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에선 목요일은 스레기 하치장에 종이류를 내다 버리는 날이다.
집에서는 현관에 빈 쌀푸대를 내어 놓았다.
20Kg짜리 한 푸대를 다 먹었다는 증거다.
예전에는 쌀은 되로 계량하였다. 열되가 한 말이었다.
미터법으로 통일하고선 우리나라 고유의 척관법이 사라졌다.
예전에는 나라마다 단위가 달랐다.
세계가 글로벌화 되면서 미터법으로 통일하게 된 것이다.
나이든 우리는 아직도 소고기 한 근. 고구마 일 관, 쌀 한 되, 석유 한 되가 머릿속에 박혀 있다.
쌀 20kg이 한 말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 볼룸(체적)과 중량(무게)은 단위 자체가 다르다.
순수한 물은 비중이 1이므로 1리터가 1kg이 된다. 비중이 다른 기름은 1리터라도 무게는 1kg이 못 된다.
빈 푸대를 른들어 보니 속에서 짤랑짤랑하는 소리가 났다.
쌀 몇 톨이 속에서 솔리를 낸 것이다.
마누라가 쌀을 다 퍼내고 비웠다고 내어다 놓은 것이다.
쌀 한 톨 그 자체는 무시할 정도로 작은 량이다.
농부가 볍씨를 뿌리기 시작하여 수확을 거두어 우리 입으로 밥이 들어가기까지에는 88번의 손길이 가야한다.
그래서 88세를 미수(米壽)리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혼때 마누라와 같이 친구집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친구 할머니께서 어머니가 부엌에서 밥그릇에 붙어 있는 밥알을 예사로 버린다고 말씀 하셨다.
만경창파를 무릅쓰고 일엽편주와 같은 배를 타는 손자가 벌어오는 돈인데
어찌 그 돈으로 쌀 한톨이라도 헛되이 버릴 수 있겠느냐는 말씀이셨다.
생전 배를 구경도 해보시지 않은 할머니였지만 당신의 짐작으로 손자가 배를 타면서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를 가늠하고 계셨던 것이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그 할머니 말씀이 오랫동안 되리에 남아 있었다.
우리가 어릴 때는 근검절약이 몸에 배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젊은 세대들은 모든 것이 풍족한 상태여서 절약할 줄을 모른다.
방을 나서면서도 전깃불을 켜 놓은 채로 나가지 않나, PC나 헤어드라이기 혹은 선풍기 전원도 켜진 그대로 두고 출근을 한다.전기기기는 전원을 뽑아 두면 5%가 절약된다. '티끌 모아 태산'이란 말이 있다. 에너지 절약도 전국민이 실시하면
원전 하나를 건설하지 않도 된다. 신재생 에너지는 말할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