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화와유
나는 그때 초등학교 5학년이었고, 태권도 학원 수련회에서 있었던 일이야.
대부분 수련회가 다 그렇듯이, 떠나기 전날 밤엔 담력테스트를 하잖아? 근데 이 태권도 학원은 담력테스트 전에 공포영화까지 보여줬어.
고스트쉽 이라는 영화였는데, 적당히 잔인하고 적당히 무섭고 그랬던 것 같아. 사실 그 영화 볼때는 담력테스트 할거라는 사실도 모르고있었음...
영화를 보고, 영화에서 무서웠던 장면들에 대해 떠들면서 사범님 뒤를 따라 걷는데 숙소 가는 방향이 아닌거야..
그래서 어디가냐고 물었더니 산으로 간대.
3인1조나 4인1조로 짜서 산 입구에 줄 서서 기다렸는데, 우리는 그때 담력테스트란걸 눈치챘지.
말도 안하고 이게 뭐냐 우리 무섭다 그랬지만 귓등으로도 안들음..
담력테스트는 하는 법은 간단했어.
길을 따라 쭉 걸으면서 나무에 매달린 도장을 3개 찾고 나눠준 종이에 도장을 찍으면 된대.
더 걸으면 나오는 테이블에 종이를 두고 쭉 걸으면 내가 너네를 기다리고 있을거다. 이거였어.
그럼 바로 눈치를 채잖아. 도장 묶여있는 나무 뒤에 귀신이 있겠구나..하고.
우리는 3명이니까 한명당 한번씩 도장을 찍기로 약속하고 출발함.
처음에는 스크림 2명이었는데 그때가 바로 내차례였거든.
근데 스크림이 뛰쳐나오다 못해 내 뒤를 막 따라와서 같이 출발한 동생을 붙잡고 안놔주는거야.
무서웠던 태권인 나여시는 스크림의 거시기를 뻥 차버렸다.
그때는 하도 정신이 없어서 거기가 거시기인줄도 몰랐는데..
암튼 내 뒷 순서 두세번째 까지는 스크림이 1명이었다는 말도 있고..
두번째는 처녀귀신이었는데 도장이 없었고, 세번째는 저승사자 네번째도 처녀귀신이었음.
우리는 사범님을 만나자 마자 도장이 3개인데 왜 귀신은 4번 나오냐고 이거 사기라고 막 그랬지만
사범님은 듣는척도 안하더라.
그냥 우리 숙소로 데려가면서 너네 안 자고 놀다 들키면 엎드려 뻗쳐 시킬거라고,
내가 밤에 안자고 순찰돌거라고 막 겁주면서 잠 안와도 그냥 눈 감고 누워있으래.
난 혼나기 싫으니까 숙소 가서 바로 씻고 자야겠다 했는데, 침대 2개인 방에 사람은 3명을 넣어놓은거..
그래서 내가 두 침대의 중간에, 바닥에서 자게됨. 근데 잠이 안오는거야.
무서워서 안오는 건 아니었고 그냥 천창 쳐다보면서 아무 생각도 없이 눈만 껌뻑이고 있었어.
그때 나는 안 자고 깨있으면 벌받을거라 생각해서 잠 안와도 그냥 누워서 가만히 있었어.
사범님이 말한대로 진짜 문이 슥 열리더라. 아까 담력테스트 할때 봤던 처녀귀신이 들어왔어.
진짜 영화에서나 보던 처녀귀신처럼 분장 잘 했다 싶었지.
키는 문만큼 컸는데 부시시한 머리카락으로 얼굴 다 덮고, 하얀 소복 입고 있었거든.
나는 안 자는 사람 놀래켜서 찾아내려고, 찾아서 벌주려고 하는구나 싶어서 안 일어나고 계속 누워있었어.
처녀귀신은 내 머리 위로 방을 한바퀴 쭉 돌고 그대로 나갔고, 나는 안들켜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지.
나는 얼른 자야겠다 이러다 혼나겠다 싶었지만 그래도 잠이 안와서 진짜 그날 밤은 꼴딱 새버렸어.....
새벽 중간에 사범이 한번 고개 들이밀었다 나갔는데, 그때도 그냥 자는척했고.
다음날 다른 방 언니들한테 나 한잠도 못잤다, 그리고 처녀귀신 분장한 선생님 봤냐고 나 혼날까봐 밤새도록 자는 척 했다고 막 떠들었지.
그러니까 지나가던 사범님이 무슨소리냐고 그 시간까지 누가 분장하고 있냐고, 그리고 내가 들여다봤을 땐 너 쿨쿨 잘 자고 있었다고 하더라.
지금 생각 해 보니까 사범님 말이 맞는 것 같아서 글 한번 올려보는거야.
첫댓글 헐 미친;; 사범님 괜히 무서우니까 ㅡㅡ
진짜ㅡㅡ 애들말도안듣고
아니 그래서 여시가 자는척 하고 있을때 얼굴 들이민 사람은 사범님인거야 아니면..
와씨 개소름... 그건 생각지도 못했다
아니 너무 막무가내다 ㅋㅋㅋㅋㅋㅋ 뭐 이렇게 무식하게 시키냐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