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루종일 비가왔습니다.
무엇이 그리 아까운지 야금야금
무엇이 그리 무서운지 살금살금
그렇게 내리는 비 였습니다.지지미에 탁주 한사발 생각이 절로 나누나
저의 취미생활중 하나가 관찰 및 사고치는것 입니다.
어릴때 사발시계를 5개 이상 손목시계도 5개이상 박살을 내고 신나게 얻어 맞았습니다. 뭐든지 뜯어 봐야했고, 마침내는 재조립에 성공도 했지만 그게 잘돌아 갈리가 없습죠. 쩝.
동네사람중 서울에서온 신사장이란분이 조그만 포크레인을 갖고있었습니다. 대우 02(공투)라는 기종이고 게다(무환궤도를 지칭함)방식인데 약 10년을 사용한 고물 포크레인 입니다. 저한테 팔라고 공을 드렸으나 성사되지 않다가 우연한기회에(신사장이 땅을 팔았슴)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거금 120만원에!!!
중장비는 살때는 비싸지만 팔때는 거의 고철값 수준입니다.밑줄 쫙!
진작에 요놈을 만났으면 길닦고,집터 닦을때 수월했을텐데... 그래도 시골에서는 요놈이 요긴하게 쓰입니다.나중에는 김장독 묻을 구덩이 까지 요놈으로 해결 했으니까요.
요놈을 가지고 약 80미터 떨어진 계곡상류에 정식으로 수도관을 묻다가 드디어 대형사고를 치고야 말았습니다. 디젤기관을 처음다뤄봐서 엔진오일에 전혀 신경 안썼는데 갑자기 엔진조정이 안되더니 연기와 함께 천둥벼락 치는 소리가 나더니 엔진이 멈추어 버렸습니다.
내려가서 살펴보니 엔진블록에 야구공만한 구멍이 생겼습니다.
기가 막혀서 말도 안나오고 내가 잘못한 일이니 화풀이 대상도 없고... 결국 엔진을 포크레인에서 분리하여 땅에다 내려놓고 먼저 주인에게 문의하니 코란도 엔진이 맞는다고 해서 인제에있는 폐차장에 가서 25만원을 주고 구입하여 조립하였더니 돌아는 가는데 회전수가 안맞아서 힘이 없더군요 그래서 분해해서 고장난 엔진의 못쓰게된 부분과 교체하려 했으나 비슷하면서도 규격이 안맞아서 쓸수도 없고 결국 돈버리고 시간 까먹고...
엔진을 분해하려 했으나 헤드와 오일통만 분해되고 진짜무거운 몽통은 장비도 없고 오랜세월에 찌들어서 속수무책 이었습니다. 생각다 못해 경운기로 운반하려 했으나 장마비에 계곡이 망가져서 경운기가 건너갈수도 없고. 아래 할아버지 에게서 경운기를 빌려다가 계곡 건너편에 세워놓고 거기까지 약 200미터를 등짐으로 운반 하였습니다.
든든한 끈으로 엔진을 묶어서 지기는 졌는데 무게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얼추 100키로그램 이상 나가는것 같은데 저울이 없으니 알수도없고 .. 하여간 지고 바탈길을 내려가는데 다리는 후들후들, 어깨는 묶은 끈이 파고들어 떨어져 나갈것 같고 등에는 무엇인가 뾰족한 것이 사정없이 파고들고....쉬고 싶어도 쉴수도 없고....
미련하다 못해 돌아버린 겁니다.
아뭏튼 어거지로 운반해서 마을에서 분해하는데 성공!
서울 영등포에가서 엔진블록 구엉을 철판대고 용접,크랑크 샤프트 재생,대우센타에서 피스톤사고 곤로드,가스켔 등등 부속을 사가지고 양구로 돌아와서 재조립을 하여 포크레인에 올려서 각종배관,배선 연결, 시동키를 돌렸으나 먹통.
다시 배관분리,배선분리, 고정볼트제거,엔진과 오일펌프 분리하여 재분해, 또 조립,포크레인에 조립, 실패, 또 뜯고 맞추고 ,실패....할수없이 아는사람에게 물었더니 타이밍벨트를 맞추어야 한다길래 분해 조립,실패,분해 조립 또 실패...또.또.또.
10여번의 시도끝에 성공 그러나 일분도 못가서 연기났슴. 알아보니 지저분한것을 깨끗이 청소후 조립해야 하는데 대충 닦고 조립했으니 엔진오일 지나는통로가 막혀서.. 그래서 또 망가진 겁니다.
다시 서울로... 그리하야 농약칠때 쓰는 고압분무기로 깨끗하게 청소하고 말려서 조립하는데 성공! 며칠 쓰다가 운전미숙으로 옆으로 넘어져서 또 연기났슴.
다시 서울로.... 그후 여태까지 몇년을 아무탈 없이 굴러갑니다.
이제는 눈감고도 조립하게 되었으니 걱정도 안됩니다. 볼트만 봐도 어느위치에 맞는지도 알게되었으니.
장하다 오 광섭!!!!
세상에 엔진블록 구멍난것을 때워서 쓰는 사람있으면 나와 보라고 그래!
잘났어 정말!
그래도 돈과 시간을 많이 허비했지만 흡족합니다. 디젤엔진의 구조와 작동원리를 혼자 터득했으니.
제가 왜 이런 한심한 글을 여러님들께 올리냐 하면은
시골생활 특히 오지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사고가 나기 마련 입니다.
어느 정도는 혼자 해결해야 합니다.기계와 전기 특히 각종 농기계가 많이 공급되었기에 기초적인 수리 및 사전정비는 필수적 입니다.
왜냐하면 농기계는 자동차 처럼 항상 쓰는것이 아니고 농사철에 한철만 쓰기 때문에 사용후 정비를 안해두면 이듬해에는 동작불능이 많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쓰고난 농기계는 반드시 깨끗이 청소하고 각종 오일점검 및 오일 보충, 경미하게 고장난 부분이라도 즉시 수리해야 합니다.제꼴 당하지 않으려면...
카센타나 차릴까?(한달도 안돼 망할겁니다.10번 20번 뜯어서 고쳐주면 누가 옵니까?) 위에 등장하는 모든명칭은 수리하다 보니 저절로 알게 되었으니 에구구.....끝
첫댓글 어디 힘으로 할수있는게 한계가 있죠... 포크레인 콕 필요하더구만요
말이쉽지 오광섭씨 대단하십니다.나두 비슷한 경험이있어서...02는 유압도 조심해야...
우와~ 짝.짝.짝....."의지의 한국인"
대단하군요.꼭 나의 모습을 보는것 같아서요. 져도 백호라는 중장비를 샀는데 정말 요긴하게 씀니다. 유압이 ㄱ조금씩 세는데 그레도 제 보물 1호입니다. 언젠가 사진 올려 드리죠.
저희집도 02씁니다. 신랑도 초기에 고장난거 고치느라 고생했지요~ㅋㅋ
오지살면 집안 한구석에 철물점 농기구센터 하나 차려놓아야 합니다. 오만잡동사니가 다 필요합죠! 저도 포크레인 아니면 트렉터 하나는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하다못해 관리기도 없으이~ ㅎㅎㅎ
마져 대단해여. 하지만 진짜 촌놈은 그런거 모해여 촌에오래살면 이것저것 다떨어지고 기력도 돈도 없으니 할수가 없지.
아~ 맞어요.. 얼마전 요요님댁에도 포크레인( 맞나??) 장만하셨던데..
02사용하시는님들 화이팅!!!!저도 경운기,관리기,고압분무기,쟁기,포크레인 등등....갖고는 있는데 요즈음 서울서 똥묻은 돈버느라 사용치 못하고 있으니....
저두 딴건 몰라두 경운기하구 02급 굴삭기는 중고라도 꼭 사볼라구요..가격이 만만치 않지만..에구 1994년식이 800만원 하더라구요 아무리 새거같다구 하지만..엔진 소리는 좋더라구요...ㅎㅎㅎ 정비 기술까지 가르쳐 준다고는 하지만..먼 후일이겠지요..아니면 내일일지도...
근자에 중국등지로 수출인가 뭔가 한다고 값이 많이 오른것 같습니다. 중장비 판매센타에 문의마시고 포크레인을 쓰다가 교체하는 사람에게서 사는것이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