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가까이 오면
키스나 동네는 꽃동네가 된다.
꽃은 누구나 좋아하는 것으로 나 또한 예외가 아니니..
꽃을 눈으로만 훔치는 꽃 헌터라면 동네 한 바퀴를 도는 것은 물처럼 바람처럼 당연한 발걸음.^^.
3월 말이면
동네는 하얀 목련이
있지만 자목련으로 온 동네가 덮힌다.
나무 연꽃이라는 목련을 보면 예쁜 꽃이 틀림없다.
이제는 가로수목으로 벚꽃 과를 많이 심으니..
벚꽃과 매화, 살구꽃. 메실꽃 또한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
매실꽃과 살구꽃 그리고 매화들이 섞여 있어 나름 구분하려 이것저것 찾아보았지만..
거기다 배꽃까지 섞이면..
머리만 복잡해질 뿐.. 해서 그냥 적당히 매실이다 살구다 또는 매화다 라면서 벚꽃과 구분할 뿐이다.^^.
그런데 나에게는 목련이 인상적이다.
벚꽃과 그 친구 꽃들은 앙증맞다는 표현이 딱인데 반해
목련은 아기 주먹만한 것부터 어른 주먹만 한 크기여서 한눈에 다 담을 수 없을 것처럼 다가온다.
도대체 저 큰 꽃이 어디에 숨어있다가 봄이 되면 피어오르냐 말이다.^^.
키스나 호수가 있는 공원은 물이 있어서인지 키스나 동네보다 봄이 조금 늦게 온다.
토요일 아침 나에겐 약간 싸늘하게 느껴지는 날씨지만
오히려 사람들은 이런 날씨를 즐기는 것 같다.
하여 오늘은 공원보다 동네 한바퀴를 따라 걷는다.^^
워싱톤 DC는 여전히 하양, 분홍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사람을 유혹하고 있는 모양인데..
올해는 과감히 가는 것을 포기했다.
조금 더 동네를 즐기기 위해^^.
목련
/ 박재두
차마 미치지 못한 사모(思慕)도 속된 업보(業報)
살아한 되는 목숨 오늘 가도 그만인데
눈 감고 못 거둘 숨결 풀어 피는 목련꽃.
숨 닿을 거리 밖에 돌아누운 어둔 산맥
넘나드는 바람결에 억새꽃은 길로 자라도
해마다 눈뜨는 향수 더해 가는 나이테.
이리 성하지 못한 연대(年代)에 발을 짚어
새벽 연봉(連峰)에 무지개로 올릴 기약
한 하늘 원통한 강산 숨어지는 목련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