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 제39권》
43. 마혈천자품馬血天子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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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羅閱城에 있는 기바라리원耆婆伽梨園에서 1,250명의 제자들과 함께 계셨다.
그들은 다 아라한으로서 온갖 번뇌가 이미 없어졌고 여섯가지 신통이 맑게 트인 자들이었는데, 오직 아난 비구 한 사람만은 그렇지 못했다.
그때 아사세왕이 7월 15일, 한해를 끝내는 때 밝은 별들이 초롱초롱한 한밤중에 월광月光 부인에게 말하였다.
"오늘은 15일, 보름달이 둥글고 너무도 청명하오. 이런 밤에 무엇을 하면 좋겠소?"
부인이 대답하였다.
"오늘은 15일, 계戒를 설하는 날입니다. 마땅히 창기들로 하여금 풍류를 울리게 하고 5욕欲을 즐기는게 좋겠습니다."
왕은 그 말을 듣고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왕은 다시 우다야優陀耶 태자에게 물었다.
"오늘밤은 너무도 청명하다. 무엇을 하면 좋겠느냐?"
우다야 태자가 왕에게 아뢰었다.
"이렇게 청명한 날 밤에는 네 종류의 군사를 모아 아직 항복하지 않은 외적外敵들이나 다른 나라를 정벌하러 가면 좋겠습니다."
아사세왕은 그 말을 듣고 나서도 역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다시 무외無畏 태자에게 물었다.
"이렇게 청명한 날 밤에는 무엇을 하면 좋겠느냐?"
무외 왕자가 아뢰었다.
"불란가섭不蘭迦葉은 온갖 산수算數에 밝고 더불어 천문과 자리를 잘 알고 있어서 사람들이 받들고 우러르니, 그에게 찾아가서 이 의심을 물어보소서. 그는 왕께 지극히 오묘한 이치를 설명하여 끝내 걸림이 없을 것입니다."
왕은 그 말을 듣고 나서도 역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왕은 다시 수니마須尼摩라는 대신에게 물었다.
."이렇게 청명한 날 밤에는 무엇을 하면 좋겠느냐?"
수니마가 왕에게 아뢰었다.
"오늘밤은 이렇게 너무나도 청명합니다. 아이단阿夷端이라는 사람이 여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데, 그는 아는 것이 많습니다. 원컨대 대왕께서는 그에게 찾아가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를 물어보소서."
왕은 그 말을 듣고 나서도 역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그는 다시 바사婆沙라는 범지에게 물었다.
"이렇게 청명한 날 밤에는 무엇을 하면 좋겠느냐?"
범지가 아뢰었다.
"오늘은 15일, 밤이 너무도 청명합니다. 지금 구야루瞿耶樓라는 사람이 여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원컨대 대왕께서는 그에게 찾아가 그 뜻을 물어보소서."
왕은 그 말을 듣고도 역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그는 다시 마특摩特 범지에게 물었다.
"이처럼 청명한 밤에는 무엇을 하면 좋겠느냐?"
범지가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파휴가전이라는 사람이 여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원컨대 대왕께서는 그를 찾아가 그 일을 물어보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