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자료 제출 끝까지 거부...노조 52곳 어딘지 살펴보니

[鶴山]

사회노동

회계 자료 제출 끝까지 거부...노조 52곳 어딘지 살펴보니

곽래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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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3.04.13. 14:52업데이트 2023.04.13. 15:03

지난달 13일 공인회계사인 김경율 불합리한 노동관행 개선 자문회의 단장(왼쪽 네번째)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 민·당·정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민주노총 본부에 직접 가입된 산별 노조 16곳 중 15곳이 정부의 회계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끝내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과태료 부과 대상 노조 명단을 본지가 분석한 결과, 정부는 총 52곳 노조에 대해 과태료 부과를 진행 중이다. 해당 노조들은 회계 서류 등 노조 관련 자료를 사무실에 비치·보관하고 있다는 것을 증빙하는 자료를 정부에 제대로 제출하지 않아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됐다.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 노조 52곳 중 37곳(71%)은 민주노총, 8곳(15%)은 한국노총 소속이었다. 한노총 본부와 민노총 본부가 포함된 숫자다. 나머지 7곳(13%)은 상급단체가 없었다.

민노총은 본부 산하의 산별 노조 16곳 거의 대부분이 정부의 자료 제출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 정부 요구대로 증빙 자료를 충실하게 낸 곳은 한국비정규교수노조 딱 1곳이었다. 이를 제외한 금속노조,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서비스산업노련, 보건의료산업노조, 사무금융서비스노조, 정보경제서비스노조, 전국공무원노조, 전국교직원노조(전교조), 언론노조, 전국교수노조 등은 자료를 제대로 내지 않았다. 대부분 민노총의 대표적인 대형 산별 노조들인데, 정부 요구를 따르지 않은 것이다.

반면 한국노총의 경우 본부 산하의 가맹조직 25곳 중 화학노련, 금속노련, 전국담배인삼노조 등 3곳만 정부 요구를 따르지 않았다. 나머지 22곳은 모두 정부 요구대로 증빙 자료를 제출했다. 양대노총은 ‘증빙 자료를 제출하라’는 정부 요구에 협조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는데, 민노총은 대부분 이를 따르고, 한노총은 대부분 따르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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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노조 단위에서도 민노총이 자료 제출을 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다. 민노총에선 부산교통공사노조, 마트산업노조, 민주유플러스노조, 전국대리운전노조, 전국방과후강사노조, 전국철도노조, 택배노조, 학교비정규직노조, 한국발전산업노조 등이 자료 제출을 사실상 거부했다. 한노총에선 삼성디스플레이노조, 삼성화재노조, 전국통합공무원노조가 자료 제출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이주환 의원은 “정부 요청을 거부해도 과태료만 내면 되니 조직적인 거부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노조가 투명성과 책임성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가 단호한 조치를 내리고 관련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주환 의원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