은 선한마음을 갖게 되는거죠.
NaMu에게 그런 근사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봉사방 임원진 님들
그리고 봉사활동 친구들 수고 정말정말 많이 하셨어요.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나무님 모습보고 글보고 존경스러워집니다.
열정적 움직임도 저는 익히 보았습니다.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행복행진 감사는 제가 해야져^^
반겨주셔서 뭐라 표현 할 수 없이 행복해요.
왜 행복행진이란 닉네임인지
이젠 알 것 같아요.
@나 무 마음주시니 더 행복해집니다~~~
최고의 마음 감사드립니다~^^
나무님 어쩌면 후기를 이렇게 맛깔스럽게 쓰시는지요
한쪽 귀퉁이 떨어져나간 화분에 노오란 소국이 소담스럽게 피었다 대목부터 찡한 눈물이 납니다.
글만 봐도 연탄 실시간 중계방송 같습니다.
매년 연탄 봉사를 위한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올해는 작변보다 더 힘들어하는 모습 저도 느꼈는데 사랑전달이 급했었나봅니다.
우리 봉사단 대 선배님 이셨네요~
오신다면 대환영 더 알찬 봉사단 될거같습니다.
두팔 벌리고 기다리겠습니다~
기대됩니다~^^
솔직히 이렇게 봉사방이 활성화 돼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우리세상 댓글 여왕 행복행진 회장님의 리더십
덕분이라고 아뢰오.
앞으로도 봉사방 잘 부탁드려요.
덤으로 NaMu도^^
@나 무 부족하기만한데 과찬해주셔서 힘납니다
사강고문님등 봉사단 선배님들과 임원진 봉자자님들 덕분에
더불어 행복행진 합니다~
살짝 쌀쌀한 날씨입니다
건강도 챙겨주세요~^^
함께 봉사할수잇으니 감사하고
세상에 아무것도아닌일은 없는것같습니다
모두가 하나하나가 귀하고 소중하단 생각이 요즘에야 드네요~살아잇어서 할수잇고 볼수잇고 ,다~~~그래서 감사한거같아요
멋진 후기글 감사합니다^^
예쁜생각이 많으신분같아서 좋앗어요~~^^
단문 운영위원님의 환한 수고로움도 사진속에 고스란히 찍혀있더라구요~
함께해서 너무 감사합니다~
11월 출발도 힘차게 해요~^^
@행복행진 회장님은 두말할것도없이 대단하신분여요
행복엔젤~^^
@단문 웃음꽃 활짝 저절도 행복행진 하게 됩니다.
함께 고생하며 마음나눈 보람입니다~^^
@단문 NaMu도 행복엔젤 절대 동감해요.
이쁜이 단문 님 같이 봉사활동 할 수 있어서
넘넘 좋았어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나 무 미인 미남분만 이번에 등장하신거 같아요
함께 따뜻한 손 계속 잡아주세요~^^
응원덕분에 올해 첫연탄봉사를 보람있게 끝냈네요 ㅎ
맛깔난 후기 감사합니다~~기약은 없지만 다음 봉사때 또 뵐께요 ^&^
맞습니다 함께해주시는 분들 많이계셔 보람 가득했습니다
라이프 자문위원님 든든 챙기시는 수고있으셔서 더욱 따뜻한 시간되었습니다~
오늘도 좋은하루 되세요~^^
아가 넘 사랑스러워요
마음이 바빠 아가도 못봤어요 ㅠ ㅠ
@행복행진 옙^^ 라이프 자문위원님
봉사활동에서 뵙기로해요.
애기가 넘 예뻐요.
다음에 뵈면 꼭 두손잡고
인사드리겠습니다
꼭 그런 날이 오기만을
손 꼽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또
사랑합니다
마마한나 부회장님 같이 꼬옥 손잡아야 합니다
날씨 추워요
따뜻한 밤되세요~^^
반겨주셔서 넘넘 감사드려요 마마한나 부회장님^^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그날의 향기가 물씬 나는 글.
하이파이브를 자주 할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ㅎ
배종삼 고문님
하이파이브 저도 자주 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기온 내려갔어요
연탄배달된 상계동도 따뜻하겠지요.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넘넘 반가웠어요 종삼형님.
옙^^ 봉사활동에서 자주 뵙기로해요.
연탄봉사가 마중물되어 콸콸 솟아지는 큰 사랑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네요~~
후기글 넘 감사합니다
따뜻한 하루되세요~~~
터닝포인트 넘넘 좋죠.
그나저나 수고 정말정말 많이 하셨어요.
여러가지로 감사드려요. 숙쑥이 총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