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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인물에 대한 첫 판결이다. 법원은 그가 2019년 1월 중국에서 북한 조선아태평화위 송명철 부실장을 만나 14만달러와 180만위안을 건넨 혐의를 인정했다. 이 돈은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이 2019년 경기도가 추진한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과 당시 경기지사이던 민주당 이재명 대표 방북 비용 명목으로 북측에 대납했다고 밝힌 800만달러 중 일부다. 이재명 대표는 그동안 이 의혹은 “검찰의 신작 소설”이라고 했지만, 법원이 그 실체를 인정한 것이다.
이미 외화 밀반출에 관여한 쌍방울 임직원 수십 명이 사실을 인정했고, 김성태 전 회장도 돈을 건네고 북측 인사에게 받았다는 ‘령수증(영수증)’까지 검찰에 제출했다. 2019년 북측 인사가 (이 대표) 방북에 벤츠나 헬리콥터용으로 500만달러를 요구했으나 300만달러에 합의가 이뤄졌다는 진술도 나왔다. 안부수 회장도 애초 혐의를 부인하다 “이젠 한계에 달했다”며 관련 사실을 인정했다. 그런데도 이 대표 측근으로 이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이 대표만 “일절 모른다” “소설”이라고 해왔다. 말장난과 막무가내 버티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
김성태(왼쪽에서 둘째) 전 쌍방울 회장은 2019년 1월 17일 중국 선양에서 열린 ‘한국 기업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간담회에는 안부수(첫째) 아태협 회장, 송명철(셋째) 북한 조선아태위 부실장, 이화영(넷째)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도 참석했다. 김 전 회장은 당시 이 부지사가 이재명 경기지사(현 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을 바꿔줬다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한다./사진=노컷뉴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 대표는 대장동 사건 수사 과정에서 극단 선택을 한 김문기 전 처장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지만 김씨와 함께 해외 출장을 가 골프를 하고 식당에서 식사하는 사진이 공개됐다. 쌍방울 의혹과 관련해서도 “나와 쌍방울 인연은 내복 하나 사 입은 것밖에 없다”고 했지만 김성태 전 회장과 통화하고, 서로 측근을 보내 모친상 조문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형의 정신병원 강제입원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허위 발언도 했다.
검찰이 최근 국정원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문건엔 “이화영 전 부지사의 지원 약속은 김정은에게도 보고됐는데, 약속을 안 지키자 북측이 ‘200만~300만달러라도 먼저 지원해달라’고 했다”는 안부수 회장 진술도 담겨 있다고 한다. 검찰은 23일 이 전 부지사 재판에서 이 문건을 추가 증거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이 문건이 사실이라면 문재인 정권이 이재명 대표 측의 대북 송금을 다 알고도 묵인했을 가능성이 있다. 쌍방울 대북 송금은 그 자체로 실정법 위반이고 유엔 대북 제재 위반이다. 문 정권이 알고도 묵인했다면 공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