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찔레꽃

[낭만]

6월, 찔레꽃

6월의 찔레꽃     /    이호자


6월의 3일 어제의 하늘은 쪽빛이다.
날씨도 상큼하다.
6월 초의 날씨는  맑은  물속에 자맥질하는 물고기 비늘처럼 빛난다.


나는 푸르고 푸른 초록세상의 산자락을 걷는다.
흙이 부드러워  맨발로 걷는다.
풀이 보드랍게 밟히고 작은 돌멩이가 발을 콕콕 깨물고
검은 흙이 살아있는 생물이되어 발가락 사이에서  ‘꼼지락꼼지락’  몸을 뒤튼다.


주위에는 깨알 같은 아주 작은 꽃들이 무리를 져 내 치마자락을 잡아 끈다.
피고 지고, 피고 지고, 함빡 피워있으면서도 또 필게 많다고 자랑이 흐드러진다.
연하고 작아서
아름다운  풀들이 언어를 초월한 몸짓으로 나를 대하는 것이다.


난 이 작은 꽃들이 반기는 것에 감동이 되어
이 우주의 중심에서 신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생각해 본다.
나에게도  필 것이 남았을까?


소녀 같은 마음에 감성이  넘쳐
곤궁한 마음에도 초여름의 싱그러움이 솟구친다.


어디선가  짙은 꽃향기가 흐른다.
푸른 숲 사이로 수줍은 듯  활짝 핀 찔레꽃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그 흰빛이 화사한 보석빛이라기 보다는
양잿물에 삶아 빛에 바래고 또 바랜 소박한 은백색, 무명 천에 가깝다.


가난한 시절 삶의 빛깔이요 조선의 빛깔이요, 엄마의 빛깔이다.
가만히 꽃을 보고 있으니 조근조근 정적인 이야기를  풀어내어 가슴에 안겨준다.


찬란하게 꽃을 피웠던 화사한 5월 못지 않은 오히려 더 신선한 6월
푸르고 푸른 초록빛 숲속에 순박한 여인의 꽃 찔레꽃.
그 향기속에 몸과 마음을 젖시는 오늘 하루는 축복받은 것 같다.


난 내려오면서 어릴 때 불렀던 찔레꽃 노래를 부른다.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가만히 따먹었다오
엄마 엄마 부르며 따먹었다오


밤깊어 까만데 엄마 혼자서
하얀 발목 바쁘게 내게 오시네
밤마다 보는 꿈은 하얀 엄마꿈
산등성이 너머로 흔들리는 꿈“


이 노래를 부르니 나는 그리움으로 숙연해진 마음으로 하늘을 본다.
시간이 흘렀어도 구름 한 점 없이 끝없이 펼쳐진 쪽빛 하늘.
나의 6월이 상큼하다.


오늘 밤에 꾸는 꿈은 이연실의 찔레꽃 노래 가사처럼
산등성이 너머로 흔들리는 찔레꽃 꿈,
아버지 엄마의 꿈을 꿀 것 같다. 

[에스더블류]

낭만님,
오랫만에 카페 잔나비방에 들어와 오는 6월 정모날 참석 댓글을 달고,
바로 위에 올라있는 낭만님 글을 읽고 있습니다.
아직도 지난 날 그 많은 사연들을 기억하고, 이렇듯 긴 글을 써내려 가는
필력을 지니고 있으니 아직은 몸과 마음 모든게 건강하다는 뜻이겠지요...

난, 요즈음은 3주에 한 번 전임의사 진찰을 받으며 치료를 감내하고 있습니다.
다행이 병세가 걷기에 견딜만큼 호전되어 가끔 집주위 개울가 산책을 하며 다리
힘도 길러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여간 또 이렇게 소통이라도 할 수 있으니 반갑습니다. 정모날 만나요......

[낭만]

에스더블류친구
그리고 에스 친구가 참석한다는 것 그리고 이 글에 댓글 주신 것도
모두 신께 감사를 드릴 뿐입니다.
그저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넘 예쁘셔서 안아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