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10월4일
택배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새로 교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계단으로 오르내리면서 지내고 있다. 내가 사는 곳은 5층이라 걸어 다니는 일이 어렵지 않다. 고층에 사는 사람이나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이 계단 난간을 잡고서 오르내리는 곳을 보면서 안타깝다. 아침 출근 시간에 남편 배웅한다고 계단에 나가보면 같은 통로에 사는 사람들 얼굴을 볼 수 있다. 가끔 엘리베이터에서 만나서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을 계단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는 일이 사람 사는 것 같아서 활기가 느껴진다. 계단을 내려오는 발소리에도 정감이 가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신기한 것이 또 하나 있다. 택배다. 처음에는 관리 사무소로 택배를 찾으러 갔었다. 그 후로 관리사무실에서 일이 많고 복잡하다고 해서 현관까지 갖다 놓았다. 코로나 사태로 거리두기를 하면서 물건을 현관 앞에 놓고 갔다. 대면을 할 수 있으니, 현관 앞에 물건을 놓고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었다. 택배를 시키거나 배달을 시켜도 문 앞에 놓고 간다. 정말 신기한 것은 분실이 되지 않는다. 현관 앞에 물건을 놓고 가도 누가 가져가지 않는다.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수 없으니, 택배를 출입문 현관 앞에 놓고 간다. 출입구 앞에 택배로 온 물건들이 쌓여 있다. 언뜻 생각하면 누가 가져가면 어쩌는지 생각하겠지만 그런 일은 없다. 분실 신고는 아직은 들은 적이 없다. 정말 살기 좋은 나라다. 오늘도 주문한 화장품을 출입구 현관 앞에 놓고 간다는 확인 사진을 문자 메시지로 보내주었다. 산책하러 나가면서 분리수거도 하고 택배도 찾았다. 분리수거 가방에 택배 물건을 넣고 현관 한쪽에 놓고 산책을 다녀왔다. 그때까지 그 자리에 놓여있는 분리수거 가방과 택배로 온 물건을 보면서 마음이 흐뭇했다. 참으로 착한 백성들이다. 살기 좋은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