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한국바둑리그]
▲ 홍성지 선수(왼쪽)가 김주호 선수에게 불계승을 거두고 복기하는 모습. |
<플레이오프> 충북 제일화재 vs 서울 신성건설 <제1국> 김주호 7단 vs 홍성지 5단(백) -
260수 끝, 백불계승 <제2국> 조훈현 9단 vs 조한승 9단(흑) -
259수 끝, 흑2집반승 '조목홍' 삼각편대를 전진 배치한 신성건설이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갈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 신성건설은 지난주 울산 디아채를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충북 제일화재와의 첫날 경기에서 2연승을 거두며 승리를 눈앞에 두었다. 12월14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07한국바둑리그 플레이오프 1, 2국에서 신성건설 홍성지 선수와 조한승 선수가 각각 제일화재 김주호 선수와 조훈현 선수를 물리쳐, 신성건설은 앞으로 남은 3판 중 한판만 더 보태면 대망의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간다.
1∼3지명 선수들을 앞에 내세운 신성건설과 달리 서건우 선수의 군입대로 후보 선수마저 없는 데다가 중국리그 참여로 에이스 이세돌 선수를 마지막에 이름 올리는 등 악재가 겹친 제일화재가 이미 오더에서 밀렸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그나마 제일화재로서는 1국에 출전하는 김주호 선수가 홍성지 선수에게 통산전적에서 4전 전승을 거둬 다행이었다. 이홍열 감독은 "정규리그에서 분석한 결과 홍성지 선수가 1번 타자로 가장 많이 나왔다. 이번에도 그렇게 나올 것으로 짐작해 상대전적에서 앞선 김주호 선수를 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첫판을 이길 경우 마지노선에 이세돌 선수가 버티고 있으니, 2∼4국 세판 중에서 한판만 더 보태면 된다는 전략이었다고 귀띔.
대국전 신성건설 양재호 감독이 바둑TV와의 인터뷰에서 "1국이 승부판이라 생각한다."고 말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양감독은 또 "솔직히 이세돌 선수가 중국리그에 나가는 지 확실히 몰랐다. 만일 알았다면 조한승이나 목진석 선수를 1번으로 내 보냈을 것이다."고 전했다.
1국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김주호, 홍성지 선수는 그래서 초반부터 귀중한 생각시간을 몽땅 쏟아 부으며 집중에 집중을 거듭했다. 저녁7시에 시작한 1국은 중반으로 접어들어 홍성지의 우세가 확실해졌다. 그리고 그대로 갈무리되는 분위기였다.
헌데 김주호 선수가 좌하귀에서 패를 만들어 승부를 알 수 없게 만들었다. 그러나 팻감을 작은 데 쓰는 바람에 역전의 꿈은 물거품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홍성지 선수로서는 한순간의 방심으로 역전까지 당할 뻔하다가 냉정을 되찾은 덕분이다.
▲ 초반에 조훈현 선수(왼쪽)가 착수하는 모습.
밤9시를 훌쩍 넘길 정도로 치열했던 1국이 끝난 뒤 9시20분 경에 이어진 2국은 전체적으로 조훈현 선수가 주도권을 잡았다. 바둑TV에서 해설을 맡은 유창혁 9단은 "끝내기 단계로 들어서면서도 여전히 '조훈현 우세'"라고 말했다.
지난 준플레이오프에서처럼 또다시 1지명 선수를 잡아 경기 흐름을 바꾸기 일보직전이었다. 문제는 지나친 낙관과 방심에 있었다. 우중앙 맛을 아끼지 말고 모양을 결정지었으면 조한승 선수가 역전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조훈현 선수가 한 두수 완착을 두는 사이 조한승 선수는 상변 끝내기에서 놀라운 뒷심을 보여주었다. 10집을 만들기도 버거웠던 상중앙에서 무려 17집 가량을 만들어 순식간에 역전 무드로 판을 바꿔 놓았다. 덕분에 조한승 선수는 덤이 부담되는 형국에서 2집반을 남기고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첫날 두판을 모두 내준 제일화재는 내일 두판을 모두 쓸어 담아야 역전승을 거둘 희망이 생긴다. 하지만 14년 동안 무너지지 않던 연간최다승 기록을 깨는 등 꾸준히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신성건설 목진석 선수가 당장 3국에 포진해 있어 제일화재 내에서조차 좋은 결과를 기대하지는 못하는 눈치. 게다가 진동규 선수는 정규리그에서도 목진석 선수를 만나 진 바 있다.
다만 안달훈 선수 후임으로 제일화재에 뒤늦게 합류한 진동규 선수는 정규리그에서 이창호 선수를 꺾은 적도 있어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과연 제일화재가 3국에서 역전의 마련할 수 있을는지. 신성건설이 3연승으로 승부를 일찌감치 결정짓고 영남일보와 결승전을 벌일는지.
한편 KB국민은행이 후원하는 2007한국바둑리그의 우승상금은 2억5천만원이며, 준우승상금은 1억5천만원이다. 3위와 4위는 각각 7천만원과 3천만원을 상금으로 받는다.
▲ 마침 훈련을 마치고 외박을 나온 서건우 선수가 함께 검토했다.
▲ 양재호 감독과 함께 팀을 응원하는 신성건설 진영.
KB국민은행 2007 한국바둑리그의 공식홈페이지는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국바둑리그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www.kbleagu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