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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 심선진, 이예림, 최규호, 최우림
다섯 명이 3월 19일 수요일에 만났습니다.
코너 속 코너 '월간 김승철'~
김승철 선생님이 SNS로 보내준 책까지 책 여섯 권을 나누었습니다.
최우림 [베를린에는 육개장이 없어서] 전성진, 안온북스
이 책은 이십 대 후반 동양 여성과 오십 대 백인 남성이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가볍게 읽기 좋습니다. 작가 전성진은 한국에서의 모든 커리어를 뒤로 하고 독일 베를린에 갑니다. 집을 구해야 했으므로, 베를린 이곳저곳을 알아보았고 그 과정에서 만난 이가 바로 이 책의 또다른 주인공 요나스입니다.
작가는 요나스를 보며 삶을 긍정하는 법을 배웁니다. 심장마비를 두 번이나 겪고 살아나면 저렇게 될 수 있을까, 라고 합니다. 이와 함께 타지에서 주변인으로 살아가는 외로움과 두려움을 솔직하게 적어내기도 했습니다.
책 제목에 ‘육개장’이 등장하는 이유는, 직접 읽어보시라는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요나스는 해맑은 표정으로 발을 살랑살랑 흔들면서 말했다. 요나스의 말이 영 못 미덥다. 요나스식 '알레스 굿' 태도 때문이다. 직역하면 '다 좋다'는 뜻인데 허구한 날 '알레스 굿', 어떨 때는 베를린 사투리로 '알레트 윳(Allet Jut)'이라며 말을 끝맺었다. 독일인이 워낙 자주 쓰는 표현이긴 하지만 요나스는 정도가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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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염에 감자샐러드의 마요네즈를 잔뜩 묻힌 요나스를 보며 처음으로 그가 집에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요나스도 내 마음을 느꼈는지 냅다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우린 종종 그렇게 약속을 하곤 했다. "숭진, 다음에도 네가 무서우면 언제든 집으로 돌아올게." 나는 민망하고 머쓱했지만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스물아홉 살과 쉰세 살의 약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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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나는 그저 지금의 삶이 행복하고 즐거워. 내가 지금 살아 있으면 됐어." 그는 재산도, 야망도 없었지만 좋아하는 일상으로 하루하루를 채우는 사람이었다. 일주일에 많아야 이틀 정도 일하면서 남은 시간엔 기타를 치거나 시를 썼다. 여름이면 캠핑을 가고, 겨울이면 동네를 돌며 산타클로스 역할을 자처했다. 두 번의 심장마비를 겪으면 요나스처럼 살 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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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처음 공황이 왔던 날이 떠올랐다. 처음으로 삶을 가졌다고 생각했다가 다시 잃은 순간이었다. 언젠가 닥칠 죽음 직전 눈을 감는 순간도 상상했다. 깜깜한 어둠 속으로 넘어가기 직전에 무슨 생각을 할까. 벼랑 끝에서 추락하는 버스가 또 떠올랐다. 나는 점점 줄어드는 시간 속에 완전히 갇힌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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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이 시작됐을 시기에 어떤 사건이 있었나요?" "아뇨, 오히려 제가 스스로 돈을 벌기 시작해서 딱 숨통이 트일 때였어요." "숨통이 트였는데 왜 공황이 왔을까?" 나는 5분이 넘도록 눈만 굴렸다. 선생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를 기다렸다. 나는 대답을 할 듯 말 듯 입만 벙긋거리다가 말을 꺼냈다. "이제 더 이상 살기 위해 발버둥 칠 필요가 없어져서요?" (…) "그럼 이젠 어떻게 해요?" "성진 씨의 삶을 살아야지." "제 삶을 살고 있잖아요." "지금의 성진 씨가 살고 싶은 삶을 살아야지. 과거나 미래 말고. 지금의 성진 씨가 살고 싶은 삶"
심선진 [외모 강박: 나를 기쁘게 하지 못하는 몸] 김종갑, 은행나무
1. 외모 강박, 내 탓만은 아니었다
그동안 외모에 집착하는 내가 이상한 줄만 알았는데, 이 책은 그게 사회가 만들어낸 구조 때문이라고 말해줍니다. 미디어와 문화가 끊임없이 주입하는 미의 기준들. 그 안에서 내가 얼마나 영향을 받고 있었는지 스스로도 놀랐습니다.
2. "왜 나는 나를 싫어할까?"라는 물음에 대한 솔직한 대답
나는 종종 나를 미워한다. 살쪘다고, 못생겼다고. 이 책은 그런 마음의 뿌리를 함께 들여다봐줬습니다. 단순한 위로나 긍정이 아니라, 심리와 사회를 함께 살피며 조심스럽게 마음을 어루만져 줬습니다.
3. 지나치게 학문적이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아서 읽는 동안 나 자신을 차분히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4. 특히 ‘서브스턴스’를 본 뒤 이 책을 다시 읽으니까, 내 안의 감정들이 더 또렷하게 다가왔습니다.
5. 결국은 나를 돌아보는 시간
외모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결국은 나라는 사람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됐습니다.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사회복지사들도 읽으면 좋겠습니다.
이예림 [사회가 가둔 병] 정신건강사회복지혁신연대, 스리체어스
저번에 고진실 선생님 소개해주신 책 입니다.
회복은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일, 관계, 건강, 목표, 주거, 여가 등이 각자의 방식으로 구축되는 과정이다. 이는 전문가의 치료나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11쪽
정신 질환자들은 막다른 길에서 만난 '나'라는 존재를 보듬고, 발병 이전이 아닌 새로운 삶을 향한 여정을 시작하고 있다. 이들은 그 치열한 여정에 우리 사회가 아주 조금만 더 곁을 내주어주기를 바란다. 62쪽
'어떻게 치료해서 병을 낫게 할 것인가'에서 '정신 질환자가 지역 사회 안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으로 초점을 바꿔야 한다. (중략) 당사자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돕는 치료, (중략) 언제나 증상이 아니라 삶이 중요하다. 66쪽
회복은 사람들과 의미 있는 사회적 관계를 다시 만드는 과정이다. 섬처럼 고립된 상태에서 회복은 일어날 수 없다. 회복의 여정은 사람들과 다시 연결되는 과정이다. 68쪽
결국 같이 어울려 살 수 있어야 함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담은 듯 보입니다. 저도 때때로 우울할 때가 있는데, 사실은 '이 때만 그럴 거야' 라며 외면하기 바빴어요. 우울을 벗어나거나 이겨낼 때도 그 나름을 에너지로써 삼을 수 있다는걸 기억하고, 앞으로 비슷한 감정을 마주할 '저'나 제 주변 사람들을 더 자주 살피며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김상진 [굿바이 동물원] 강태식, 한겨레출판사
강서구 푸른들청소년도서관 독서동아리에서 3월에 함께 읽은 책입니다. [불편한 편의점]의 매운맛 버전 같습니다. 정리해고로 직장을 잃은 주인공이 여러 부업을 전전하다가 사람이 동물 행세를 하는 동물원에서 일하게 됩니다. 주인공은 거짓된 행위와 공간에서 외려 사람다움과 안정감을 느낍니다. 특히 4인 1조 마운틴고릴라 팀에서 일하며 더불어 산다는 것에 대해 깊이 느낍니다. 동물 사회에서 그렇게 느낀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책을 읽으며 사람다움이나 인간적인 것은 무엇일까 고민해 봤습니다.
당신이 보고 싶어 하는 고릴라는 진짜 고릴라가 아니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고릴라다. 진짜 고릴라는 좀처럼 흥분하지 않는다. 송곳니를 드러내면서 가슴을 치는 일은 거의 없다. 또 진짜 고릴라는 꼭 필요할 때가 아니면 잘 움직이지 않는다. 건축 자재나 폐타이어처럼 한자리에 앉아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진짜 고릴라는 당신을 실망시킨다. 당신은 고릴라가 송곳니를 드러내면서 가슴을 치고 바나나를 따기 위해 나무에 올라가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런 고릴라는 없다. 그런 고릴라를 볼 수 있는 곳은 세상에 한 곳뿐이다. 거기가 바로 이 ‘세렝게티 동물원’ 되겠다.
사람들이 원하는 이미지로 길들여지는 진짜 동물들이 떠올랐습니다. 언젠가부터 동물권을 말하고 동물원 돌고래를 바다로 보내자고 하잖아요. 또한“사람들이 원하니까 한 거예요.”라는 식으로 가짜를 정당화하는 당위성으로 읽었습니다. 마치 [고통 구경하는 사회]의 ‘스펙터클’(사람들이 좋아하는 자극적인 볼거리) 같습니다. 사회사업에서도 이런 게 있지 않나 싶어요. 근본을 좇아 일하는 것과 함께 보여주는 것을 요구받잖아요. 우리는 몇 대 몇으로 섞어서 일하고 있을까요?
“몰랐나? 동물 행동 활성화 프로그램?”(중략)
“참, 갑근세 3.3퍼센트는 월급에서 떼네.”
“위험수당이나 보너스는 없습니까?”
“고릴라가 그런 게 어디 있나.”
“고릴란데 갑근세는 떼지 않습니까.”
“그때는 납세의 의무가 있는 이 나라의 국민.”
노란색 버저, 이건 내 밥그릇이다. 그래서 해발 12미터나 되는 이곳까지 목숨을 걸고 올라왔다. 한 번 목숨을 걸 때마다 버는 돈이 5000원, 정확히 말하면 갑근세 3.3퍼센트를 차감한 4835원이다.
고릴라사의 동물 행동 활성화 프로그램은 높이 12m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구조물에 올라가 자기 버저를 누르면 5천 원을 지급하는 것입니다. 철저히 성과제이죠. 그러니 프로그램에 따를 수밖에 없는데 거기에 붙는 갑근세라니. 주인공은 고민하죠. 나는 고릴라인가 인간인가? 한편 재주는 고릴라가 부리고 돈은 동물원에서 버는 구조를 보며 다른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은 [가짜 노동]에서 노동자들을 관리하는 사무관리직과 임원의 비효율성 이야기도 생각났습니다. 고릴라가 위험을 무릅쓰는 동안 역시나 가짜인 사육사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가끔은 이런 생각도 해봐. 어쩌면 동물원이 이 세상에 남아 있는 마지막 보호구역이 아닐까, 하고 말이야. 동물원에는 아직 인간미라는 게 남아 있거든. 다친 동료 걱정해줘, 대신 올라가서 버저도 눌러줘. 이런 데가 어디 있어? 요즘 세상에는 상상도 못 할 일이야. (중략)
“난 동물원이 좋아. 지금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은 없어.”
고릴라로 일하는 동안은 사람답게 살 수 있었다. 고릴라기 때문에 사람 구실을 할 필요도 없었다. 무엇보다 인간미가 남아 있는 동물들이, 가족처럼 서로를 걱정해주는 고릴라 동료들이 좋았다. 그래서 고소공포증이라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걸렸지만, 어금니를 악무느라 이가 상하고 턱이 아팠지만, 위만 바라보며, 때로는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에 올라가 파란 버저를 눌렀다.
동물원에서 그것도 동물끼리의 인간미라니요. 다친 동료를 위해 동료의 버저를 눌러주는 연대, 이건 신영복 선생님이 말한 ‘입장의 동일함’ 때문일까요? 아니면 인간 사회에서 산전수전 다 겪으며 터득한 생존 방식 덕분일까요? 동료들에게 폐 끼치지 않기 위해 고소공포증 때문에 평소 엘리베이터도 못 타는 사람이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에 오르는 이야기는 대사에 나오는 ‘사람다움’을 느끼게 해 줍니다.
‘세렝게티 동물원’에는 마운틴고릴라가 한 마리 있다. 한 마리뿐이라 좀 쓸쓸해 보인다. 하지만 바나나를 던져줘보시라. 사양하지 않고 받아먹는다. 또 여러분은 1시간에 한 번씩 마운틴고릴라가 가슴을 두드리며 포효하는 명장면도 보실 수 있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기어오르는 마운틴고릴라의 모습은 여러분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의 한 장면을 선사할 것이다. 지금 그런 마운틴고릴라 한 마리가 ‘세렝게티 동물원’에서 여러분을 기다린다.
소설의 마지막 문단을 ‘적응’으로 읽어야 할까요? 원래 네 마리였던 고릴라사에 주인공 혼자 남게 되지만 부여된 역할을 열심히 감당합니다. 물론 가짜지만 그렇다고 그의 삶을 진실하지 않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사실성과 진실성은 다르니까요. 그럼에도 씁쓸함을 남기며 책장을 덮습니다. 나도 지금 ‘온전한 진짜’와 ‘적당한 진실성’ 가운데 어중간하게 줄타기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최규호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문학동네
우리가 흔히 소설의 유익함 중 하나로 ‘공감능력 향상’을 말하는데,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은 저에게 이 소설은 정말로 그렇게 다가왔습니다. ‘사람 공부’를 한 것 같습니다. 특히 여성의 이야기들을 통해 그냥 지나치기 쉬운 이면들을(아니 사실 이면이 아니라 잘 드러나는 부분인데도 여러 개인적, 또 구조적 문제들로 인해 건너뛰고 은폐하게 되는 ‘앞면’들을) 이제야 조금 바라보게 됩니다.
마음과 생각이 조금만 ‘게을러지면’ 중년이나 고령의 여성을 볼 때 그냥 못배우고 고집스럽고 억척스러운 아줌마, 할머니들로 뭉뚱그려 타자화해버리기 쉽지만 <이모에게>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을 읽으며 어머니와 어머니뻘의 사람들에 대한 인상을 새롭게 그려봅니다.
<답신>을 읽으며 남편에게 학대와 하대를 당하며 살면서도 끝내 남편 편을 들게되는 여성들의 어쩔 수 없는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을 형성하게 만드는 사회와 시대의 정신을 부족하게나마 생각해봅니다.
<일년>을 읽으며 정규직-비정규직 사이의 미묘한, 권력의 기울어짐의 배경에서 우정이 쌓아질 듯 말 듯 한 모호함의 감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봅니다.
<몫>과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를 읽으며 아직 민주주의와 성평등의 과제가 절실한 한국사회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비틀거리는 가운데서 ‘함께 탐구’하는 여성들의 마음을 헤아려봅니다.
이 두 작품은 ‘지식 사회’ ‘대학 사회’ ‘글 쓰고 공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인물들은 토론하고, 생각하고, 글을 읽고 쓰는 과정에서 성장하며, 인간과 사회를 정면으로 바라보려 분투합니다.
써야 하니까 쓰는 것이 아니라 쓰고 싶어서 쓰는 마음 65쪽
제가 이 소설(집)을 재미있게 읽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소설을 위한 소설’은 읽으며 마음 둘 곳을 찾기 어렵습니다. 작가가 꼭 하고싶었던, 꼭 써야만 했던 이야기를 들려줄 때 쓰는자도 읽는자도 모두 ‘마음의 파장’ ‘몸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나 싶습니다. “분노”(66쪽)와 행복-“마음 깊은 곳에서는 알고 있었지만 언어로 표현할 수 없었던 것이 언어화 될 때 행복”(11쪽)-이 함께 오면서.
그녀가 공부하는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었던 순간에 대해 쓴 글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퇴근해 책상 앞에 앉아 책에 밑줄을 긋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순간에 투명 망토를 두른 것 같았다고 그녀는 썼다. 세상에서 사라지는 기분이었다고. 그녀는 이미 세상에서 사라져버린 사람들과, 그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그려진 세상이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보다도 언제나 더 가깝게 느껴졌다고 썼다. 그럴 때면 벌어진 상처로 빛이 들어오는 기분이었다고, 그 빛으로 보이는 것들이 있다고 했다. ‘더 가보고 싶었다’ 그녀는 그렇게 썼다. 나는 그녀의 문장에 밑줄을 긋고, 그녀의 언어가 나의 마음을 설명해주는 경험을 했다. 43쪽
김승철 [사람은 무엇으로 성장하는가] 존 맥스웰, 김고명 역, 비즈니스북스
성장하는 사람들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를 15가지의 법칙으로 살펴보며 나 자신을 성찰 하는 힘을 느낄 수 있어서 선정했습니다.
우리가 어울려야 할 큰 인물과 길동무의 특징을 보면서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인지 돌아봤습니다.
더하여, 인생에서 관계 환경이 중요함을 다시 깨달으며 현재 나의 관계망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당사자의 관계망은 어떻게 형성되도록 돕고 싶은지도 함께 생각했습니다.
2025년 4월 서울 책사넷 모임 안내
일시 : 4월 30일(수) 저녁 7시 30분 ~ 9시 30분
장소 : 가양5종합사회복지관 1층 가람작은도서관
참여자 : 참여를 원하는 당신!
준비물 :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 1~2권
신청 : 기존 참여자 외에 참여를 원하는 분은
비밀 댓글 혹은 연락책에게 문자 남겨주세요.
연락책 : 김상진 (010-7308-2433)
첫댓글 규호가 꾸준히 참석하는군요. 사회사업가로 돌아오면 좋겠습니다. 어느 분야에서든 세상에 기여하겠지만요...
이번 달 나눈 책 중 두 권은 이전에 읽어봤던 책입니다. 그때 블로그에 적어둔 메모를 다시 살펴보았습니다. 책 <사회가 가둔 병>을 읽고서는 '사람은 사람으로, 사람이 된다' 라는 문장을 적어 놓았습니다. 이 책의 핵심 문장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책 <굿바이 동물원> 을 다 읽은 다음에는 '사람 구실하기 위해, 사람답게 살기 위해 사람이길 포기했다.'라고 짧은 소감을 써놓았습니다. 비현실적인 설정에, 너무 현실적인 묘사, 웃긴데 슬픈, 이라는 표현도 덧붙여 두었습니다. 모임 덕에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은 듯, 책 내용을 깊고 넓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은 사람으로, 사람이 된다?
어떤 뜻에서 이렇게 적어 놓으셨을까요?
@정보원 정신 질환으로서의 내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마주하는 친구, 치료의 과정을 함께 견뎌주는 가족, 마음의 상처까지 들여다보고 공감해 주는 전문가가 있을 때 비로소 치료가 아닌 회복이 시작된다.
(···) "정신과 의사로서 말할 수 있는 사실이 있다. 그 정답은 약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 사람이 경험한 기억과 감정까지 완전히 없었던 것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약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사람에게 받은 슬픔도, 사람과의 관계에서 생긴 미움과 허무함도, 결국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회복되었다. 사람은 사람으로 사람이 된다." _ 67쪽
앞선 문장이 있었습니다.
1년 전에 읽은 책입니다. 정신장애인 사업을 막 맡게 된 때였습니다.
약으로서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있지만, 약‘만’으로 해결할 순 없다, 증상 너머의 삶, 증상 너머의 사람, 회복을 돕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 사람과 관계를 놓치지 말아야겠다, 같은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어렴풋하게나마 일의 방향성을 찾아가는 데에 도움이 되었던 책입니다.
@최우림 아, 이런 뜻이었군요.
고맙습니다.
최우림 선생님의 정신장애인사업은 어떠할지 호기심 기대, 응원하는 마음... 이 있습니다.
한 줄 소감이 거의 이동진 평론가 급입니다.
'사람은 사람으로, 사람이 된다'
'사람 구실하기 위해, 사람답게 살기 위해 사람이길 포기했다.'
(사람 x 3 한 줄로 표현한 것이 두 책의 공통점이네요.)
<굿바이 동물원>에 대해 쓴 짧은 소감 모든 표현에 공감합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글을 읽으니, 또 다시 뵙고싶습니다.
고맙습니다. 덕분에 제 자리에서 큰 배움을 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