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에 폭설까지는 아니지만 꽤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눈이 내리고 치우는 것을 나름 즐기는 저지만 ‘헐’할 정도였습니다. 특히나 예배당과 교육관 통로까지 쌓인 눈에는 약간 짜증이 날 정도였습니다. 통로의 눈을 치우면서 나중에 리모델링 공사를 할 때 특단의 대책을 세우고 싶습니다. 꼭!
사택에서 길로 가는 눈을 치우며 차가 다니는 도로에 도착했습니다. 늘 하던 대로 위에서 밑으로 눈가래로 길게 밀고 내려갔습니다. 세찬 바람으로 눈이 평탄하게 쌓이지 않고 곳곳이 달랐습니다. 많이 쌓인 곳은 얼마 가지 못하고 옆으로 밀어내야 했습니다. 잠시 쉬면서 출근하는 차들이 가는 도로를 보니 곧 정체 되겠구나 했는데 얼마 후 서 있는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예배당으로 올라오는 길의 눈을 치우며 올라왔는데 땀이 흘렀습니다. 팔도 힘이 빠진 듯 했는데 제가 예전과 다르다 싶었습니다. 전에는 눈이 많이 오면 예배당에서 이웃 할머니들 댁까지 치워드리기도 했는데 도저히 체력에 자신이 없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눈가래로 걸어 다니실 만한 길을 내어 드렸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잠시 후 눈이 또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집사람이 오전에 대기초 수업이 있었습니다. 취소되나 했는데 늦더라도 조심해서 오라고 했다고 해서 함께 갔습니다. 다행히 발전소 출근 길 반대 방향은 막히지 않고 학교 앞까지 잘 갔습니다. 그런데 작은 삼거리에서 학교로 가는 길에 차바퀴가 수로에 빠져서 집사람은 걸어가고 저는 집으로 향했습니다. 이제는 제가 출근길 대열에 들어서서 가는데 원북 어린이집 부분을 지나는데 차가 비틀거렸습니다. 급히 비상들을 켜고 정말 최고조로 긴장한 상태에서 운전을 했습니다. 돈 때문에 스노타이어를 안했는데 약간 후회가 됐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차에서 내렸습니다. 눈이 더 내렸지만 더 치울 정도는 아닌 건 것 같아서 사택과 예배당 주변만 치웠습니다. 마지막으로 길 옆을 정리하면서 제가 아침 일찍 눈을 치우면서 할머니 댁으로 사람이 눈에 빠지지 않고 걸어갈 수 있도록 낸 길을 보게 됐습니다. 길을 낸 후에 눈이 내렸는데 사람 발자국은 없고 고양이들 발자국만 선명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을 위한 길인데 사람이 아니라 고양이만 다녀서 헛수고 했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잠시 생각해보니 그 길을 편히 이용해 준 것만으로도 제가 오히려 고마워해야지 싶었습니다. 제가 헛고생 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