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의 연가
새해 첫날 새벽 1시
겨우 2시간 눈 붙이고 새해 첫 일출을 보려고 출발했다.
수년이래 처음이라는 폭설로 엄두도 못내고 있는데
빙판이 된 도로도 아랑곳하지 않고
용감히 싣고 가주는 이 있어 따라나선 것이다.
서해안 쪽은 눈이 내리고 있어 일출은 무망하므로
동해로 목적지를 잡았다.
경주 감포의 대왕암 일출을 보려함이다.
그러나 겨우 도착한 감포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주차장이나 도로는 전국에서 쏟아져 온 자동차와 인파로
발 디딜 곳이 없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
주차 공간도 없고
하늘은 겨우 열어 주지만 구름띠가 해수면을 덮고 있어서
바라는 촬영은 보기 어려울 것 같아서
급히 이웃에 있는 읍천항으로 방향을 바꿔
떠오르는 새해 첫햇살을 배경으로 하는 파도치는 동해바다를 담아 보았다.
그러나 렌즈하나를 망가뜨렸으니
사진 한 컷에 꽤 비싼 대가를 치룬셈이다.
아침을 해결하고 나니 나른하지만 또 다시 장도에 올랐다.
새해 첫날 일출에 재미를 보지 못하였으니
새해 첫일몰이라도 챙기려는 욕심때문이다.
버리는 것을 배우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갈수록 더 심해진 것 같으니
얼마나 세월이 흘러야 손아귀를 펼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스마트폰을 가진 이들의 덕분에 실시간 위성사진 확인 결과와
현지 사진인들의 도음을 받아
오메가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통영'을 향하였다.
통영시 '달아마을'에 도착하니
어마어마한 크기의 망원렌즈 대포를 앞세운 진사들이
벌써부터 기다리고 있으니 기가 죽어 주눅이 든다.
바닷가 방파제에 색소폰 연주하는 사람이 보인다.
오메가 모양의 태양 속에 색소폰 연주자를 넣어 보려고
화각을 찾아 한 컷 담았다.
그리고 '새해 첫날의 연가'라고 이름 붙였다.
새해 첫날 잃은 것도 있지만
통영 현지에서 생굴과 굴밥을 맛볼 수 있었던 점과
색소폰 연주하는 새해 연가를 들으며 오메가를 담은 것은 큰 행운이었다.
첫댓글 참말로 아름답습니다.
이글거리는 태양과 사나운 파도를 바라보니 새해 첫 神魂이 설렙니다. 동해는 제게도 늘 갈애입니다. 강원에서 동해를 따라 17시간을 흰 눈길을 짓쳐 종단한 추억도 있는데, 제 신혼 길도 그 바닷길이었어요. 저는 지금도 가끔 영월 묵호 사천 어디 그 싱싱하게 흥정하는 어시장 모퉁이에 쪼그리고 앉아 쏘주 한잔 찔벅이던 벗들을 그리곤 합니다. 멋진 연하그림 감사합니다.
정말 기가막히게 멋진 사진입니다 두 사진 모두 감동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