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부우 편은 열혈 드래곤볼 신자라고 자처하는 팬들 사이에서도 그닥 좋은 소리를
못듣고 당연히 상대적으로 토론되는 경우도 적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바로 캐릭터들의 성격 변화, 특히 지금까지 절대善이라고 생각했던
손오공의 너무나도 충격적인 언행 때문이다. "상황이 어쩔 수 없었다,웃으면서 넘어갈 일이다"
라고 애써 납득하려고 해도 마음이 편치 않기는 역시 마찬가지... 은근슬쩍 화제를 돌려
어느 부우가 가장 강하냐, Z전사 최종 강자 순위는 어떻게 되느냐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지만 아무리 드래곤볼이 격투 만화라고 해도 싸우는 이유는 베지터가 나름대로 분석한 것처럼
"지켜주고 싶은 존재를 위해서" 이다. (내가 베지터의 그 최종 독백을 신용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마인부우편에서 시종 되풀이해서 나오는 "드래곤볼로 되돌리면 된다."는
말 때문...)
과연 그랬는가...과연 히어로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지켜주고 싶은 존재"였는가.
아니면 사이어인의 전투 본능이었는가.
...... 죄 없는 지구인들은 두 사이어인의 이해하기 힘든 가치관, 神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기력하고 안일한 판단으로 일관하는 계왕신, 과거의 신
피콜로 덕분으로 전멸하고 만다.
......고의가 아니었다는건 확실하고 믿어줄 수 있다.
......늦게 공개된 초사이어인3. 그만큼 충격,환호의 목소리도 컸지만 아무리
만화라고 해도 마냥 좋아할 수 없을 만큼 상황이 나빴다.
영혼을 넘기면서까지 임했던 진검승부의 염원도, 마지막 남은 육체를 산산히 태우면서까지
지키고 싶어했던 가족도 모두 잃고 만 베지터의 경우는 냉정하게 말해서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도
있다. 베지터의 승부욕을 넘어선 집착으로 마인부우의 부활을 재촉하고 말았다는 것은 부인하기 힘든 것이다.
그렇다면 손오공은 어떤가. 베지터와의 승부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 "너도 따라와. 거기서
싸워줄게" 해서 베지터를 바비디의 우주선에 끌어들였으며, 바비디의 지배를 받게 된 베지터와
싸우게 되면 마인부우의 부활을 재촉하게 된다고 필사적으로 막는 계왕신의 충고를
무시했으며, "너와의 싸움으로 충격을 받으면 마인부우의 부활 에너지가 되고 마므로
처음부터 풀파워로 싸운다" 라면서도 초사이어인3를 숨기고 싸우는 바람에 결국
마인부우는 부활하고 만다.
도대체 왜 숨겼는가. 베지터는 "자존심을 상하게 할까봐 일부러" 봐줬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이것도 진정한 이유는 아닌가 한다.
죽은 몸으로 초사이어인3가 되면 이승에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체력상 한계도 있었기에
가장 친한 친구 크리링에게까지 초사이어인3에 대해서 꽁꽁 숨기고 있더니 드래곤볼
레이더를 가져올 때까지 시간 벌기 위해서 결국 공개해서 "역시 주인공!" 이라는 탄성을
자아냈지만...
.....진작 공개했으면 얼마나 좋았냐... 그랬다면 부르마가 신룡을 부른 시점에서 사건
종료가 될 확률이 아주 높았다.
어쨌든 손오공은 이승에서는 퓨전을 성공적으로 전수하고 저승에서는 자신의 가장 오래된
친구이자 과거의 라이벌의 아내의 엉덩이,가슴을 만지게 해준다는 조건으로 손오반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게 하는데 성공한다. 근데...결국 다 실패하고 만다.
마지막 희망이던 오반과의 포타라 합체도 못하게 되어 상황은 그야말로 절망적이었다....
정녕 사탄과의 합체 외에는 도리가 없는가. 이때 새롭게 나타난 합체 재료는...
지금쯤은 혼이 완전히 사라져서 새로운 생명체로 변한지도 오래되어야 할, 그래서
모두들 까맣게 잊고 있던 베지터였다. 확실히 "LUCKY" 는 "LUCKY" 였다.
염라대왕, 지구의 신은 물론 계왕, 계왕신과도 두터운 친분이 있고
그 어떤 "높으신 분"도 감히 그 부탁을 거절못할 정도의 위치이면서
베지터 혼이 소멸되는 사태를 방치하고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도 안해봤던 사람.
게다가 상대가 말 그대로 "모든걸 다 걸고" 임한 전투의 의미를 퇴색시킨 사람.
그 상대에게 "잠자코" 자기 말을 들으라고 한다.
당연 베지터는 거절한다. 손오공은 "미...미안했다. 그건 변신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기에 만약을 위해서..." 라고 애써 해명하지만 별로 마음에 와닿지 않는 변명.
여기서 손오공이 꺼낸 최후의 카드는...
세상에...갑자기 부르마와 트랭크스 이야기를 한다. 베지터에게 있어 이 두 사람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손오공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저 소중한 존재들을
손오공 본인은 어떻게 취급했나.
마인부우에게 흡수당하고 만 오천크스. 아무리 드래곤볼로 되살리면 되고
상황이 상황이라지만 친형에게 친동생, 동생친구가 신체 내부에 있는데도
신경쓰지 말고 해치워 버리라고 한다. 그런 독한 일이 가능한 사람은
불행히도 오공밖에 없다.
그리고 부르마. 부르마는 베지터가 죽음의 순간까지 가장 소중히 생각했던 아내.
그렇기에 손오공도 부르마 이야기를 가장 먼저 한다.
그런 소중한 남의 아내, 그 가족에게 손오공은 어떻게 했나.
드래곤볼 全권을 통틀어 가장 엽기적인 대사가 오가는 페이지. 누가 아무리 죽어나간다고 해도
눈하나 깜빡하지 않던 오공이지만 드래곤볼 레이더가 없어진다는 말에는 역시 좀 당황하고
그제서야 초사이어인3 변신을 결심한다.
그리고...
.......과부되기가 무섭게 성적농락대상으로 만들어 버린다.
..........................다 넘어간다고 해도.......................
지구 지키기에 어지간히 질렸던 모양. 지구의 미래를 위해서도 후대 양성이
중요한건 맞다. 그래도 이건 진짜 아니다. 지구에서 살던 이들이 다 죽고
-유일한 생존자는 사탄,덴데,강아지, 그리고 손오공- 지구 자체가 소멸된 후
한다는 말이 이것. 게다가 씩 웃으면서 자랑인양 한다.
사람이 죽어도 되살리면 그걸로 되고, 사람의 진심을 알아주지 못한 뒤에도
필요할때는 잽싸게 찾는다...만약 내가 손오공 팬이었으면 다 이해되고
드래곤볼은 변함없이 재미있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못했다.
마인부우 편에서 드래곤볼에 대한 애정을 잃고 매주 읽는 것을 그만두고 말았기에
10여년 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한 사실들... 10여년 후에 다시 읽으면
또 어떤 사실을 발견할까. 그때는 또 "뭐, 그럴수도 있지.살다보면 별별 인간이 다 있어"라고
둥글게 둥글게 바라볼까.
첫댓글 포스팅을 보다보니 약간 오공에게 악감정(?)이 있으신듯 한데.... 제 생각에 오공은 어떻게보면 베지타보다 냉정한 성격이기 때문에 이런 장면이 연출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만 냉정한게 다른사람한테 냉정한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냉정한 쪽이지요; 그 상황에 해야 하는게 무엇인가를 재빨리 파악하고 망설이는것도 없이 실천합니다. 드래곤볼이라는 마지막 카드가 있기 때문에 그 뒤는 걱정해봤자 달라지는게 없는걸 아니까 이런 대사가 나왔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이건 오공뿐 아니라 다른 Z전사들도 마찬가지...) 12살부터 마인부우전때 38살(맞나요?) 20년을넘게 죽어가면서 지구를 지켜왔는데 솔직히 질렸다고 해도 이해가 가고...
드래곤 레이더가 없어진다고 하자 당황했던건 믿고있던 마지막 카드를 쓸수 없게 되니까 기대고 있던 버팀목이 와르르 무너지는 셈이지요.; 그래서 당황한것이고...결코 드래곤 레이더를 인간의 생명보다 더 귀중하게 여긴다는것이 아닙니다;; 피콜로가 말했듯이 평소대로의 오공이라면 승부가 되건 안되건 마지막까지 발악하는게 정상이지만 일단 나중을 위해 꼬마들에게 퓨전을 가르쳐야 했고 (현세에 있을수있는 마지막 기회니까요) 또 셀전에서 말한것처럼 자신은 이세상에 손을 떼기로 결심한것 같습니다. 제가 오공의 팬이라서 이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네요. 오공의 모습이 그닥 실망스럽거나 하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는데...=ㅁ=
저도 포스팅을 봐도 오공이 딱히 잘못했다고는 생각이 되질 않는데.. 오공은 순수한 인간이라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 부분이 강했던게 아닐런지.. 노계왕신 건에서 "안 돼! 그런 나쁜짓은 절대 해서는 안돼! 평화를 위해서 무조건 오반에게 파워업을 시켜줘"등의 고지식한 행위가 과연 오공의 성격에 부합할지.. 그리고 한번 죽어도 드래곤볼로 살릴 수 있는 사람을 위해 오히려 지구에 혼란을 일으키는게 옳은 일인지.. 오히려 저는 그 장면을보고 오공이 어른스러워 졌다고 생각했는데..(뚱보부우와 결판을 내지않은 장면) 원래의 오공이였더라면 강한 상대를 만나 기뻐서라도 싸웠을걸요. 제한 된 시간으로 한계가 어느정도일지도 모르는
부우를 상대로 무턱대고 싸우는게 옳은일인지..(첫대면으로 보자면 마인부우의 힘을 모르던 상황. 그리고 오공의 판단이 항상 옳은건 아니였죠. 원래대로였더라면 키드부우는 1분간 모은 풀파워로 한방에 보내버렸어야.. 뚱보부우때도 '이길 수 있었다'곤 했지만 이승에서 소모되는 에너지를 키드부우와 싸울적에야 알았고..) 그리고 오공이 악이 없다는 사실은 아크맨에서 증명되었고(그 후 생겼을지도 모르지만..) 궂이 따지자면 거론된 오공의 논란이 되는 행동들은 악에 물들었다기보다는 '무지' 때문에 생겨나는듯.. 셀vs오반때도 자신은 오반의 분노를 최선의 방법으로 여겼지만, 피콜로가 깨우쳐준 덕에 마음을 고쳐먹죠.
아마 드래곤볼에서 가장 인간적이지 않은 인간을 꼽으라면 오공을 꼽을것입니다. 너무나도 순수하죠. 그는 당연히 사람이 죽었으면 드래곤볼로 살릴 수 있으므로 사람은 죽어도 괜찮다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런행동을 한 것 입니다.. 그리고 오공이 지켜야될 순서도 바뀌고 있죠. 동료들-지구인-우주인. 다른 별에도 갔다 오고 저승에서 별별사람을 만나본 결과 그에게 지구는 '친구들과 가족들이 있는 곳, 부서져도 드래곤볼로 복귀하면그만' 이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만약 드래곤볼이 없었다면 조금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줬을 태지만막강한 파워를 가진 드래곤볼로 인해 오공은 우리들입장에선 잔인해보입니다.
꼭 드래곤볼로 복귀시키면 된다가 나쁘다곤 할수없죠 사실 드래곤볼을 나쁜데에 쓰는게 아니고 사람을 되살리는게 나쁩니까 어쩔수없는거죠
그런게 바로 드래곤볼에 문제되는 '생명경시사상' 이죠. 뒤지면 다시살려... 초기에 드래곤볼에서 야지로베가'그렇게 따지면 사고로 죽거나 병으로 죽은 사람도 억울한거 아니야?' 라고 크리링을 살리려던 오공한테 말하는데 맞는 말입니다. 사람을 되살린다는 것 자체가 자연을 거스르는 일인데 툭하면 죽이고 살리고 이용하면 나중엔 엄청난 문제가 초래되지요...어쩌면 GT의 악룡들은 약과일수도 있겠네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저는 오반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그아버지에 그아들이지만
'죽어도 살아난다' 는 다른 만화에는 없는, 오직 드래곤볼에만 있는 황당한 공식 때문에 저렇게 순수한 오공이 비인간적인(윗분들에 비해 베지터의 팬인 저로썬 이 글을 보며 오공의 행동은 좀 비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며 베지터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면모를 보이는 것이겠죠. 반면 GT에선 지구인들을 시간 때우기 용으로 내몬다거나 '다시 살아나니까' 란 명목으로 마구잡이 희생양으로 몰 수가 없게 되었죠. 그들의 든든한 백인 드래곤볼이 적으로 돌아섰으니 말이죠. 그때서야 오공은 자신의 목숨과 바꿔서라도 지구를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이런 이유로 제가 GT를 좋아합니다..ㅎ
애초에 작가는 오반이 마인부우를 죽인다는 생각으로 스토리를 진행시켰죠.. 오공은 베지타와 초2 호각이며, 크리링에게 나는 베지타와 동급. 그 베지타 조차 마인부우를 이기지 못해. 퓨전만이 살길이다. 라고 언급하죠.. 그런데 베지타와 호각이라고 말해 놓고 초3로 변신을 하고 나중엔 사실 뚱뚱한 마인부우를 이길수 있었다고 밝히죠. 오반이 마인부우를 죽인다는 스토리가 결국 오공이 죽인다로 바뀌면서 앞뒤가 안 맞는 상황이 된 것 같음.
마인부우가 오천과 트랭크스 피콜로를 흡수할때 오공은 지금 이때다 공격해 라고 해놓고 오반이 흡수 될때의 자신은 그저 제길 거리면서 쳐다보고.. ㅡㅡ. 그 장면은 진짜 어이없었음.
22 오공이 마인베지터와 분명 호각이라는 식으로 그려놓고 나중엔 초3로 죽일수 있었다고 고백한건 완전 급히 지어낸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오오; 저는 간단히 생각했었는데... 이 글과 댓글들을 읽어보니 다들 상당히 깊이 분석하시는 듯... 저에게 비추어진 오공의 이미지란, 오공 자신에게 있어서 아주 특별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명 있다면 자신과 같은 순수 사이어인인 베지터 정도...? 제 느낌에는 애니에서도 늘 뒤에서 조용히 팔짱만 끼고 있는 베지터의 이름을 부르며 함께 하자고 한 장면이 꽤 있었던 것 같은데... 토리야마 씨 본인이 말하기를, 자신이 그리는 만화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에 관한 애정이란 별로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런 것이 작품 속에서 생명경시로 보였던 것 같구요.
작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개인 간의 관계나 대화 양상은 단지 스토리 전개를 위한 수단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깊이 생각할 필요 없이 오공은 어렸을 적이나 어른이 되어서나 전투 이외에는 정말 무관심하고 모든 사람들을 챙기면서도 자신에게 특별한 사람은 없는 그런 캐릭터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쁘다 착하다 를 떠나서 말이지요... 모든 것을 아우르기 위해 세부적인 신경 쓸 수 없는 성격의 오공이랄까요... 처음엔 오공을 좋아했었지만, 지금은 베지터 팬인 저로서는 색안경 낀 말이 될 수도 있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