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말들을 위한 시간* - 조극래
한번 목소리에 돋아난 가시는 하루를 도려내도 통증이 남는다
나는 매지 구름 이빨에 목덜미 물린 산봉우리를 바라보고 내 안의 너는 발자국을 묻어버리는 물이랑을 바라본다 어칠비칠 땡볕을 폭식한 사람들이 누 떼처럼 강물에 몸을 들이박는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밀어내고 밀어내도 들이닥치는 물결 앞에 발목이 흠뻑 젖은 사람
어떻게 네 생각만 해? 나도 아프단 말야 너를 돌보며 살아가야 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줄 알아? 오늘따라 유달리 네 목소리에는 말꼬리를 겨누는 가시나무들과 질척이는 물웅덩이들
너는 여전히 내 말을 수긍하지 않는다 우리의 대화는 정강이뼈처럼 삐걱대고 나는 표정을 들이밀 자리를 찾지 못해 쭈글쭈글 웃다가 이내 그러려니 한다
우리는 둘이면서 얼마나 오랫동안 혼자였는지 네가 내 곁에서 그림자로 살 듯이 나는 너를 눈먼 유령처럼 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의 날씨는 한 번도 예보된 적이 없다 비가 오려나 봐, 주위를 두리번거릴 틈도 없이 으르릉거리며 무차별 퍼붓는 장대비 톰슨가젤처럼 도망치는 우리는 무리가 된다 먹이를 겨냥한 장대비가 숨 가쁜 우리를 강의 절개지 쪽으로 몰아간다
*이란 영화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A Time For Drunken Horses〉(바흐만 고바다 감독)에서 변용
ㅡ웹진 《님Nim》(2026, 9월호) ************************************************************************************************************* 많은 사람들이 목말라하는 정치의 안정은 결국 국태민안을 추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여야정치인들은 물론이고 지켜븐 이들도 거의 저주에 가까운 가시돋친 말만 쏟아냅니다 웬만하면 무지개로 떠있어야 할 정치적 언어가 가시 철조망이 엉킨 휴전선 같습니다 포성이 없고 총알은 날아다니지 않지만 이건 전쟁 직전인 것처럼 살벌합니다 겨우 6개 부처 장관 후보자일 뿐인데 하나같이 믿음이 가질 않으니 이게 정상인지 의문입니다 우리나라가 정글 숲도 아니고, 개도국도 아니며 후진국은 더더욱 아닌데 이게 뭡니까? 이러구러 선진국 타령하고 국민주권정부 운운하다니 양심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모를 정도입니다 추석 전에 대통령 시국 관련 기자회견이 있다하니 정국안정 대책이 뭔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