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16일 (금)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 (사제 성화의 날) 복음 묵상 (마태 11,25-30) (이근상 신부)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 11,28-30)
'고생하며'로 번역한 '코피아오'는 기진맥진해진 상태를 뜻한다고 한다. '무거운 짐을 지었다'로 번역한 단어는 '포르티조'인데 과한 짐을 실어서 찌그러진 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니까 이미 더 이상 무엇을 할 수 없는 핍진한 상태.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안식을 주다'라는 단어로 '아나파우오'를 쓰고 있는데, 이 단어가 '아나(철저히, 완전히)'와 파우오(쉬다)가 결합된 복합동사다. 사전에 따르면 어떤 필수적인 일을 마친뒤, 철저하고 온전하게 쉴 때 쓰는 단어라고 한다. 그러니 맥락을 보자면 일이 완전히 마쳐졌는지 알 수 없는 상태, 어쩌면 일이란게 끝나지 않았으나 사람이 완전히 소모되어가는 상태에서 온전하고 완전한 쉼을 주시겠다는 것.
당신 안에서 쉬도록 하시겠다는 것. 더 이상 헛된 추구 속에서 기진맥진해 나가지 않으리라는 약속. 당신의 멍에를 멜 때, 한쪽은 당신이 메고 다른 한 쪽은 우리가 메면서 당신의 움직임을 배워나가라는 권고. 본래 쌍멍에의 한쪽은 노련한 소를 또 다른 한쪽은 힘만 좋은 젊은 소를 두어서 젊은 소가 노련한 소를 배워나가는 것이라 한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simonksyi/posts/pfbid023z3iVmkFBGUDBRrRb5PWj2Fzj2jTTpNycwo1A69vv5DAojMfriAei1n16vJrzVi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