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 <322>나허고 거시기허기가 싫소?
7. 북망산이 멀다더니 <59>
옥녀가 제 손으로 치마자락을 사타구니가 훤히 보이도록 걷어올려 주었다. 사내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꿀꺽하고 났다.
"아짐씨가 구설수에 올라도 나넌 모르요이."
사내가 계집의 허벅지를 가만가만 주물러 올라왔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옥녀가 사내의 손길이 화덕을 뒤집기를 바랬으나, 가장자리에서 멈칫거리다가 불에 덴듯 후닥닥 물러갔다. 그러기를 몇차례 되풀이하고 난 어느 순간이었다. 사내의 손길이 화덕가에 다가왔을 때 옥녀가 사내의 손을 꽉 움켜 잡았다.
"어만데만 헤매지 말고 거그럴 주물러주씨요. 넘어지다가 어뜨케 부딪쳤는지, 시방 거그가 젤로 아프요. 손바닥으로 살살 맷돌얼 돌리듯이 돌려보시씨요. 가끔언 위알로 씨다듬기도 험서 주물러보시씨요."
옥녀가 사내의 손을 잡고 제 쪽에서 시범을 보여주자 잠시 멈칫거리던 사내의 손길이 에라 모르겠다, 하는 듯이 계집의 화덕을 헤집다가 다독이다가 맷돌을 돌리듯이 손바닥으로 화덕가를 쓰다듬었다.
"아짐씨, 몸이 겁나게 뜨겁소이. 내가 비록 산 속에만 살아도 어쩌다 가뭄에 콩나듯이 여자럴 만내기도 했는디, 아짐씨맨키로 몸이 뜨거운 여자는 또 첨이요."
"그러요? 이 깊은 산속꺼정 찾아오는 여자도 있었소? 그 년도 으떤 년인가넌 몰라도 나맨키로 사내에 허천이 들렸는갑소이. 허면 여자럴 아조 모르지넌 않겄구만요."
"알제라우. 왜 모르겄소? 아까막시 아짐씨가 멀쩡헌 길바닥에 나자빠질때부텀 아짐씨 속내럴 알고 있었소."
"헌깨, 멋이냐? 아자씨도 이년이 욕심이 났다는 말씸이요? 금서도 그리 의뭉얼 떨고 있었소?"
"부처님 전에 불공얼 디리로 왔다고 했잖소?"
"상관없소. 나럴 이곳으로 델꼬 온 것이 은대암 부처님이셨소. 고개럴 넘어가면 멀쩡헌 사내 하나가 독수공방허고 있응깨, 가서 살보시라도 해주고 오니라고, 나럴 보내셨소. 허니, 아자씨 맘대로 해부리씨요."
옥녀가 눈을 뜨고 사내를 올려다 보며 말했다.
"아짐씨는 누구시오? 어느 댁에서 왔소?"
사내가 물었다.
"그딴걸 알아서 멋허실라요? 밥얼 해자실라요? 국얼 끓여묵을라요? 말짱 씨잘데기 없는 것이랑깨요. 얼렁 이놈이나 죽이씨요. 곧 날이 저물겄소."
옥녀가 사내의 장작개비같은 살몽둥이를 꽉 움켜 쥐었다. 사내가 흠칫 놀라 옥녀의 손을 밀어냈다.
"싫소? 나허고 거시기허기가 싫소?"
"싫은 것이 아니라, 아짐씨럴 잘못건드렸다가 치도곤이나 안 당헐랑가 모르겄소?"
가루지기 <323>화덕이 더워지기도 전에 끝장을...
7. 북망산이 멀다더니 <60>
"아자씨가 입 다물고, 내가 입얼 꿰매뿔먼 어떤 개후레 아들놈이 알고 치도곤얼 놓겄소. 보씨요, 이놈도 시방 환장얼 안 허고 있소? 얼렁 이놈얼 죽이씨요."
"허면 난 모르겄소. 아짐씨의 소원이 그렇다면 그 원얼 풀어디려야지라우. 참말로 입얼 꿰매야 쓰요이. 나허고 있었던 일이 세상 밖으로 나가면 안 되요이."
사내가 다짐을 받자고 덤볐다.
"알겄소. 입얼 꿰매리다. 한번이 아니라 두 번 세 번이라도 꿰매리다. 이리 겁이 많은 사내가 어찌 깊고 깊은 산 속에서 혼자 살꼬이."
옥녀가 제 손으로 저고리 고름을 풀어 가슴을 드러내고 엉덩이를 들썩여 치마를 벗으며 중얼거렸다.
"사람이 무섭제, 산이 무서운 것은 아니요. 짐승도 저헌테 해꼬지럴 안 허면 먼첨 덤벼들지는 않소."
사내가 옷을 벗느라 부시럭거리는 소리를 내며 대꾸했다.
"사람헌테 많이 당해봤는갑소이."
"쬐껴서 들어왔제요. 난들 어찌 적적헌 산 속에서 혼자 살고 싶겄소. 허다못해 부자집 머심얼 살망정 도끼질로 평생얼 살고 싶겄소."
사내가 무거운 몸뚱이를 계집의 몸뚱이 위에 얹어왔다. 살몽둥이가 살집을 찾아 저절로 들어갔다.
"흐메, 존 것. 대단허요. 아자씨 거시기가 참으로 대단허요."
옥녀의 손이 저절로 사내의 등짝을 부여 안았다.
사내가 슬슬 절구질을 시작하며 입을 놀렸다.
"나럴 산 속으로 내 몬 놈이 바로 이놈이요. 계집 하나 잘못 건드린 바람에 멍석에 말려 동네매를 맞고 쬐껴났지요."
"아자씨의 거시기럴 한번만 맛보면 어떤 계집이건 안 떨어질라고 허겄소. 그냥 너코만 있는디도 온 삭신이 녹아내리는듯 정신이 하나도 없소."
옥녀가 아랫녁을 움죽거리며 말하자 사내가 아, 하고 신음을 내질렀다.
"왜 그러시요? 설마 펄쌔 쌀라고 그러는 것언 아니제요?"
옥녀가 사내의 가슴을 덥썩 물었다.
"흐따, 아파 죽겄소."
사내가 비명을 내지르며 몇 번 몸부림쳤다. 그리고 다음 순간 어, 어, 하던 사내가 온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 순간 옥녀는 제 아랫녁을 가득 채우는 더운 기운을 느끼고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생긴것과는 달리 참으로 싱거운 사내였다. 명색이 불공을 드리러 온 계집이 염치고 체면이고 다 버리고 겨우겨우 일을 성사시켰는데, 화덕이 미쳐 더워지기도 전에 사내가 끝장을 본 것이었다.
'병신겉은 놈겉으니라구. '
옥녀가 속으로 혀를 툭 차며 사내를 올려다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