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집트 유학 3개월에 접어드는 21살 유학생이에요
전에 여행에 관련된 판을 보고 한번 써봐야지 했는데 오늘 공부 집중도 안되고 해서 판을 켰네요. 첫 인상부터 강렬했던 이집트에서의 지난 생활을 한번 엮어볼까 해요.
이집트로 유학을 떠난다는 소식을 들은 지인들의 반응.
'뭐? 어디? 이집트? 나 살다가 이집트로 유학가는 사람 첨봤다.'
'이집트는 이집트어 안써? 아랍어 쓰나?' (본인의 전공은 아랍어)
'사막에서 어떻게 살아? 낙타랑 같이 살아?'
사실 요즘도 나보고 사막에 사냐고 물어보는 사람들 더러있음ㅋㅋㅋ
2010년8월, 대사관에서 합격소식과 함께 9월 초까지 입국하라는 통보를 날렸다.
2주만에 부랴부랴 짐 싸들고 날아온 이집트.그리고 하늘에서 본 카이로 시내의 모습.
온통 흙빛.목 끝까지 숨이 턱 하고 막히는 느낌. '저 곳에서 일년을 어떻게 살아야 하지?'
그렇게 도착한 이집트. 이 곳에 온지 세달째에 접어드는 지금, 이곳에 대한 나의 생각
'나쁜남자 같은 나라'
욕이 목구멍 끝까지 치밀어 오르고 모든 걸 던져버리고 싶을 만큼 화가 나서는
제 분에 못이겨 혼자 팔짝 뛰게 만들었다가도
순식간에 내 가슴을 벅차게 만들고 기분을 하늘 끝까지 끌어올리는 신기한 나라.
나쁜 남자처럼 나를 손안에 쥐고 풀었다 잡았다 가지고 노는 것만 같다.
하지만 나 역시 그런 이집트가 싫지 않기에 순순히 그의 손에서 놀아나주기로 함.
이집트에 대한 한국인의 평가는 극과 극으로 나뉜다.
이 나라에선 한국에서의 삶의 10분의 1만큼도 기대 할 수 없다는 것.
하지만 같은 점이 거의 없기에 더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
물론, 한국에서의 편안함을 바란다면 이집트에서의 삶은 Worst가 될 수 밖에 없다.
참고로 나는 정말 이집트와 잘 맞는 것 같음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이 나를 즐겁게 하는 것들이라 하루하루가 행복에 겨운데
한국이 그리울 때도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은 정도 쯤이랄까.
단돈 500원이면 막 갈아낸 생과일 쥬스 한잔을 즐길 수 있고
빵과 디저트는 어찌나 싼지 케익 한조각에 700원, 처음 한달간 매일 먹다시피 했을 정도.
집에서 지하철을 타고 두 정거장만 가면 나일강과 카이로 타워 오페라 하우스가 있고
수도이니만큼 문화생활을 즐길 기회도 많고 한국에 비하면 말도 안되게 저렴해서
유학생들에게는 비싼 오페라와 콘서트 뮤지컬을 실컷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나라.
물론 내가 화가나서 펄쩍 뛰게 만드는 미친듯이 짜증나는 이집트의 모습도 있다.
동양여자를 얕잡아 보는 이집션들은 우리가 지나갈 때마다 온갖 희롱을 해대고
눈에도 보일만큼 시꺼먼 매연에 외출 한 번이면 흰 옷이 까맣게 되기 일쑤에다가
분리수거라는 단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길거리가 곧 쓰레기장인 나라.
정부기관에서조차 아직까지 거의 모든 것을 손으로 기록해서 서류 한번 해결하려면
반나절을 잡아먹힐 각오는 필수인데다 미터기 없는 택시는 외국인이라고 바가지를 씌운다
외출 한번 하고오면 온 몸에 진이 빠져 그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걸 보면 진짜 뭐랄까,,
이집트는 사람을 지치게 하는 특이한 재주가 있는 것 같다.
하,,,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나는 이집트가 좋다. 나쁜일은 금세 잊는게 나에게도 좋은 거 아님?
한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상상초월의 사건들이 날 기절하게 만들곤 함.
택시를 타고 고가도로를 달리는데 문이 열린다거나
다리가 시원해서 아래를 보면 택시 바닥이 뚫려있어 아스팔트와 마주하는 상황이라던가,
지하철에는 쩌는 체취를 방지하기 위해 에어컨이 아니라 창문을 열고 달리고
가끔 지하철 여성칸에 남자가 타게되면 그 남자는 몰매맞듯 쫒겨남ㅋㅋㅋ
택시 위에 매트리스 의자 책상을 싣고 도로를 달려도 택시 위가 아니라
차 안에 앉은 우리를 뚫어져라 쳐다본다거나
말과 당나귀와 자동차가 길 위를 함께 지나고, 아 가끔 낙타도 지나가고...
창문 밖으로 바구니 내리고선 거기로 음식 받아서 끌어올리고
이게 웃긴 이유는 이 나라 사람들에게는 이런 일들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는 일이라는 것.
택시가 달리다가 문이 열리는 일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며 대수롭지 않게
문을 닫아버리는 시크함이 우리를 빵터지게 하는 듯.
그리고 이 나라 남자들. 참,, 남자가 없는 것 같음
자기네들 쪽수가 적으면 여자라도 먼저 싸움을 걸지 못할만큼 간이 콩알만한 남자들이
가득가득가득한 나라임
그리고 이 곳 남자들은 어릴 땐 전부 아역배우인데 20대에는 몸이 비루해지고
결혼을 하고 늙으면서는 여자대신 임신을 해주는 신기한 남자들이 많음 ㅋㅋㅋㅋㅋㅋ
여기는 우리나라 80년대만 같아서, 한번은 내가 노천카페 앞에서 두통약을 하나 먹었는데
임신 8개월 쯤 된 듯한 할아버지가 뒤뚱뒤뚱 오셔서는 자기도 하나 달라고 함.
사탕인 줄 아셨거나 약이면 다 좋은 건 줄 아셨거나 둘 중 하나이겠지 했음.더 웃긴건,
약을 드시더니 엄지를 치켜들며 맛이 아주 좋다 하셨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우심 ㅠㅠ
아,, 쓰다보니 엄청나게 길어지고 뭔가 두서없는 글이 되어버렸음
무튼 내 생각이지만 이집트는 아직까지는 순박한 사람들이 더 많은 나라임.
세계5대 문명의 발상지이며 화려한 역사와 슬픈 역사도 함께 가진 나라 이집트.
이집트를 사랑하게 되느냐 마느냐는 순전히 여행자 자신의 마음가짐에 따라 달려있으며
마음을 여는 순간 이집트는 자신을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마법을 걸어버리는 듯.
내가 이집트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
나를 미친듯이 화나게 할때가 있고, 나를 쓰러질만큼 웃길 때는 있지만
나를 단 한 순간도 심심하게 둔 적은 없다는 것.
누군가 이집트에 오게된다면 활짝 열린 마음으로 모든 것을 즐길 수 있기를.
살면서 한번은 와봐야 할 것 같은 매력덩어리 나라. 다들 놀러오세요
사람냄새 나는 여행이라는 로망을 가진 분이라면 적극 추천해요!
와서 연락하시면 쿠샤리 한 그릇 대접할게요:)
한국은 많이 춥다는데, 여기는 며칠전에도 38도를 가볍게 찍어주더군요.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할와[아랍식 달콤한 과자] 만드는 아저씨
카이로 Attaba에 위치한 헌 책 시장
첫댓글 읽으면서 이렇게 공감된적은 처음이다 진짜 인도같애...
홍콩산다면서요
인도살았었어요
사실 홍콩사는게 부러움.. 홍콩가고 싶다 한번갔는데 좋았음 근데 좀 비싸긴 하더이다
아뒤 바꾸세요 '인도 살다가 지금은 홍콩 삽니다' 로
ㅋㅋ저도 딱보고 이거 인도인데?라고 생각했어요.
zz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인도살다가 홍콩삽니닼ㅋㅋㅋㅋㅋㅋ
어 저 옛날에 인도살았었는데 헐ㅋㅋㅋㅋㅋㅋㅋㅋ 첸나이ㅋㅋㅋㅋㅋㅋ
이집트 다시보게 되었네요 당연히 피라밋이랑 스핑크스 이런거 나와있을줄 알았는데 소소한 일화라 넘 재밋게 봤어요 한번 가보고싶네요 ㅋ
안돼 인도남자 얘기에 끌려서 들어왔더니 마지막에 염장샷이......나 먹고 싶은거 겨우 참고 있었는데..세시간 전에 닭강정 먹은게 단데.......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가부장제도 ㅠㅠㅠㅠㅠㅠㅠ
이거 보니까 이집트 가고싶네요 ㅋㅋㅋㅋㅋ 그렇지만 나는 미국에도 아직 적응 못한 비루한 유학생 ㅜㅜ
2222 이집트 가고 싶어요ㅠㅠㅠㅠㅠ 하지만 일본에도 적응 못하고 있는 비루한 워홀러...
어떻게 하면 책을 저렇게 꽉꽉 넣을 수 있지?
이번에 이집트 갈일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될만한 글 같네요ㅎㅎ
이집트는 진짜 너무 매력있는 나라같음. 역사도 너무 신비롭고. 죽기전에 꼭 가고싶은 나라 중에 한 곳임
22 꼭 가보고싶음! 나일강이랑 피라미드 꼭 보고싶음요ㅠ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래서 닉넴도 아오빡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중간에 있는 동양여자 희롱하고 우습게안다는말 100%공감한다 진짜.
난 두바이있었는데 차이니즈~ 하우머치 하는데 정말 살인할뻔했다 -_-
그런것때문에 회사랑 쇼핑몰이외에는 절대 돌아다니지 않았음.
헐. 왓더뿩X유어애스X!! 욕나오는군요!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주시지 ㅋㅋㅋㅋ 별 같잖은넘들이 다있네요 부동산 거품주제에
가운데손가락여러번들었어요ㅋ 특히 나 일하는데 찝쩍거리는 새끼들때문에 일그만둠.(호텔 로비라운지에서 일함)
손님이므로 내가 하고싶은말을 다 할수없으므로 혼자 승질만내고 혼자 참고ㅠㅠ
다른이유도 많이 있었지만 제일 큰 요인은 그것때문이었음.
그 옛날에 이영애씨가 라라라 라라 라라라~ 이온음료 광고 찍었을때 파랑 배경에 이쁜 네모집이 거기 아니우??
거긴 이집트가 아닐거여요 ㅋㅋㅋ 어디더라. 포카라? 뭐시기 뭐? 여튼 유럽 어딘가로 알고있어요.
거기는 그리스쪽아닌가요ㅋㅋㅋ 지중해연안에는 그런 풍경
그리스 산토리니..인가??요??
아 그리구...이영애씨가 아니라 손예진씨................아닌가여.........................?
ㅋㅋㅋㅋ다틀렸어 ㅋㅋㅋㅋㅋ
다틀렸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틀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그리스 산토리니에요 장소는 ㅋㅋㅋ
프로방스 아닌감.?.. 그 서든맵...........ㅋㅋㅋㅋㅋ
..포카라는 아시아 네팔 지명임 ㅋ
중동쪽사람 정말 잘생긴듯 ㅠㅠ아랍왕자나 공주들도 다이쁘구..
응? 이집트가 후진국인가봐요..?
나도........이집트 꼮 가보고싶다.....ㅠㅠㅠㅠㅠㅠ아 다시 이집트에 대한 마음이 활활 타오르네!!!!!!!!
저 아는 언니도 지금 이집트 가있는데 사람들 되게 친절하다 그러더라구여. 문구점 가려는데 못찾아서 물어보니까 되지도 않는 영어로 막 가르쳐줌. 근데 길이 틀림...... 몰라도 일단 물어보면 아무렇게나라도 알려주고 본다고 함ㅋㅋㅋ 그리고 문구점 도착해서 연필 사려는데 주인아저씨가 영어가 안됨. 이 언니는 아랍어가 안됨. 쩔쩔매니까 어떤 분이 아랍어로 연필 하나 주세요 종이에 적어줬다고 함ㅋㅋㅋㅋㅋ
마르하반..아나 다라싸후 알루가타 아라비야타 딸리분..
ㅋㅋㅋㅋ 뜬금없지만
이집트 여행가고싶어요 ㅠㅠㅋㅋㅋㅋㅋ
동양여자 무시하고 희롱한다는거에 별로 가고 싶지 않네요 범죄가 일어나도 동양인이라고 무시할거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야 원 무시 안하는 곳이 없네 없어ㅋㅋㅋㅋㅋㅋㅋㅋ
222222222222222 서러워서살겠나 ㅋㅋㅋ걍동양권만가야지 퉤
카이로에 el abd 아스크림..ㅠ_ㅠ!! 글쿠 코샤리!!!!!!!!!!! 진짜 아직까지 생각남...너무 먹고싶어어어..ㅠㅠㅠㅠ
근데 나두 이집트 배낭여행가서 성희롱 성추행도 당해봤지만...전체적인 이집트 사람들 너무 순박하고 착해요...ㅠ_ㅠ
근데 카이로 애들이 쫌 발랑 까졌음...지나만 가면 휘파람 불고 hey~ my sweet heart~이러면서 같이 자자고 하고-_-
근데 진짜 이집트 다시 가고싶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인상이 강해서 이집트인 같다는 소리 자주 들음.......
동양여자 희롱하는 거 있다고 들었어요. 아는 언니가 이집트로 여행갔다가 막 어린 남자애들이 엉덩이 만지고 지나가고 그랬다구 ;
막 그리고 희롱하는 말 하고
어엉 엘압드 ㅠㅠ 딸기랑 망고 진짜 진하고 맛있음여 ㅠㅠ 피스타치오도 완전 많이 사먹었었는데...... 타흐릴 광장에 피자집있었는데 진짜 맛있던걸로 기억해요 캬캬캬 아 이집트 얘기 나오니 흥분흥분ㅋㅋㅋ
코사리는 한 1.5파운드 정도 주고 먹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제 입맛엔 안맞았어요 ㅠㅠ 근데 이집트 정말 매력있는 나라에요 젊을때 한번쯤 꼭 가봐야 하는 나라!!!! 배낭여행 이집트 강추합니당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