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글보다 그림이 많은 책이 좋아졌다.
언제부턴가 글보다 사진이 많은 책이 좋아졌다.
언제부턴가 글보다 여백이 많은 책이 좋아졌다.
활자 중독에서 벗어나 조금 눈을 쉬고 싶을때가 있다.
**그림이 좋은 책.
[아름다운 사람들과 나눈 그림 이야기]는 [말]지에 연재되었던 글이라는데, 이중섭, 박수근, 콜비츠 등의 몇몇 낯익은 사람들의 그림에서부터 강연균, 강요배, 김호원 같은 낯설은 그림들이 가슴을 때리는 멋진 작품에 눈시울이 붉어질 책이다. 난 정말 울었다....
[책그림책]. 밀란 쿤데라외 여러 작가들이 책그림을 보면서 전해받는 느낌을 표현한 책인데, 솔직히 이건 글보다는 그림을 보며 내 나름대로의 상상을 해보는 것이 훨씬 잼있다.
**사진이 좋은책.
[The Blue Day Book]. 요즘 품절 현상까지 빚는다는 책인데, 동물들의 얄궂은 표정과 아리꾸리한 포즈들의 사진을 짧은 한두줄의 글과 함께 실은 책. 기분이 약간 허접해지려구 할때 보면 한웅큼 빙그레... 가끔은 파한대소하기도...
[언제나 그대가 그립습니다]. 그동안 "좋은생각"에 실린 정용철 작가의 사진과 글을 담아 놓았는데, 우리 주변의 일상 풍경(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장독대...) 놓치기 쉬운 삶의 여유(일흔 넘은 노모가 만든 화단...)를 한컷의 사진에 담았는데, 난 이런 사진들을 보면 왜 문득 서러워지는 걸까...
** 글보다, 그림보다 여백이 많아 좋은 책.
판화가 이철수의 [소리하나]. 소리를 주제로 한 판화산문집인데, 그림만 보고 있어도 저절로 들리는 소리가 가슴을 친다. 그림과 글을 빼곤 남은 여백엔 온통 울림뿐이다.
근데, 쓰고 보니 책장수 같군....-.-
곁에 두고 뒤적이면 오래된 친구같은 책들...
그래서 난 오늘도 조금 행복해졌다.
그리구 난 이 삐딱이의 공간이 좋다...무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