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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I Love Soccer (축구동영상) 원문보기 글쓴이: 강철중이
(전문)
내 선배 중에 기자인 사람이 있어
내가 대학 다닐 대 나는 80년대 대학을 다닌 사람이니까
80년대는 정말 살벌한 시대였어. 요세 대학생들을 보면
한편으론 부럽기도 해, 천진난만하게 살지 들... 아무 개념 없이 사는 거 같고...
우리 땐 정말 우울하고 고민에 찬 대학생활들을 했었어.
내가 대학에 들어갔을 때 서울대학교 보면 왜 쇳덩어리로 된 거지같이 교문 있잖냐?
정말 본때 없는.... 본적 있냐?
아침에 교문을 들어가면 서울대학교 교문에 왼쪽으로는 학생이 일렬로 쫙 들어가
오른 쪽으로는 누가 들어갔는지 알아?
경찰이 들어오는 거야 서울대학교 앞에 동양최대의 파출소가 있지?
웬만한 경찰서 보다 큰 파출소가 있어 서울대학교 정문 앞에...
그 파출소에서 학교까지 1.5km에서 2km쯤 되는데
경찰이 쫙 줄서가지고 학교로 들어와 학교에 몇 명이 들어왔냐면
1000명이 들어왔어 우리학교 안에 경찰이 1000명이 상주하는 거야
벤치마다 다 경찰이야. 그리고 양지바른 잔디밭엔 다 경찰이야.
그러니까 학교에서 웃고 다닐 수가 없었어. 학교에서 웃고 다니면 둘 중에
하나야 미쳤던지 아니면 정말 아무 생각이 없던지....
학교 안에 전화는 다 도청된다고 느껴질 때야 지휘관 방들은 다 도청이 된다고
생각을 할 때야 그래서 방에서 얘기할 때는 거의 말들을 안 해
필요할 땐 써, 그리고 쓴 종이는 어떻게 할까?
다 태워...
우리 땐 시위한 번 하는 게 거의 목숨을 걸만한 각오가 필요한 일이었어
또 시위 정보도 무지하게 조심스럽게 전달이 돼 절대로 전화 같은 거로 시위
정보를 같은 걸 얘기 안 해, 건물 안에서도 말 안 해
시위정보를 전달할 땐 잔디밭으로 걸어가 잔디밭에 걸어가면 선배가
뒤에서 따라와 둘이 같이 걸어가면서 선배가 얘기하는 거야
몇 월 며칠 몇 시 어디 하며 지나가는 거야. 그 말 들으면 가슴이 벌떡벌떡되기 시작하고
내가 뭐 독립군 된 뭐 이런 느낌 들고... 의분에 차서 시위 현장 같은 곳에 나가고 그랬었는데...
그 살벌한 기대에.. 나중에 대학가면 사회계열가서
언론계통을 공부하거나 정치학이나 사회학 공부를 하게 되면
옛날 신문들을 찾아 볼 기회가 생기는데 옛날 신문들 한번 뒤져봐 다 보관되어 있으니까
일제 때까지 갈 것 없고 박정희 때 신문 전두환 때 신문 한번 찾아봐
그땐 4대 일간지 그러면 한겨레신문이 없을 때야 한겨레신문이 만들어진 게 87년 쯤 되니까... 없을 때
4대 일간지 그러면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이걸 4대 일간지라고 부를 때야
신문이 다 똑같이 나오던 시절이 있었어. 신문 1면을 딱 펴면 1면이 똑같은 거야
언제나 신문의 좌측상단 혹은 중앙 상단엔 가운데 1면엔 사진이 박혀있어
누구 사진 있을까? 박정희, 전두환 사진이 박혀져 있지 북한예기 듣는 것 같지 않냐?
타이틀도 똑같을 때가 있었어요. 어떻게 신문에 타이틀이 똑같냐?
신문기자들은 이심전심 마음이 다 통하는 거야 타이틀이 똑같게 나왔던 신문이 꽤 있었어...
그 비밀이 밝혀졌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가..
내 선배가 기자가 됐어 그 사람은 펜을 통해서 사회정의를 세울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이야
그래서 이 사회의 올바른 얘기를 세우겠다고 기자가 되는 꿈을 키웠고 그래서 기자가 됐던 사람이야.
기자가 됐는데 소설 쓰고 앉아 있는 거야.
전두환이 집권할 때 조선일보를 봐봐 전두환을 어떻게 찬양하고 있었는지....
참 염치없는 사람들...
난 그 사람들이 사과했단 얘길 들어본 적이 없어....
무릎 꿇고 국민 앞에 참회했단 얘길 들어본 적이 없어....
그 신문이 지금도 남아있어,
광주사람들을 간첩에게 조종당하는 폭도들로 매도해서
광주사태라고 부르고 광주폭도라고 불렀던 사람들...
그 사람들이 사과했단 얘길 들어본 적이 없어.
내 선배가 기자되고 난 뒤 기자 선배들한테 말단이니까. 술 먹고 몇 번 씩 항의를 했었대.
선배님들 이러려고 기자가 됐나?
이렇게 사는 게 기자가 사는 거냐? 선배들 다 아무 말 안 하더래 네가 아직 철이 없어서...
네가 아직 어려서... 뭐 이런 식이더라는 거야...
그 당시 정부 부서 중에 문화공보부라는 게 있었단다.
문화공보부 장관실 밑에 홍보실이 있었는데 그 홍보실에서 매일 아침에 신문사 편집국으로
팩스가 날아가 그 팩스의 상단 제목이 ‘보도지침’이야
신문사 편집국으로 보도지침이 날아가는 거야 그 보도지침의 내용은 이렇게 되어있어
어떤 내용은 절대로 기사로 쓰지 말 것
2.무슨 내용을 기사로 뽑을 때 제목에 무슨 표현을 쓰지 말 것
3.어떤 내용을 기사로 뽑을 때 제목에 어떤 표현을 반드시 집어넣을 것
4.어떤 내용은 1단 처리할 것, 어떤 내용은 5단 처리할 것
1단, 5단, 이게 무슨 말인 줄 알아?
지금은 신문을 다 가로쓰기로 가버렸지만 옛날에 세로쓰기할 때 단이 있었는데
그런데 그게 지금도 남아있는 게 신문을 보면 신문에 밑에 광고가 있잖냐?
이게 5단이야.... 신문이 보통 13단으로 구성되어 있어, 그 기사가 8단,
그러니까 윗칸 정도가 8단이라고 보면 돼,
1단이란 말은 한 칸이란 뜻이지? 1단이 되면 기사 비중이 커질까? 작아질까? 작아지지!
5단이면 다섯 칸에 걸쳐 쓰는 것이니까 기사 비중이 커지지? 8단이면 톱뉴스가 되어버리는 거야
내말 이해하냐?
8단짜리 뉴스 거의 없어 보통 5단이면 빅뉴스야 재밌는 건 아무리 사소한 것도 5단으로 써버리면
크게 느껴져, 굉장히 중요한 것도 1단으로 써버리면 작게 느껴지거나 안 보여...
이말 이해가 돼? 여론 조작하는 기본 방법이란다.
그러면 너흰 신문 잘 안 보고 가끔은 티비 볼 테니까 티비 뉴스에서는 여론 조작하는 기본 방법이 뭘까?
순서죠, 뭐가 제일 먼저나 오냐가 신문사나 언론사에서 생각하는 비중 1번인 거지...
그게 사람들의 머릿속에도 비중 1번으로 찍히는 거야 이 말 이해가 되나?
그걸 정부가 정하는 거야 그러니까 신문이 똑같이 나오지 거기다 편집국에는 정보부 직원이 상주해...
정보부 직원 그 때는 안기분데 지금은 국정원이지만...
안기부 직원이 상주해서 편집국에서 신문 어떻게 만드는지 감시 하는 거야,
그러니까 만날 똑같은 신문들을 찍어내고 앉아 있었던 거지...
내 선배가 그 보도지침 팩스 들어온 걸 차곡차곡 모았어.
그걸 차곡차곡 모아가지고 그 사람이 기자회견을 했어 기자가 기자회견을 한 거야
기자회견을 하는데 국내 기자들은 안 불렀어,
왜? 국내 기자들 부르면 정보부 직원이 따라오죠? 국내 기자들 안 불렀어,
다 외신 기자만 불렀어. 로이터통신, AFP통신 이런 식으로 외신 기자들만 부르는 거야
외신기자들 불러놓고 기자가 기자회견을 한 거야,
그 보도지침 내놓고 이런 식으로 언론을 통제하는 무식한 독재국가 여기 있다.
전 세계에다 폭로를 한 거야 그 사건을 보도지침 사건이라 불러 내 선배 어떻게 됐을까?
감옥 갔어, 회사에선 잘리고 감옥 갔지 죄목이 뭐였는지 알어? 국가기밀 누설죄야
내 선배가 그것 폭로할 때 쉬웠을까? 쉽지 않았을걸...
감옥 가는 것 뻔히 알았을 것 아니야?
회사에서 잘리는 것 뻔히 알고 있잖아?
잘리고 감옥 가는 정도가 아니야...
그 당시엔 고문당하다가 맞아서 병신 된 사람도 있고 고문당하다 죽은 사람도 있단다...
그 고문당한 것도 두렵지 않았을까?
무지막지하게 터졌을 텐데...
그것 무섭지 않았을까?
아마 별 생각이 다 들었을걸!
내가 이런다고 뭐 세상 달라지나?
나 혼자 이런 다고 세상 달라지나?
이런 생각 들지 않았을까?
그때 내 선배도 결혼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야
부인 걱정되지 않았을까?
맹자가 2300년 전에 말하지
‘옳은 걸 옳다‘라고 말하려면 때때론 목숨을 거는 용기가 필요할 때가 있다는 거야
‘틀린 거 이건 틀렸다‘라고 말하려면 밥줄이 끊길 각오를 해야 될 때도 있다는 거야
그래서 그 두려움 때문에 우리는 옳은 걸 옳다고 말 잘 못하고
틀린 걸 틀렸다고 말 잘 못한다.
--------< 강의 내용 >---------
민주주의 하면 개나 소나 정치한다고 날뛴다는 거야. 개나 소나 정치한다고 날뛰면 정치판은 뭐가 돼? 개판된다 말이야. 그리고 정치가 개판되면 정치가 타락한다는 거야. 그리고 정치가 타락하면? 사회 전체가 타락한다 말이야. 해서, 민주주의는 사회 전체를 타락시키는 '가장 나쁜 제도'라는 게 소크라테스의 사고방식이야. 난 개인적으로 소크라테스의 정치사상에 동의하지 않아. 난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사람인데, 소크라테스의 말 중에 새길 대목이 있어. 꼭 새겨두시라고. 정치가 타락하면 뭐가 타락한다고? 사회 전체가 타락한다고. 정치가 타락하면, 사회전체가 타락한다고. 꼭 새겨둘 말이야. 난 이걸 진리라고 생각해.
한국정치가 지난 50년간 타락에 타락을, 60년 동안 타락을 거듭해 왔었죠? 난 개인적으로 노무현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또 노무현을 찍은 사람도 아니지만. 인정할건 인정해야 돼. 노무현 때 만큼 한국의 민주주의가 발전한 적도 없었고. 노무현 때 만큼, 이 만큼 정치가 깨끗해진 적도 한국엔 한 번도 없었어. 난 인정할 건 인정해주는 게 옳다고 생각해.
한국 정치가 60년 동안 타락한 결과가 뭔지 아냐? 사회 전체를 타락시켰는데. 우리 사회가 얼마나 타락했는지 알어? 이걸 보면 알어. 우리나라에서는 정의로움을 말하잖아? '따' 돼. 이 나라에서는 정의를 말한 사람이 '따' 된다 말이야. 정의를 말하면 벼ㅇ신 돼. 정의를 말하면 기껏해야 이런 대접을 받아. "너 잘났어!" 이런 대접을 받아요. 얼마나 사회가 썩어빠졌으면 정의를 말하는 사람이 ‘따’가 될까?
내가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는 문제는, 난 너희 때는 좀 달라져야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기대 때문에 내가 한마디만 더하면. 이 사회가 얼마나 타락했냐 하면. 이 나라는 청년들도 정의를 말하지 않아요. 어느 시대나 청년들이 가장 순수해. 청년들이 가장 이상적이야. 근데 이 나라 청년들은 정의란 단어를 몰라. 정의란 말? 아예 하지도 않아. 그리고 청년들 조차 눈앞에 이익 밖에 몰라. 썩어도 썩어도 난 이렇게 썩은 사회가 세상에 많지 않을 거라 생각해. 정말 썩어 빠진 거지.
근데 정의를 말하지 않게 된거, 난 그 책임이 난 썩어빠진 정치에 있다고 생각해. 이승만 같은 인간이 이 나라 대통령이 되는 순간 정의는 땅에 떨어진 거야. 백범 김구가 총에 맞아 죽는 순간 정의를 말하면 병신 되는 거지. 독립 운동 했던 사람들은, 또 그 가족들은 해방된 다음에도 생계 자체가 어렵게 허덕이고 살아야 하고. 친일파가 됐던 자들은 그 후손에 후손에 후손까지 떵떵거리고 사는 나라. 그런 나라에서 정의를 말하면 웃기게 되는 거지.
박정희 같은 인간이 대통령이 되는 순간 이 나라의 정의는 없는 거야. 일본 사관 학교에 들어가서 천황 폐하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혈서를 쓰고. 만주에 가서 독립군 때려죽이던 그런 인간이 해방된 나라에 대통령이 되야? 더군다나, 이 나라 국민들은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박정희를 존경한데. 썩어도 이렇게 썩은 나라가 또 있을까? 장준하 선생이 돌 맞아 죽는 순간, 암살당하는 순간, 이 나라의 정의는 없는 거야.
전두환이가 피로 권력을 잡고 난 다음에 조선일보가 쓰길 이렇게 썼어. 나중에 1980년, 81년도의 조선일보를 찾아봐. 전두환 찬양기사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 전두환이가 밀려났어. 이제 끝났어. 그리고 조선일보가 이렇게 썼어. "화해의 새로운 시대를 열자! 과거에 연연하지 말자." 과거에 연연하지 말자.. 노태우 5년 동안에 군사독재가 계속됐어. 노태우 정부 끝나고 나자 조선일보가 이렇게 썼어. "과거에 연연하지 말자! 미래의 새로운 시대를 열자! 화해의 새로운 시대를 열자." 한국은 한 번도 과거를 제대로 정리 해본 적이 없었던 거야.
대학 들어가서 사회학 계통 공부할 기회가 생기거든 프랑스의 근대사, 현대사를 한번 찾아봐. 프랑스가 2차 대전 끝나기 직전에 독일한테 점령 당했다. 히틀러가 프랑스를 점령해 버린 거야. 그리고 히틀러가 괴뢰정부를 세웠어. '비시 정부'라고. 그리고 히틀러가 프랑스를 통치하기 시작했어. 프랑스의 많은 지식인들이 변절했어. 히틀러의 아부꾼으로 변절하기 시작한 거야. 프랑스가 독립 운동을 펼쳐가지고 히틀러 군을 몰아냈어. 그리고 독립 정부가 들어섰어. 그 다음에 프랑스가 제일 먼저 한 게 뭔 줄 알어? 말 그대로 '피의 숙청'이야. 프랑스가 제일 먼저 한 게 '피의 숙청'이야. 프랑스의 더러운 잔재를 들어내겠다. 히틀러에게 아부하고 충성했던 자들을 색출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그 중에 제일 먼저 잡은 게 언론인들이었어. 독일 찬양기사를 써 됐던 신문기자들, 논설위원들, 언론인들이었어. 그리고 그 잡아들인 사람을 재판하고, 어떻게 한 줄 알어? 총살이야. 수천 명을 총살시켰어. 이게 프랑스 현대사의 시작이야.
첫댓글 음...
"나"부터 시작 하면 됩니다.. 정의는 반드시 승리 하니까.. 그날이 올때까지.. "나"부터....
좋은 영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