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금오산(金烏山) 산행 후기

[에브노말]

구미 금오산(金烏山) 산행후기

2011. 12. 20

경부고속국도를 타고 구미 근처를 통과하다 보면 높은 산이 하나 보인다. 주위에 높은 산이 없어 한눈에 들어오는 산이 바로 금오산(976m)이다. 금오산은 한국 100대명산 그리고 영남 8경, 우리나라의 최초의 도립공원(1970년)이며, 자연보호 발상지(1977년)이 기도 하다.

금오산의 연원(沿源)을 알아보면 원래 이름은 대본산(大本山)이었는데, 고려시대에는 남숭산(南嵩山), 조선시대에 와서 금오산(金烏山)으로 정착되었다고 한다. 그 외 금오산의 별칭(別稱)으로 소금강(小金剛), 수양산(首陽山), 귀봉(貴峯), 거인산(巨人山), 노적봉(露積峯), 적봉(賊峯)이 있다.

금오산(金烏山)의 역사적으로 조명해보면 낙동강을 끼고 있어 옛 부터 군사요충지(軍士要衝地)로 한양과 부산을 잇는 길목을 지키고 있는 산이어서, 고려시대부터 조선조 말까지 군창(軍倉)과 군영(軍營)이 있었던 굳건한 산성(山城)과 산성마을이 있었다고 한다. 병자호란(丙子胡亂) 때나 임지왜란(壬辰倭亂) 때 군관민(軍官民)이 함께 피난을 했던 금오산성(金烏山城)은 금오산 동쪽 계곡을 막은 외성(外城)과 정상아래 너른 분지(盆地)를 에워싼 내성(內城)으로 꾸며져 있다. 천혜(天惠)의 지형을 잘 이용한 금오산성(金烏山城)은 난공불락(亂攻不落)으로 철옹성(鐵甕城)의 요새(要塞)이었다고 한다.

하나산악회원들은 구미역에서 약 4km 떨어진 금오산 주차장에 도착해서 도로 양쪽에 도열해 있는 멋스런 메타스콰이어의 환영을 받으며 산행이 시작되었다. 산행의 출발지인 관리사무소를 지나 산행 초입에 들어서니 산행길이 너무나 잘 정비 되어있어 회원들과 여유로운 환담을 하면서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었다. 조금 올라가니 <자연보호운동발상지> 기념비가 눈에 들어온다. 오늘날 환경보전(環境保全)의 시금석(試金石) 역할을 하는 기념비이다. 울창한 송림(松林) 아래 <금오산성사적비(金烏山城史蹟碑)>도 보인다. 약 0.8km까지 가니 금오산 케이블카 시발점이 나타난다. 여기서 부터는 산행길이 목제(木製) 데크로이다. 이 데크로 조금 올라가니 <돌탑 21C> 보인다. 구미시민들이 새로운 천년, 2000년을 맞아 무한 구미시의 발전을 기원하는 뜻을 모아 <돌탑 21C>를 1999년에 쌓았다고 한다.

연이은 목제 데크로를 따라가다 보니 조선조 중종때 명필가(名筆家) 고산(孤山) 황기로(黃耆老)가 쓴 것으로 “금오산은 깊고 그윽한 절경”임을 뜻하는 <금오동학(金烏洞壑)> 글귀는 초서(草書)로서의 극치(極致)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이 글씨는 바위벽에 얇게 음각(陰刻)되어 있는데, 오랜 세월의 풍화의 탓으로 글씨가 희미하고 돌이끼가 전 암면을 덮어 있어 가까이 가야만 글씨를 확인 할 수 있었다. 이 글씨는 중국의 명필가(名筆家) 왕희지(王羲之) 다음 일인자라 하고 초성(草聖-초서의 성인 즉 대가)라 일렀으니 가히 그의 존재를 짐작 할 수 있겠다.

복원된 금오산성(金烏山城)의 외성(外城)이 보이고, 성문(城門)인 대혜문(大惠門)이 금오산 산행 제1코스 산행인들이 반드시 통과해야 할 관문(關門) 역할을 톡톡히 하는 곳이다. 문루아래 아취형의 통관로(通關路)를 빠저나오니 또 돌탑군(石塔群)이 우리들의 소원과 염원을 빌어주는 것 같다. 케이블카 종점이 보인다. 그리고 영흥정(靈興井)에서 추운 겨울이지만 찬 물로 갈증(渴症) 해소하니 숨이 턱턱 막히는 가슴속이 뻥 뚫리는 것 같다. 너무나 시원하다.

바로 앞에 해운사(海雲寺)가 보인다. 이 심산유곡(深山幽谷)에 해운사(海雲寺)라니 사찰이름이 이이러닉하다. 차라리 바닷가에 자리 잡은 절이라면 운치있는 사찰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해운사 안내문에 의하면 신라 말 고승 도선(道詵)이 대현사라는 절을 창건(서기 827〜898)하였으나 임진왜란때 소실되어 철화스님이 현재의 해운사를 복원(1925년)했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위치상으로는 대혜폭포 북서쪽의 언덕받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관음보살 좌성에 칠성탱화 등이 유존하고 있고, 일구의 석조 나한상도 있다.

금오산 산행 경관에서 제일이라는 약 2.0km 지점인 대혜폭포(大惠瀑布)에 도착했다. 시야를 좌우로 훑어보니 기암괴석 돌병풍으로 이루어진 금오산의 진면목이 펼쳐진다. 지금은 수폭(水瀑)이 아니라 빙폭(氷瀑)의 장관이 전개되고 있다. 대혜폭포는 장마철 수량이 많을 때 보면 대단한 거폭(巨瀑)임을 알 수 있다. 27m나 되는 장관(壯觀)을 보기위해서는 여름철 장마기에 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구미 사람들은 좋겠다. 시내에서 산책하는 기분으로 이 곳 대혜폭포까지만 다녀가도 쌓여있던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려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혜폭포는 금오산의 아름다움을 단적으로 상징하는 하나의 포인트이다. 폭포에서 눈을 떼고 오른쪽으로 뻗어 있는 암릉(巖陵)을 바라보라. 나무 꼭대기위로 보이는 암릉은 소금강의 명성을 입증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그리고 좀 물러서서 폭포를 넣고 주위의 암릉까지 시야를 확장해보라. 그 운치어린 경관을 이룬 한 장의 산수화에 금오산에 온 기쁨을 속속들이 느끼게 된다. 명곡은 아무리 들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고 했거늘 자연도 마찬가지이다. 빼어난 풍광은 아무리 보아도 물리지 않는다. 대혜폭포를 명금폭포(鳴金瀑布)라고 한 것은 폭포소리가 금오산을 울린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하나산악회원들은 대혜폭포(大惠瀑布)에서 금오산 정상인 현월봉(懸月峰 976m)까지 오를 생각은 접고 깔딱고개 전망대까지 가기로 하였다. 이젠 세월의 연륜을 의식하지 않을수 없다. 만에 하나 안전에 문제가 생긴다면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급경사의 꼬불꼬불한 목제 데크로를 한번에 올라 갈 수가 없어서 몇 번 쉰 후에 깔딱고개 정상 전망대에 올랐다. 마당같이 너른 바위에서 내려다보니 멀리 구미시가지와 가까이는 금오지(金烏池)가 한 눈에 들어온다. 발아래 펼쳐지는 경치가 시원하다. 추워서 오래 지체할 수가 없었다.

하산 길을 재촉하여 대혜폭포(大惠瀑布)에서 중식을 한후 오른쪽에 위치한 도선굴(道詵窟)로 향하였다. 굴입구에 이 굴의 안내문이 있어 읽어보니 이 굴은 천년동굴로 신라 말 풍수의 대가인 도선선사(道詵禪師)가 득도(得道)했다하여 도선굴(道詵窟)이라 하였다 한다. 고려 충신 야은(冶隱) 길재(吉再) 선생이 대혈사(大穴寺)와 이굴 아래를 소요(逍遙)하며 도학(道學)에 전념하기고 했으며, 임진왜란 때에는 연인원 100여명이 이 곳에서 피난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 통로는 1937년 선산군 구미면에서 개통했다고 한다. 이 굴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비탈진 바위난간에 낭떨어지 쪽으로 쇠봉(鐵棒)과 체인으로 연결하여 통행에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 굴 안에는 기도처를 마련하여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굴의 바깥쪽 가장자리에서 바로 아래를 바라보니 해운사가 보이고 멀리는 구미시가지가 보인다.

발걸음을 재촉하여 쉽게 등산로를 빠져나와 고려 충신 야은(冶隱) 길재(吉再) 선생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채미정(採薇亭)에 들렀다. 채미정(採薇亭)은 야은(冶隱) 길재(吉再)(1353~1419) 선생의 충절(忠節)과 학문(學問)을 추모하기 위하여 조선 영조(英祖) 44년(1768) 건립한 정자이다. 길재는 고려시대 문과에 급제하면서 박사를 거쳐 문하주서(門下注書)에 올랐다. 고려가 망하고 조선 왕조가 들어서면서 두 왕조를 섬길 수없다 하여 벼슬을 사양하고 선산(善山)에 은거하여 절의(節義)를 지켰다. 채미정(採薇亭)은 흥기문(興起門)을 지나 우측에 있는 정면 3칸 측면 3칸 규모의 팔작집이 있고 뒤편에는 길재의 충절을 기린 숙종(肅宗)의 어필오언구(御筆五言句)가 있는 경모각(敬慕閣)과 유허비각(遺墟碑閣)이 나라히 잡고 있다.

계곡을 따라 내려오니 금오지(金烏池) 산책 데크로가 약 700m 조성되어 있다. 눈에 넘쳐나는 금오지의 푸른 물의 아름다움과 주변 산의 경관을 감상하면서 걷다보니 금오지의 둑(堰)에 왔다. 여기서 금오산을 안고 산 전체와 오늘 오른 산행의 자취를 한눈에 바라보는 느낌은 산행의 기억을 새롭게 한다.

구미하면 박정희 대통령, 우리나라 산업화의 요람지, 전자공업의 메카, 자연보호운동의 발상지, 도립공원의 효시를 생각하게 하는 금오산 산행은 오래 기억될 것 이다. 더욱이 금오산산행은 학창 시절의 추억이 되살아나는 기차여행의 낭만을 맛보게 하였다.

산행안내도

산행입구 메타스콰이어

자연보호운동발상지 기념비

케이블카 시발점이 가까워지고...

금오산성사적비

케이블카 시발점 부터 목제 데크로

돌탑 21C

황기로(黃耆老)가 쓴 금오동학(金烏洞壑) 글씨- 바위 이끼 때문에 글씨가 안보인다

금오산성의 성문인 대혜문

금오산성 외성

대혜문 출입 통로

또 하나의  소원돌탑

영흥정

해운사 종루

해운사 대웅전

해운사 지장보궁

해운사 종무실

케이블카 종착지에서 들어오는 해운사 출입문

 대해폭포 아래에서 바라본 금오산 암봉들

대해 빙폭 1

대해 빙폭 2

깔딱고개로 올라가는 길

깔딱고개로 올라가는 길에서 뒤돌아본 데크로  

깔딱고개 전망대에서

깔딱고개 전망대에서 바라본 금오지와 구미시가지

도선굴을 올라가며

도선굴로 올라가는 위험한 길

기도장이 마련된 도선굴

도선굴에서 잡힌 조망권

길재를 추모하기 위한 정자 채미정

채미정 출입문인 흥기문

채미정 본 건물

구인재

길재의 영정을 모셔놓은 영모각

길재의 영정과  숙종(肅宗)의 어필오언구(御筆五言句)

길재선생 유허비

옛 정서를 느끼게하는 징검 다리  

금오지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금오정

금오지와 데크로

금오지의 가장자리에 조성된  테크로 1

금오지의 가장자리에 조성된 테크로 2

금오지의 가장자리에 조성된 테크로 3

금오지의 양수 펌프장

금오지 둑에서 바라본 금오산

[오작교]

건강한 모습들 보기 좋습니다.

[경제부총리]

산행 후기가 연구 논문과 비슷하네.얼마나 자세하게 써놨는지....다시한번 공부하게 됐네.고맙고...그날 저녁 같이 못하고 가서 좀 섭섭했네...
하지만 차기 회장단이 잘 뽑혀서 다행으로 생각되고 내년엔 더 좋은 산행을 할수있도록 힘써 볼께...

[김상년]

이렇게 멋진 사진과 함께 산행후기를 올려주신 에브노말님 정말 고맙습니다.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구석구석 자취를 남겨서 동행한 친구들의 추억꺼리를 만들어서 기분을 상쾌하게 업그레이드 해주시니 우리 회원 친구들은 언제나 젊은이나 다름없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