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리 짐승이 되어 그들과 함께 살고 싶다.
저렇게 평화롭고 만족스러운 삶이 있는 것을,
나는 선 채로 오랫동안 짐승들을 바라본다.
그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걱정하거나 불평하지 않는다.
어둠 속에 깨어 자신의 죄를 뉘우치며 눈물짓지도 않고
하나님에 대한 의무를 들먹여 나를 역겹게 하지도 않는다.
불만을 드러내는 놈도 없고,
소유욕에 혼을 빼앗기는 놈도 없다.
다른 놈이나, 먼먼 조상에게 무릎 꿇는 놈도 없다.
이 지구를 통틀어 보아도 어느 한 마리
점잔 빼는 놈도, 불행한 놈도 없다.
전 버틀란드 러셀의 글을 많이 좋아합니다.
시를 좋아하지 않지만 러셀의 책머리에 이 시를 보고 반가웠습니다.
요즘 홍콩에서의 날들이, 친구 좋아하는 저에겐 외롭고 즐거운 일이 별로 없네요.
읽고 읽었던 러셀의 글을 또 다시 읽으며 마음을 달래봅니다.
너무나 닮고 싶은 러셀의 위트도 배워지길 간절히 바라며...
첫댓글 저도 한 마리의 짐승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외롭기 때문일까요?
타국에서의 느끼는 외로움은 한국에서 느끼는 것과는 분명 다른 것일테지만 글에서라도 위안을 얻으셨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