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한민국의 신문과 뉴스는 온통 안철수의 주식환원 소식으로 도배를 했다. 서울시장 선거 때 갑자기 등장한 안철수 교수가 삽시간에 매스컴의 주역이 되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좌파 매체가 안철수를 띄우는 것이야 당연지사지만 언제부터인가 조중동까지 합세해서 안철수를 띄우고 있고 어제는 텔레비전 뉴스는 물론, 조중동까지 안철수의 기부 행위를 1면 톱으로 취급, 안철수가 노불리스 오불리즈의 상징이라도 된 양 떠받들고 차기 대선까지 석권한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이명박의 재산 환원 촌극을 새삼 떠올린다.
개가 나와도 한나라당 후보만 되면 대통령에 당선 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있을 정도로 열린 우리당이 열세였던 2007년 대선이었지만 BBK 주가조작 사건과 도곡동 부동산 문제 등으로 재산형성 과정에 얽힌 의혹과 부도덕성이 부각되어 코너에 몰리자 이명박은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언, 위기를 벗어났다. 그러나 대통령이 되고도 그 약속은 좀처럼 지켜지지 않다가 그 후 2년이 지나 재보선에 번번이 패하고 민심이반이 극도에 이르자 재산 기증을 결정했는데 재단 명칭도 자칭 업적인 청계천의 이름을 딴 청계재단으로 명명하고 지인과 사위를 이사로 선임하는 바람에 완전한 기부가 아니라는 혹평을 받았었다.
안철수의 주식환원도 어딘가 고릿한 냄새가 나기는 마찬가지다. 무상배급이라던 백신도 돈을 벌려면 얼마든지 돈을 벌어들일 구멍이 있었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그의 주식가격도 정치권과 언론의 협조 없이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는 게 시중의 중론이다. 정권의 멘토 노릇을 했던 안철수에게는 땅 짚고 헤엄치기였다는 소문도 따라 다녔으니까, 거기까지는 그래도 좋다. 그러나 안철수의 기부는 역시 이명박의 기부와 같이 뒷맛이 개운치 않는 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거액 기부에 대해 자신은 오래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일이라고 하지만 적어도 무르팍 도사에 출연했던 시기는 아니라는 것이 확실해서 말이다.
오래전부터 생각한 일이었다면 어느 칼럼리스트의 논설대로 보유했던 주식의 1.5%를 무상으로 나눠주고 강호동의 찬사를 받던 그 순간에 진실을 고백했어야 했고 그 자리에서 대규모 주식환원을 예고했어야 했다. 그러나 안철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안철수가 1500 억 원에 해당하는 주식 환원을 발표한 것은 단 1.5%의 주식을 나눠 준 사실이 인터넷과 신문 지상에 알려지고도 한참 후인 어제 (11월 14일)였다. 진정성과 정체성이 의심을 받고 있고 다 된 죽에 코 빠지게 생겼다는 걸 감지한 멘토들의 의견에 따랐을 뿐이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고 돈으로 대권을 사려는 행위일 뿐이라는 비난을 사기에도 모자람이 없다.
돈 없는 사람은 정치할 생각을 말아야 한다고 호언했던 이명박은 전 재산을 기증했다는 칭찬을 들으면서도 자신의 재산 형성 과정에 의혹을 제기한 곽성문 전 의원에게는 아직도 용서가 없다. 전 재산을 기증할 정도로 사회에 헌신한 사람이 조그만 사원 때문에 그 상대방을 임기 말이 되도록 용서하지 않는 행위는 커다란 괴리가 있고 그런저런 이유로 국민은 이명박 재산 헌납에 감동을 느끼지 않는다. 어제는 안철수가 1500억 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자신의 성명 삼자를 세상에 알렸다. 일부 젊은이들에게나 알려진 무명가수가 단 번에 이미자나 조용필과 같은 급에 올라서려면 국제가요 콩쿠르 같은 이벤트를 벌리고 심사위원들을 구워삶아 기성가수들을 제치고 대상을 타는 수밖에 없다. 안철수 역시 이름을 알리는 길은 돈 벼락 쇼밖에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줄 것이 없다. 지난 경선에서 실패한 원인도 사실 돈이 없어서 패한 것이나 다름없고 양심을 속이고 국민을 기만해가며 전리품 나누기 약속도 하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와 그의 아버지 고 박정희 대통령은 돈으로는 절대 살 수 없는 고귀한 가치관을 국민에게 선물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국민에게 ‘하면 된다’ 는 도전의식과 근면 자조 자립정신을 선물했고 박근혜 전 대표는 국민에게 가치관 역시 법과 원칙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경제만이 조국을 선진국으로 이끌 수 있다는 신념을 심어주었다. 부패와 손잡은 정치는 국가 쇠망의 지름길이요 도덕성이 결여된 경제 또한 국가와 국민을 더욱 타락하게 만들 뿐이라는 평범한 진리 또한 박근혜가 우리에게 준 선물이다.
박 전 대표라고 해서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모를 리 없다. 모든 일간지들이 안철수의 기부 행위를 대서특필하고 산골자기에 사는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 도대체 안철수가 누구냐고 관심을 보이는 현실도 알겠지만 개의치 않고 내년 총선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선언했다. 몸에 배어 온 호시우행의 진정성 하나로 국민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고 국가를 좀 먹는 부정부패 세력과 내일을 생각지 않고 잔치상을 벌이자는 좌파 떨거지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박근혜 전 대표의 처지가 안쓰럽다. 그러나 그의 진정성이 기부행위 이벤트나 벌리는 안철수와 그의 배후 세력의 치졸한 작태와 음모를 하나하나 격파해 나갈 필살의 무기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PS; 좌파가 써서 재미를 본다고 알려진 SNS나 나꼼수 등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행위를 따라하는 것은 바보짓이다. 꼼수나 잔꾀는 결국 진정성 앞에 그 허실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태산 같이 무겁게 그러나 결코 게으르지 않게 정도를 지켜나가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다. 좌파와 안철수의 배후 세력이 꼼수나 꾸미는 사이에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을 정책을 개발하고 널리 알리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 아무리 기승을 부린다 해도 꼼수는 어디까지나 꼼수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