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중 한명은 제발 잘해듀오.듀오. (feat. 시즌을 기다리며)

[76다마]

이제 시즌 개막이 한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여름엔 주로 프로 야구도 보러 다니고, 간간히 있는 농구 경기도 찾아다니긴 하는데,

그래도 농덕이라 농구 개막만큼 기다려지고 기대되는 것이 또 없네요.ㅎ

시즌을 기다리며, 취미 삼아 간간히 이런 저런 글을 쓰고 있는데,

17-18시즌 각 구단별로 잘해줬으면 하는 선수들, 기대되는 선수들, 

그래도 둘 중 하나는 꼭 잘해줘야 각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겠다 하는 듀오(?)들을 한번 찾아봤습니다.ㅎ

안양 KGC) 키퍼 사익스의 공백을 메워라. [김기윤-박재한]

안양 KGC는 지난 시즌 평균 24분, 15.2득점을 책임지던 외국인 선수 가드 키퍼 사익스와 원하지 않는 이별을 하게 되었다.

6라운드 평균 30분 이상을 뛰며 팀의 9연승을 이끌고 라운드 MVP에 뽑히기도 했던 키퍼 사익스의 공백은 안양 KGC 입장에서 결코 작지 않다.

하지만 이를 메우기 위한 카드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23경기 밖에 뛰지 못한 김기윤의 복귀와

신인 신분으로 플레이오프 주전 포인트 가드 역할을 소화한 박재한의 성장은 안양 KGC의 걱정을 덜어줄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확실하다고 할 수 없는 두 선수가 기대만큼 좋은 폼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안양 KGC의 2연패 꿈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다른선수? 시즌 중반 이후 상무에서 복귀할 김윤태는 이미 김승기 체제에서 검증을 받았던 자원이다.

두 선수가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공수 개인능력이 좋은 김윤태가 새로운 경쟁자로 등장할 것이다.

고양 오리온) 군대 간 빅맨들을 대신 할 FA빅맨들. [송창무-민성주]

고양 오리온이 지난 2시즌 동안 정통 빅맨 외인 없이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국내 빅맨 이승현, 장재석의 존재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런 두 선수가 함께 군복무를 시작했고, 고양 오리온은 골밑 공백을 메우기 위해 FA 시장에서 송창무, 민성주 두 빅맨을 영입했다.

송창무는 특급 빅맨은 아니지만, 8시즌 동안 200경기 이상 출전하며 외국인 선수를 상대로 골밑을 지켜온 건실한 인사이더이다.

상대적으로 민성주는 아직까지 프로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좋은 신장과 나쁘지 않은 운동능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1라운드 1픽 출신의 이승현, 장재석의 공백을 메울 수는 없겠지만, 기회를 얻은만큼 두선수의 경쟁은 의외의 활약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다른선수? 11-12시즌 최진수가 성공적으로 KBL에 데뷔할 때만해도 오리온의 포워드 포지션은 걱정이 없을 것으로 보였지만, 제대 후 모습은

기대보다 많이 아쉬웠다. 하지만, 헤인즈가 아닌 맥클린의 파트너로 기존 모습을 찾아간다면, 송창무, 민성주에게 돌아갈 기회는 없을 것이다.

서울 삼성) 삼성의 차세대 가드는 나야 나! [천기범-이동엽]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서울 삼성은 플레이오프 16경기 동안 노장 주희정이 평균 20분 이상을 소화해야 했다.

주전 가드 김태술의 부진과 이를 메워줄 젊은 가드들의 아쉬운 활약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 베테랑 주희정은 은퇴 선수가 되었고,

은퇴한 주희정의 자리는 천기범, 이동엽의 몫이 됐다. 김태술과 김동욱의 파트너로 다양하면서도 실속있는 활약이 필요한 때이다.

연대-고대 출신의 동갑내기 두 가드는 유망주라는 그늘 아래 어설픈 모습들을 용인 받아왔지만, 이제는 스스로 가능성을 증명해야 한다.

주희정의 은퇴, 임동섭, 김준일의 입대로 주력 선수들이 대거 빠진 이번 시즌, 두 가드의 경쟁과 활약을 기대해본다.

다른선수? 한때 국가대표 가드였던 김태술의 하락세는 뚜렷하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도 경기당 15분 내외밖에 소화하지 못하는 등,

전성기의 모습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다만, 지난시즌 초반만큼은 폼이 좋았기에, 여전히 천재 가드에 대한 기대감은 조금 남아있다.

울산 모비스) 서른일곱 양동근의 백업 신?구? [이정석-김광철]

데뷔 14년차를 맞은 모비스의 캡틴 양동근의 출전 시간은 좀처럼 줄어들지를 못한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김시래를 선발 했을 때나,

2013년 2라운드에 선발한 이대성이 맹활약 해줄 때나, 고민은 끝인줄 알았지만, 둘 모두 모비스와의 인연을 길게 가지고 가진 못했다.

지난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30경기 이하를 소화한 양동근이 언제까지나 슈퍼맨의 모습을 보여줄거라는건 이제 욕심으로 보이기에,

양동근을 뒤에서 도와줄 백업 가드들의 활약이 절실한 상황이다. 드래프트 동기이자 1살 어린 이정석은 전성기 대비 폼이 많이 죽었지만,

FA를 통해 모비스에 합류하면서 유종의 미를 꿈꾸고 있다. 또 다른 백업 김광철은 3라운드 출신이지만, 빠른 발과 수비로 큰 신뢰를 받고 있다.

다른선수? 이대성의 미국행, 김효범의 은퇴, 김수찬의 입대 등, 백업 자원이 많이 빠져나간 모비스이지만, 모비스의 우승을 여러번 함께 했던

이지원과 박구영이 있다. 장단점이 분명하지만, 유재학 감독의 농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들이기에 언제든 출전시간을 부여받을 수 있다.

원주 동부) 새로운 원주 아이돌을 찾아라. [박병우-최성모]

지난 시즌 원주 동부의 허웅은 KBL 최고의 스타였다. 원주 동부 홈구장의 데시벨을 높이며 올스타 팬투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런 허웅이 상무 입대를 하면서 원주 팬들은 새로운 젊은 스타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유력 후보는 바로 박병우와 최성모일 것이다.

군복무 전 박병우는 꽤 쏠쏠한 선수였지만, 군복무와 불법 스포츠도박 징계로 짧지 않은 공백기를 가지며 팬들에게 조금은 잊혀진 상태고,

최성모는 데뷔시즌 기대감을 채우지 못하면 일명 '믿거고'라는 조롱 섞인 말의 타겟이 되어야 했다.

절치부심, 반전이 필요한 두 선수에게 기회가 왔고, 둘 중 하나는 터져줘야 허웅 없는 원주에도 희망이 있을 것이다.

다른선수? 원주 동부는 오프시즌 이정현의 영입에 공을 들였던만큼 가드 포지션에 대한 수급이 간절한 팀이다. 물론 김주성의 노쇄화로 빅맨도

급한 상황이지만, 신인 드래프트에 확실한 빅맨이 없기에, 김국찬, 김낙현 등을 뽑을 기회가 온다면 주저 없는 선택을 할 것이다.

인천 전자랜드) 국대급 빅맨 갈증을 해소시킬 주인공. [정효근-강상재]

10개 구단 중 인천 전자랜드는 유일하게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한 팀이고, 그 가장 큰 이유는 확실한 국내 빅맨의 부재 때문이었다.

정효근과 강상재는 정통 빅맨은 아니지만, 현대 농구에서 팀들이 꼭 필요로 하는 스트레치 빅 역할이 가능한 선수들이다.

둘 모두 지난 시즌 좋은 확약으로, 한때 성인 국가대표팀 허재호에 몸을 담기도 하였으나 아시안컵 최종 예선까지는 함께하지 못했다.

냉정하게 아직은 국대 바로 아래급이라는게 두 선수에 대한 평가이다. 항상 국내 빅맨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던 전자랜드 입장에서 볼 때,

두 선수의 성장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둘 중 한명이라도 지금보다 한단계 위 레벨로 올라 갈 모습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다른선수? 전자랜드의 벤치에는 정효근, 강상재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빅맨이 없다. 김상규는 한계를 보였고, 이정제는 로스터 채우기용이다.

2라운드에서 선발한 아넷 몰트리는 한차례 교체 위기를 넘겼지만, 장기적으로 봤을때 외국인 교체가 전랜 골밑에 추가될 유일한 옵션일 것이다.

서울 SK) 김선형의 능력을 극대화시켜 줄 백코트 파트너는? [최원혁-정재홍]

서울 SK는 지난 2년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선수 구성을 보면 영광의 시절을 재현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로 보이지 않는다. 

김선형이 팀을 이끌고, 화이트-변기훈이 외곽을 지원하며, 최준용-헤인즈-최부경이 내외곽을 흔드는 모습은 얼핏 상상해도 흐뭇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서울 SK에게 고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아마 그들의 가장 큰 고민은 포인트가드 김선형일 것이다.

리딩의 부담을 안은 김선형은 파괴력이 분명 떨어진다. 메인 볼핸들러로 활약해야하는 선수지만 부담을 느낄 때는 그를 도울 가드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주희정이 김선형의 도우미 였지만,이제는 최원혁, 또는 정재홍이 서브 볼핸들러로서 그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다른선수? 서울 SK의 벤치에는 최원혁, 정재홍보다 실링이 높은 박형철이 있다. 드래프트 이전에는 박찬희와 함께 장신 가드로 주목 받았던

선수였지만, 프로에 와서는 주로 수비에서 역할을 해왔다. 부상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김선형과의 조합 자체는 가장 좋을 수도 있다.

창원 LG) 국가대표 라인업에 필요한 가자미. [기승호-최승욱]

창원 LG는 비록 지난 두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라인업만큼은 정말 단단하게 잘 만들어 놓았다.

국대급 레벨인 김시래-조성민-김종규 라인을 구축했고, 벤치에는 정성우, 정창영, 박래훈, 박인태 등 젊고 능력 있는 자원들이 많다.

다만, 빅네임들 사이에서 윤활유 역할을 해주어야하는 3번 포지션의 선수가 조금은 애매하다. 기승호는 9시즌째를 맞이하는 베테랑이고 

지금까지 이 역할을 아주 잘 수행해 왔지만, 중요한 상황에서의 활약은 항상 2% 부족했다. 이와중에 최승욱은 꽤 성실하게 성장해 왔다. 

기승호가 베스트 시즌을 보내거나, 최승욱의 성장세가 기승호를 넘거나, 둘 중 한가지 일이라도 일어난다면, 현주엽호는 순항할 것이다.

다른선수? 정준원은 항상 현장에서 평가가 좋았다. 전자랜드에 지명 되었을 때도, 한정원과 트레이드 되어 SK에 왔을때도, 소속팀 감독들은 

그를 항상 기대하는 선수로 꼽았다. 보여준게 없음에도, 창원 LG이 부름을 받은 정준원은 올해도 현주엽 감독이 기대하는 선수 중 하나이다.

부산 KT) 박힌 돌이 되어야하는 돌아온 돌. [김영환-박상오]

김영환과 박상오는 09-1시즌 부산 KT의 정규리그 준우승을 이끌었던 포워드이다. 드래프트 동기이기도 한 두 선수는 포워드 농구에 능한

추일승 감독의 선택을 받아 부산 KT에 합류했던 선수들이다. 팀의 리빌딩 과정에서 각각 창원 LG와 서울 SK로 떠났던 두 선수가 베테랑이 되어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젊은팀이 된 부산 KT를 경험으로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있다.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 꽤 많은

시간을 소화했던 두 선수는 돌아오는 시즌에도 좋은 활약을 해줘야 한다. 풍부하고 가능성 넘치는 가드진에 비해 포워드진의 깊이는 여전히

부족한 팀구성이기 때문이다. 좋은 리더쉽은 좋은 활약이 바탕되어야 하기 때문에 둘 중 한명은 확실히 잘해줘야 팀이 안정감을 가질 것이다.

다른선수? 부산 KT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1픽 행사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이고, 이번 드래프트 최상위 랭크에는 포워드 유망주 양홍석이 있다.

김영환, 박상오의 나이를 생각했을 때, 양홍석의 KT행은 KT가 원하는 베스트 시나리오이며, 향후 10년 포워드 걱정을 사라지게 할 것이다.

전주 KCC) 하승진의 건강 도우미가 되어듀오. [주태수-박세진]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물며 자존심을 구겨야했던 전주 KCC였지만, 이번시즌 가장 큰 기대를 받으며 우승 가능성이 높은 팀이 되었다.

전태풍이 부상에서 회복하여 팀에 돌아 왔고, FA 시장 최대어인 이정현을 영입했다. 고졸 신인 송교창은 매경기 발전하고 있으며,

아직 찰스 로드가 합류하진 않았지만, 에밋을 선두로한 외국인 선수 조합도 리그 최상급이다. 다 좋은 와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하승진의

건강이다. 하승진은 커리어 통산 25분 수준의 출전 시간을 유지해왔다. 부상이 없더라도 출전 시간 관리가 필수인 선수이다.

부상 회복 후 의욕적으로 시즌 준비 중인 하승진을 플레이오프에서 폭발시키기 위해선 백업 빅맨 주태수, 박세진의 역할이 아주 중요할 것이다.

다른선수? KCC는 9/7 도슨의 대체 선수로 로드를 가승인 신청했다. 로드가 합류한다면 하승진의 부담은 상당 부분 줄어들 것을 보인다. 다만,

하승진이 신체적으로 관리가 필요하다면, 로드는 멘탈적으로 관리가 많이 필요하다. 정줄 잡은 로드라면 다른 빅맨 할약은 필요 없을 것이다.

[맘눌]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KCC팬으로써 매번 그랬지만 이번시즌은 더더욱 기대가 됩니다ㅋ 에밋-로드조합이 아이반-레더조합을 능가하는 조합이 된다면 높은곳을 올라갈수있겠죠.

[76다마]

주도권 싸움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에밋-로드 조합은 정말 무서울 것 같습니다.ㅎ 정신차린 로드라면 하승진 체력도 세이브시키고, 원빅으로서도 가치가 있죠.ㅎ

[▶◀ 예측불허]

하승진은 20분 이하로 써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76다마]

커리어 내내 25분 가량 뛰었으니 부상 복귀한 이번시즌은 좀 더 관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ㅎ

[스틸왕]

안양은 김기윤-한희원이요... 한희원이 제발 터져줬으면 합니다...ㅠ

[76다마]

한희원은 정말정말 잘했으면 좋겠네요.ㅠ 자유투 흘리는거 보면 정말 멘탈이 너무 약한 것 같아요..

[[SAS]TP9]

잘 봤습니다. 거론되지 않은 조합 중에 화이트, 헤인즈 듀오가 가장 궁금하네요. 1옵션 둘이 뭉쳤는데 불협화음이 날지, 아니면 시너지가 폭발할지 예측이 어렵습니다.

[76다마]

화이트-헤인즈 조합이 어떨지 정말 궁금하니다. 둘 모두 볼소유가 그렇게 길지 않아 시너지가날 것 같은데, 확실히 이렇다 예상은 안가네요.ㅎ

[전랜의 포웰]

박힌돌이 되어야 할 돌아온돌... 글 잘쓰시네요 참.^^

[76다마]

감사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