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에 게
문 현 미
고마워라, 몰래 들어온 병이여
눈 뜨고 있어도 보이지 않던 것들이
어둠을 깨치고 서늘한 전율로 다가온다
몸에서 진액이 빠져나가는만큼
마음의 붓끝으로 경쾌한 포물선을 그린다
안개의 속도로 만나는
은밀한 기쁨의 이슬 몇 방울
세상 바다에서 자맥질하던
영혼의 촉수가 새봄 살구꽃처럼 환하다
*문현미;부산대학교 국어교육학과, 독일 아헨대학교 卒
시와 시학으로 등단.
시집;기다림은 얼굴이 없다, 가산리 희망발전소로 오세요, 아버지의 만물상 트럭, 그날이 멀지 않다, 깊고 푸른 섬, 바람의 뼈로 현을 켜다, 사랑이 돌아오는 시간, 몇 방울의 찬란.
번역서;라이나 마리아 릴케 문학선집, 안톤 슈낙"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박인환 문학상, 풀꽃문학상 수상
현재 백석대학교 교수, 백석문화예술관장.
< 可 人 송 세 헌 >
첫댓글 시선이 멋진 글을 접합니다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글의울림과함께 멋작을감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