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화요일(9/5) 안양은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떠납니다.
오프시즌 동안 동아시아 챔피언스컵을 비롯해 대학, 프로팀과 연습경기를 가졌었는데,
동아시아 챔피언스컵 3경기, 연습경기 4경기(일본 큐슈대, 고양 오리온, 고려대, 한양대) 직관하며 느낀점(?)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그냥 의식의 흐름에 따라 1번 포지션부터 쭈욱 이야기해보겠습니다.ㅎㅎ
안양의 1번 포지션은 사익스가 떠나면서 김기윤과 박재한이 주전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진 둘 모두 확실하게 주전 자리를 확보한 선수가 없는 상황이죠.
둘 모두 경기 템포조절이나 패싱 게임에서 어려움이 있습니다. 턴오버도 적지 않게 하고 있고요.
김기윤은 슛과 돌파 등 개인 득점에서 강점을 보여주고 있고, 박재한은 많이 뛰며 스틸도 하고 몸상태가 좋아보이지만,
팀의 야전사령관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까진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이원대가 동아시아 챔피언스컵 때 1.5번 역할로 잘해주긴 했는데, 최근 연습경기에서는 모습이 보이지 않더군요.
몸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김기윤-박재한에 비해 김승기 체제에 늦게 합류했기에 오프시즌 부상은 좀 안타깝네요.
1번이 조금은 불안하다보니, 이페브라를 1번으로 기용해보는 실험도 꾸준히 있었는데,
볼운반이 되고 간간히 좋은 패스도 있지만, 이페브라 자체가 딱 2번이지, 단독 1번으로 뛰기엔 어려움이 많더군요.
고양 오리온과의 연습경기때는 이페브라가 1번 보니깐 오리온이 지역방어를 썼는데, 거의 뚫지를 못했습니다.
자연스럽게 2번 포지션와 슈터들 이야기로 넘어가자면,
이페브라가 합류하면서 일단 이정현의 공백은 최대한 메운 느낌입니다.
아직 몸이 다 올라오지 않은 것 같은데, 슛이면 슛, 돌파면 돌파, 작은 선수 상대로는 포스트업 등 다양한 공격옵션을 보여줬고,
'역시 이페브라는 이페브라다'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외국인선수치고는 운동능력이 확 좋지는 못하다보니, 뒤흔드는 맛은 없었습니다.
창원 LG에 있을때도 수비 문제가 좀 있었던걸로 아는데, 기본적으로 빅맨 수비에 대한 이해나 능력은 확실히 부족해 보입니다.
KBL에서 단신 외국인 선수로 뛰려면, 언빅 외국인 선수도 상대해야하고, 국내 빅맨과도 매치업 될때가 종종 있는데,
이페브라는 그런 경험 자체가 많지 않고 요령도 없는 것 같습니다. 빅맨 매치업 상황에서 쉽게 자리와 득점을 내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기대한 모습 그대로이긴 했는데, 뭔가 딱 그정도인 느낌이라 못내 아쉽더군요.
2번 포지션에서 가장 많이 뛴 선수는 강병현이었는데, 부상에서 어느정도 회복되고 슛감도 올라오긴 했는데,
거의 캐치앤슈터 롤만 수행했습니다. 이정현이 없는 상황에서 강병현에게 원하는 부분은 단순 슈터 역할뿐 아니라,
볼을 잡고 경기도 좀 풀어주길 바라고 있는데, 세트 오펜스에서 볼을 잡고 움직이면 샷클락에 쫓기게 될 때가 많았습니다.
전성현이야 슛은 뭐 여전하고 김승기 감독이 중간에 일부러 볼운반도 시키고 하던데, 볼핸들링도 좀 좋아졌다는 느낌이 있더군요.
다만, 수비는 여전히 한숨 나옵니다. 너무 쉽게 뚫리니 팀 수비 전체를 불안하게 만드는 능력은 여전하더군요.
새로 영입한 오용준은 동아시아 챔피언스컵 때까지는 감을 전혀 못잡더니, 연습경기 때는 가장 좋은 슛감을 보여주었습니다.
나이는 많지만, 왼손잡이 슈터이고 KT 시절 코칭스텝과 함께하며 서로 잘 알고 있기에 SK시절보단 확실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습니다.
한희원은 동아시아 챔피언스컵 뛰고 U대표팀 갔다가 고려대와의 연습경기부터 돌아왔는데,
여전히 공수 자리를 못잡는 답답한 모습인데, 그래도 고무적인게 예전보다 적극성이나 자신감은 좋아 보입니다.
속공 상황에서 과감하게 올라가며 3점을 성공하는 모습도 여러번 있었죠. 일단 멘탈만 잘 잡으면 활약은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빅맨 쪽 이야기를 하자면, 김민욱은 여전히 좋은 슈팅력과 부족한 보드장악력,
김철욱은 적극성이나 골밑 플레이는 좋지만, 무리한 플레이가 많고 쓸데 없는 파울도 많았습니다.
오세근이 오프시즌 쉬지 못했기에 체력관리도 필요할테고, 시즌 중에도 대표팀 차출로 자리를 비우게 될테데,
그 공백을 두 선수가 잘 메우기 위해선 단점에 대한 개선이 꼭 있어야할 것 같습니다.
최현민은 동아시아 챔피언스컵 때 나쁘지 않은 플레이 보여주었는데, 아직 몸상태가 최상은 아닌 것 같더군요.
연습경기 때도 출전 하지 않거나 뛰더라도 짧은 시간만 뛸때가 많았는데, 입대 전 폼을 찾아줘야,
문성곤의 입대 공백과 오세근의 국대 차출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을텐데, 회복이 오래걸리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사이먼은 오리온과의 연습경기부터 모습을 보였는데, 이제 몸만들기 시작한 상태고,
연습경기 할수록 슛감도 서서히 올라오는게, 큰 걱정은 안되더군요.
다만, 이제 나이가 나이이니, 체력 관리 잘해주어야 몸상태도 유지하고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를 수 있겠죠.
이민재는 부상으로 한경기도 나오지 않았고, 양희종 역시 아직까진 부상 회복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오세근은 대표팀 일정으로 동아시아 챔피언스컵과 전지훈련 전 연습경기를 모두 스킵했고요.
오리온은 맥클린, 새로운 외국인 선수이니 주의 깊게 봤는데, 운동능력이나 높이는 정말 좋습니다.
속공 가담도 좋고 골밑에서 적극성도 있더군요. 다만 골밑에서 벗어나면 공격 옵션이 전혀 없어보였습니다.
연습경기에서 자유투를 얻어도 거의 메이드 시키지 못했는데, 찾아보니 과거 자유투 기록도 좋지 않더군요.
어떤 기사에서 보니 최근에 자유투 성공률이 좋아졌다던데 KBL에서는 어느정도 수준을 보여줄지 모르겠습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슛 없는 찰스로드? 로드벤슨 폼 좋을 때 느낌도 나고, 파워 약해지고 좀 빨라진 더니건 느낌도 있었습니다.
솔직히 크게 눈에 띄진 않더군요. 최성원 열심히 수비하긴 하는데 프로 레벨을 막기엔 버거웠고, 패스 좀 하며 볼 좀 돌리는 수준?
김윤은 느낌 있는 3점 메이드도 있긴 했는데, 달리 크게 내세울게 없어보이더군요.
한양대는 4학년 윤성원과 2학년 유현준을 지켜봤는데, 윤성원은 이미 여러번 농구팬들 사이에서 이번 신인 드래프트 슬리퍼 가능성 언급이 있었죠.
사이즈도 있고 슛도 하고 빅맨 역할도 하니 4,5번 봐야하는 대학을 떠나 프로에서 3번으로 정착한다면 더 잘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진 모든게 애매하더군요. 프로 빅맨을 막을 수비력도 안되고 슛이 아주 좋은 것도 아니고,
드리블이나 패스 능력이 부족해 활용도도 높지 않아, 이대로면 프로에서 더 잘하기보단 더 어정쩡한 선수가 되겠다 싶었습니다.
유현준은 뭐 자신감도 있고 프로 상대로도 자기 플레이 하긴 하던데, 무리한 플레이도 많고, 경기 풀어가는 능력은 계속 큰 과제가 될 것 같습니다.
김승기 감독 오세근 없는 상황을 대비해 빅맨 셋을 내세운 지역 방어를 테스트하기도 하고, 변형된 2-3 지역 방어도 보여주더군요.
그만큼 이번시즌 안양은 이정현의 공백도 있지만, 국대 차출로 인한 체력 관리나 공백을 메우는 일이 참 중요할 것 같습니다.
첫댓글 다 읽었네요~ 잘봤습니다!
이페브라 엄청 잘할듯ㅎ
LG 때보다는 팀과 케미가 더 좋지 않을까 싶네요.ㅎ
드래프트 후 틀드도 생각해볼만한...
지금 내놓을 카드는 한희원 정도인데, 트레이드 하려면 본전 생각날 것 같아요. 오세근 공백 때문에 김민욱-김철욱 중에 하나 빼긴 부담스러울 것 같고..
신인드래프트에서는 아마 1번을 뽑는 방향으로 가겠네요
개인적으로는 수비와 사이즈가 되는 듀얼가드가 최우선일 것 같아요. 순위 생각했을때 이우정이 최선일텐데, 과연 뽑을 수 있을지..
잘봤습니다. 이번시즌 안양의 키는 1번이 아닐까 싶어요. 김기윤선수가 얼마나 몸이 올라오는가가 핵심일꺼 같습니다.
부상만 없다면 잘해줄 것 같긴한데, 이정현이 없는 상황에서 홀로 뛴다고 생각하면 뭔가 불안하기도 하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