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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大韓民國
집 컴퓨터 고장나서ㅜㅠ
콧멍에 후기 쓰려고 할머니네 집까지 왔다능...☆
참고로 스포 엄청 많아!
일단 정말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해. 내가 세번이나 본 영화는 이게 처음이야..ㅋㅋ
대사,연기
연출,스토리의 기승전결까지..
솔직히 영화 평론가들은 어떻게 볼지 모르겠지만 나는 수작이라고 느꼈어.
민감한 시기에 이런 소재로 영화를 만든 용기를 떠나서, 영화 자체로만 봐도 말이야ㅎㅎ
1. 일단 영화 보면서 대사에 감동을 많이 받았어.
흔할 수 있지만 흔하지 않은 대사들 말이야.
성공한 송변호사가 국밥집에 찾아가서 돈을 갚는 장면에서
김영애씨가 고맙다고 고맙다고 말하는 송변에게 이렇게 말하잖아.
"잘 먹었으면 됐지, 그게 뭐라고 여태 얹혔누."
단순히 국밥이 얹혔다는 표현을 빌어 과거의 마음의 빚을 얘기하는 장면인데 인상깊었어.
예고편에 나왔던 "국가란 국민입니다!" 라는 대사도 말이야.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바로 그 전에 말한 긴 대사가
국가란 국민입니다! 하는 짧은 한 문장에 다 담기더라.
단순하지만 공감가고, 특별하지만 가까운 대사들 같았어.
계란으로 바위치기.
바위는 아무리 강하고 단단해도 죽은 것이고 계란은 아무리 약해도 산 것이니
바위는 부서지지만 계란은 깨어나 바위를 넘는다는 그 대사도.
지금의 우리가 처해있는 현실과 너무도 가까운 대사라서 슬펐어.
1970,80년 대가 아닌 지금 이 시대에서도 저 대사가 공감이 된다는 것이, 저 대사에서 희망을 느낀다는 것이.
우리가 지금까지도 얼마나 암울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지 느끼게 하더라고..휴ㅠㅠ
그리고 "요즘에 가장 믿으면 안되는게 방송과 신문이다!"라고 말하는 기자 아저씨의 울분에 찬 대사도.
마치 영화를 보는 나에게 하는 말 같더라.
아무튼 여러 면에서 굉장히 대본을 잘썼다고 생각했음.
2. 연기는 말할 것도 없었어.
송강호.
진짜 박찬욱 감독이랑 봉준호 감독이 앞으로 송강호는 변호인의 송강호로 불릴거라고 했던데,
진짜 그 말이 맞았어.
영화 장면 장면에서 그 분을 느낄 수 있는 억양과 행동.
미묘한 표정 변화. 눈빛.
특히 재판에서 차경감에게 국가란 무엇이냐고 호통치는 장면이 진짜 인상깊었어.
뭐 길게 말 안하고, 안 본 여시들은 한번 꼭 봐봐! 송강호의 연기력에 감탄하게 됨..ㅠㅠ
그리고 김영애씨랑 곽도원씨도 엄청났어!!
특히 곽도원 아저씨가 말할때, 목소리가 조금 떨리는 느낌? 그런게 있는데.
그게 캐릭터를 더 살려주는 거 같달까.
더러운 짓을 해가며 없는 죄를 만들어내는 자신이 얼마나 최악인지 알고 있기에 떨리는 걸까 싶더라고.
임시완도 걱정했는데 정말 잘하더라고.
약간 어색하다 싶은 장면도 있었지만, 고문씬에서 게임 끝..
고문씬이 정말 리얼하더라고. 통닭구이? 그 장면에선 나도 모르게 숨을 멈추게 되더라..ㅠ
하지만 실제 고문보다는 약하게 한거겠지..
3.나만의 해석.. 솔직히 이건 그냥 나 혼자서 생각한거고, 영화 곳곳에서 느낀 점들이야!ㅎㅎ
(그냥 내 개인적 감상일 뿐임!ㅎㅎ)
일단 전두환의 초상.
전두환의 초상 사진은 계속 나오지. 판사의 방에서도, 처음에 차경감이 표창받는 장면에서도.
전두환은 아직 살아있고, 아직도 죄에 대한 합당한 벌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 뼈저리게 느껴지더라.
전두환은 눈을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는데 나는 고작 영화를 보고 분노에 찬 욕밖에는 못한다는 것.
참 억울하면서도 슬프고 그렇더라고.
특히 판사가 송변을 처음 만나고서
혹시 그 중에 친척이 있냐고, 그럼 잘 봐준다고 하면서 웃는 장면. 그 장면이 계속 기억에 남아.
형법을 더럽히는 부끄러운 짓을 하면서도 허허 웃는 판사의 얼굴 바로 뒤에 전두환의 초상이 보이는데,, 진짜 헛웃음이 나오더라고.
살아있는 것은 단순히 전두환 개인만이 아니라 그 때의 상처와 아픔인 것 같아.
그런 부당한 권력에 의해 병들었던 우리나라는 아직도 그대로니까.
부당했던 그들은 잘 살고 있고, 상처입은 국민들은 아직도 오명을 쓰고 살아가는 현실.
참... 전두환의 사진이 나올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 답답했어..
또 송변이 변호하러 가는 길에 계란을 맞잖아.
그리고 나서 화장실에 가서 계란 자국을 물로 지우다가, 기자 아저씨랑 옷을 바꿔 입지.
이 장면이 인상이 깊었던 이유는,
'세금 전문 변호사' 송우석이 진짜 '인권 변호사' 송우석으로 확실하게 바뀌는 장면 같았어서야.
극 초반에는 무겁지 않은 분위기의 내용이 나오잖아.
변호사 송우석이 부산에 와서 성공하고 집을 이사가고 동기회장이 되고..
그런 평범한 내용의 영화에서 처음으로 침묵하는 사람들을(송변) 향해 '문제를 제기'하고 관객에게 시대상을 전달하는 인물이
바로 송변의 동창 기자 아저씨야.
기자 아저씨는 나중에 법정에서 만났을때, 송변이 악수를 건넸지만 하지 않았어.
그리고 나서 쭉 둘은 따로 만나는 장면이 나오지 않아.
(옷을 바꿔입고서 그 이후의 만남은 외신 기자를 불러달라는 장면에서 뿐이야. 단둘이 만나는 장면은 x)
그런데 그런 둘이 옷을 바꿔입었어.
속물 변호사 송우석이 자신의 옷이 아닌,
서민과 약자를 대표하며 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송변 자신에게 호통을 쳤던 기자 아저씨의 옷을 입었어.
+ 지금와서 드는 생각으로는 앞서 진우의 '계란으로 바위치기' 대사의 깨어진 계란이 바로 영화 속 송변이 아니었을까 싶어.
바위에 맞선 계란은, 깨어지지만(진우의 재판에서 지지만) 살아서 바위를 넘잖아(변화를 이끌어 내잖아=변호인 99명)
국밥집에서 기자 아저씨는 자신은 비겁해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했어.
하지만 그 자신을 대변해주는 사람이 나타난거지. 현 상황에 대해 분노하면서도 조용히 있을수밖에 없는 자신을 대신해서 분노해줄 사람.
그게 바로 송우석 변호사였겠지.
그 순간부터 송우석은 이제 완전한 인권변호사가 됐지.
국민의 뜻을 입은 변호사가 된거지.
옷을 바꿔입고 그 다음 장면이 진우 어머니를 포함한 다른 가족들이 재판을 참관하지 못하도록 막는 장면이었잖아.
그 장면에서 송변이 괜찮다고 걱정말라며 안심시키고는 혼자 재판장으로 들어가고,
변호인석으로 걸어가면서 재판장 안에 동원된 남자들이 앉아있는 모습을 보며 허허- 하고 작게 웃는 장면이 나오잖아.
그 장면에서 나는 송강호가 연기 진짜 잘한다고 느꼈어.
그 웃음에는 짜여진 재판에 대한 단순한 분노도 있을테고, 반드시 이기겠다는 투지도 있을테고,
진우는 무죄이고, 이렇게 국민을 억압하는 거짓된 사건은 절대 있어선 안된다는 자신의 신념에 대한 확고한 믿음도 있을테지.
그게 진짜 짧은 헛웃음 하나에서 온갖 감정이 느껴졌달까.
그리고 그 재판에서 기자 아저씨(국민)의 옷을 입은 송변이 말하지.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라고.
진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이야.
그리고 차동영 경감과 해동건설의 류수영
차동영 경감은 이 영화에서 주인공인 송우석 변호사만큼 중요한 인물이라고 봐.
왜냐면 이 사람도 기자 아저씨 처럼, 분명히 이 세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거든.
하지만 기자 아저씨랑은 다르게 그 현실에 녹아들어 동조해 살아가는 사람이고.
처음 검사를 은밀히 만나서 자료를 받을때,
차경감이 얘네들 다 빨갱이면 우리나라 진작 망했다는 식으로 말해.
자기도 이게 정상이 아닌 걸 알거든.
국가란 국민이라며 소리치는 송변과 마주했을때, 차경감에 눈에 눈물이 고여있어.
너에게 국가란 군사력으로 정권을 잡은 저 위에 있는 자들이 아니냐며 소리치는 송변을 보고 말이야.
그게 과연 자신에게 소리치는 송변에게 분노해서 나온 눈물일까 생각해 봤어.
그런데 아닌거 같아. 차경감은 분명히 잘못된 것을 알고 있어. 하지만 무시하지.
왜냐. 나의 믿음이 무너지면 안되니까. 내가 살아가는 세상(형사, 경찰)에서 나는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내 삶이 부정당할 수는 없으니까.
그냥 지독한 자기 합리화랄까..그런게 보여졌어.
마치 김문수가 자신의 변절에 대해 어쩔수 없이 변한거라는 식으로 자기합리화 해서 말하는 걸 보는 느낌이랄까.,.
자신이 고문해서 받아낸 자백이니 그게 진실된 것이 아닌걸 자신도 알고 있지만.
나의 신념이 무너지는 일은 일어나서는 안되니까..
고문실에서 송변과 마주치고 송변을 바닥에 내팽겨치고는 그러잖아.
나같은 사람 때문에 너네같은 사람들이 발뻗고 잘 수 있는 거라고.
군사 정권의 개로 살아가는 이 상황에서, 철저한 자기 합리화를 통해 눈을 감고 귀를 닫은게 아닐까 싶어.
이 영화보고 찔리는 사람들 많을거야. 이 영화는 관객 뿐만 아니라 그런 사람들에게도 메세지를 보내는 것 같았어.
그리고 해동건설의 류수영.
미국의 선진 문물을 보고 민주주의를 겪었던 인물이면서도, 철저하게 자본주의적인 인물.
국민으로서 민주주의를 원한다고 말하지만 국민의 입장이 아닌 사업가의 입장에 서있는 인물.
비유하자면...'안녕하지 못한 세상에서 정말로 안녕한 사람들'이랄까.
정말 지극히 자신의 삶을 평탄하게 누리기 위해 현 사태에 대해 눈 감는 인물이잖아.
알고 있음에도 아예 '부정'하는 사람(차동영)과 알고 있지만 눈을 감고 '외면'하는 사람(류수영)
참 비슷하면서 다른 것 같고, 다르면서도 닮은 것 같아.
물론 류수영을 마냥 욕할수만은 없지만...씁쓸하더라고.
국민 소득이 아직 그 기준에 다다르지 못해서 아직 안된다는 말이 참 슬프다고 해야할지..휴.
본인의 여유롭고 평탄한 삶을 버린 송변과 그 삶 속에서 안주하며 살아가는 류수영이 비교되기도 하고.
+
까먹고 하나 안써서 추가해서 써!
마지막 장면에서 변호인 99명이 송변의 재판에 참여했잖아.
처음엔 이런 사건에 목소리를 높여 항변하는 사람은 송변뿐이었어.
영화 속 다른 변호인들도 물론 공권력의 피해자들을 안타깝게 생각했지만, 형량을 맞추는 것을 변호의 중점으로 생각했어.
박변이 그러잖아. 법대로 하면 지금 대통령부터 잡아야한다고. 알고 있음에도 눈을 감았어. 어쩔 수 없다라는 생각으로.
하지만 송변만은 무죄를 외쳤지. 진실된 마음으로..
그게 바로 정의가 아닐까 싶었어.
영화속에서 진우 등을(공권력의 피해자)을 위해 무죄를 외친 변호인은 한명 뿐이었어. 송우석 변호사.
하지만 마지막엔 99명의 변호인이 송변(공권력의 피해자)을 위해 달려와.
결과적으로 송변은 진우의 재판에서 무죄를 얻어내지 못했어.
하지만 송변이 99명의 그들을 바꿨듯이, 우리도 얼마든지 현실의 부조리함을 벌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
권력을 지닌 자들은 국민들이 서로 '원망'하게 만들었어.
지금도 그러고 있다고 생각해. 서로 색을 나누고 공격하고, 상처입고.
하지만 본질적으로 우리는 '국가'라는 이름 아래에 하나이고
'국민'이 바로 국가 그 자체라는 송우석 변호사의 대사를 많은 사람들이 기억했으면 좋겠어.
4.그리고 연출. 연출은 솔직히 내 전공도 아니고..잘 몰라서 뭐라고 평할 수는 없지만 참 좋았어.
고문받은 진우를 치료할때 군의관이 기절한 척 있으라고 하고 나가잖아.
홀로 남겨진 진우,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기차소리.
사실 변호인 첫번째 봤을 때는 그 장면에서 기차소리를 못들었거든.. 그런데 두번,세번째에서는 잘들렸어.
그리고 아~~주 나중에 진우가 송변에게 기차소리가 들리는 곳에서 고문 받았다고 하잖아.
그때서야 '아 기차소리..!' 이렇게 생각이 나더라고. 그런게 되게 좋았어.
마지막 장면에서 박종철 열사 추모 집회에서 송변이 앞장서서 소리를 높이지.
우리는 피하지 말자고, 우리는 잘못한게 없다고.
그때 군인?경찰?들이 진압하러 뛰어오고. 그들을 앉은 그대로 맞이하는 송변의 뒷모습을 보여주잖아. 앞모습이 아닌.
그게 마치, 당신(부조리한 현실에 맞서는=특정인물이 아닌 그 누구라도)의 뒤에는 우리(관객=국민)가 있다는 메세지 같았달까.
그리고 더불어 다시는 그 분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그 분의 뒷모습을 보여줌으로서 극대화 되었던거 같아..
당장이라도 고개를 돌려 관객들을 돌아볼 것 같은데..더 이상 보지 못한다는 생각에 눈물이 나더라ㅠ
마지막으로.. 정말 이 영화는 특정인물 미화 영화가 아니야.
그저 그 시대의 우리나라의 암울한 상황을 송우석이라는 변호사의 일생을 통해 보여줄 뿐이지.
그리고..어느 평론가의 말처럼 영화가 주는 메세지를 떠나서 상업적 면에서도 완성도 높은 영화인거같아.
속물 변호사가 안타까운 상황에 놓인 한 국민을 도와 인권변호사로 거듭나는..기본 줄거리, 예고편만 보면 흔한 설정이지.
소재를 떠나서 많은 사람들에게 흥미를 느끼게 하는 스토리고.
그런 흥미성 상업성에 실제 사건이라는 현실성이 더해져서 오히려 시너지 효과가 나오는거 같아.
진짜 끝으로..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어느정도의 상업성을 띈 영화가 주는 메세지이기에, 그 어떤 영화보다 우리들(관객)에게 더 와닿는 것이 아닐까 싶어.
어떻게 보면 그냥 한 변호사의 인생을 바꾼 사건, 그 뿐인 영화야.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메세지는 절대로 가볍지 않다고 느꼈어.
지금같은 시대에 나와줘서 고마운 영화야. 나를, 우리나라를 한번 더 돌아보게 되는 거 같아..
정말 안 본 여시들 다 꼭 보러가길 추천할게!!
우와 이 글 짱이야 !!!!! 절대 지우지마 ㅠㅠ
오늘 조조로 보고왔어.
내가 얼마나 편하게 눈 감고, 귀 닫고 살았는지..
새삼 느껴져서.. 온 몸에 소름이 돋더라.
누군가는 감성팔이 영화 한 편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부끄러움과 변화를 일깨워준 고맙고 소중한 영화야.
빠른 시일 내에 재관람 하려고.
여시 좋은글 고마워. 많이 공감하고 생각하고 가.
정리잘했당...방금보고나와서읽는중ㅠㅠ계속곱씹게됨....또보러가야지
우와 소름...
진짜 내가 글로표현하지못한말들을 다 적어줘서 너무고마워..ㅜㅜ먹먿하다
소름ㅜㅜ오늘볼때펑펑울었어ㅜㅜ
여시야 대형 연어이지만 나 이거 극장에서 예전에 보고 오늘 다시보기로 또 봤는데 후기 짱 잘썼다 ㅠㅠㅠ내 마음을 글로 보여준 느낌이라 속시원해...고마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