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야산 구석에서 긴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의
시신 한 구가 발견된 것
가족들은 차마 시신을 확인할 용기조차 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부디 딸이 아니길 바라고 또 바랬던 한 구의 백골 시신
그런데
시신의 주인은 그토록 애타게 찾아 헤매던 세령씨였습니다.
세령 씨의 시신은 바로 이 자리에서 반쯤 낙엽에 덮인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시신의 몸통을 제외하고 얼굴과 양 팔, 양 다리는
이렇게 뼈만 남은 채 백골이 된 상태였습니다.
들쥐와 같은 산짐승의 공격이 있었던 것으로 봐서
그녀가 사망한지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시신이 발견된 것은 그녀가 실종된 지
꼬박 46일 만의 일이었습니다.
시신이 발견된 이곳은 이름 없는 동네 야산입니다.
몇 안 되는 주민들조차 발길이 뚝 끊기는 곳이라
그만큼 시신의 발견이 늦어졌습니다.
게다가 그녀의 시신은 옷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 상태였습니다.
현장 주변에는 그녀의 신원을 알 수 있을만한
소지품 하나도 발견이 되지 않았습니다.
유골의 치아를 대조해볼 수 있는 그녀의
치과진료 기록이 없었더라면 이 부패한 시신이
세령 씨 본인의 것이라고 알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입니다.
범인이 그녀의 시신을 은폐하기 위해서
제법 공을 들였다는 뜻입니다.
그런데요.
그렇게 가정을 했을 때 이 사건에는 좀처럼
앞뒤가 맞지 않는 구석이 있습니다.
시신을 그토록 철저하게 감추려고 했던 범인이
범행의 또 다른 증거물인 그녀의 소지품들은 보란 듯이
길에다 던져놨습니다.
이건 뭘 뜻하는 걸까요?
범인은 정말 경찰을 상대로 두뇌싸움이라도 벌이려고 했던 걸까요?
수수께끼로 가득한 사건의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그녀의 시신이 들려주는 얘기를 좀 더 자세히 들어봐야겠습니다.
시신의 부패가 너무 심해서 부검으로도
정확한 사망원인을 알 길이 없었다는 것
하지만 이경우 흉기에 의한 치명상이나 골절 등이
없는 것으로 보아 가장 가능성이 높은 살해 방법은
목을 조르거나 혹은 코와 입을 막아서
피해자가 질식사한 경우임
그녀의 위 내용물 가운데서도 상당히 의미심장한 것이 나왔음
실종 당일 그녀는 두 동생과 함께 떡볶이와 김밥을 나눠 먹었음
미처 소화되지 않은 떡과 채소가 위에서 나왔다는 건
그녀가 납치된 바로 그날 곧바로 사망했다는 걸 의미함
그런데 그녀의 몸에는 유독 눈에 띄는 상처가 하나 있었음
낙엽으로 덮여있던 탓에 상대적으로 부패가 덜된
배 부위에 작은 모래 등에 긁힌듯한 얕은 상처가 남아있었음
상처의 방향이 모두 세로로 일정하게 나있는 것을 볼 때
이것은 시신을 옮기는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추정됨
특이한 것은 이 상처에 핏자국 같은 것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임
그러니까 납치 직후 그녀를 살해하고,
풀숲에 유기하기까지 범인이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그녀의 시신 곁에 머물렀을지도 모른다는 뜻임
그 와중에서 범인은 유유히 그녀의 소지품까지 챙겼던 걸까
.
그런데 버려진 그녀의 청바지에서 뜻밖의 증거물이 발견됨
청바지의 다리 부위에서 정액이 채취됐다는 것
일대가 발칵 뒤집혔음
두려움에 떨던 주민들은 순찰을 강화하는 한 편
마을 방송까지 해가며 부녀자들의 조기 귀가를 당부하고 나섰음
범인은 아마 이름난 미제 사건 뒤에
교묘히 자신을 감추고 있었을 것
그의 실체를 알기 위해서는 세령 씨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버스정류장에서부터 사건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음
우리는 실종 지점인 버스정류장부터 각각 시신과
그녀의 소지품들이 발견된 현장을 지도에 표시해봤음
이 지점을 연결해보니 국도를 따라 일정한 동선이 그려짐
게다가 범인은 범행 추정 장소에서 제법 먼 거리까지
그녀의 시신을 옮겼음
즉 범인이 차량을 이용해서 움직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
그렇다면 그녀는 마지막으로 목격된 버스정류장에서
누군가에 의해 차로 납치가 됐던 걸까
그런데 이렇게 가정을 했을 때
쉽게 풀리지 않는 의문 하나가 생김
이곳은 수원대학교와 인접한 대학가인데다
근방에서는 화성의 명동이라 불릴 만큼 번화한 동네임
누군가 강제로 납치를 하려 했다면
틀림없이 사람들의 눈에 띄었을 거라는 것
그 정류장에서 떠들썩한 납치극이 있었다는
목격담은 전혀 없었다고 함
그렇다면 어떻게 납치가 가능했을까
그녀가 하차한 버스정류장에서 집까지는 걸어서
약 30분 거리
하지만 그녀는 걸어서 집으로 가지 않았을 것
이곳은 밤이 되면 가로등도 하나 없는 컴컴한 외길임
택시라면 큰 소동 없이도 자연스럽게
그녀를 차에 태울 수 있었을 것
택시 기사들이 제일 먼저 용의선상에 올랐음
경찰은 택시 기사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DNA 채취 작업을 벌였음
결백을 증명해 보이자며 택시 기사들도
적극적으로 이에 응했다고 함
그런데
당시 화성지역 택시 800대를 포함 1000대가 넘는
택시 기사들을 상대로 수사를 벌였지만
세령 씨의 청바지에서 나온 정액의 DNA와
일치하는 인물은 찾을 수 없었다고 함
이렇게 볼 때 남은 가정은 하나
택시 기사는 아니지만 저녁 8시 반
자연스럽게 세령 씨를 차에 태울 수 있었던 사람
범인은 정말 그녀가 알고 지내온 인물이었을까
가족들 말에 따르면 그녀는 평소 무척 조심성이
많은 성격이었다고 합니다.
택시를 탈 때조차 반드시 이 지역 택시를 의미하는
57번 번호판을 확인하고 나서 택시를 타는 습관이
있었을 정도라는 겁니다.
그런 그녀가 비명을 지르거나 특별한 저항 없이
순순히 승용차에 올랐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도움을 청할 수도 있었던
번화가 한복판에서 말입니다.
경찰은 그것이 곧 범인이 면식범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추정을 내렸습니다.
범인은 정말 세령 씨나 가족들에게 무슨 원한이라도
품고 있던 자일까요?
그녀의 주변부터 자세히 살펴봐야겠습니다.
원한 관계를 가정했을 때 세령 씨의 아빠는
하나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었다고 말함
사건이 벌어질 무렵 가족들은 부동산 문제로
동네 주민과 골치 아픈 소송을 치르고 있었다는 것
그 과정에서 상대방과 감정의 골이 깊을 대로 깊어졌다고 했음
두고 보자며 상대가 세령 씨의 엄마에게 으름장을 놓고
돌아간 바로 그날 밤에 딸이 실종됐음
동네에서는 재판으로 인해 앙심을 품은 상대방이
사람들을 시켜서 소위 청부살인을 저지른 게 아니냐는
소문이 여전히 돌고 있음
이 얘기는 과연 어디까지 사실일까
며칠 동안의 수소문 끝에 소문의 주인공과 어렵게
전화 연락이 닿았음
그는 뜻밖에도 사건에 관해서라면 할 말이 많다고 했음
우린 당시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던
소송의 당사자를 직접 만날 수 있었음
세령 씨를 처음 만난 건 소송 문제로
경찰 조사를 받던 날이었다고 함
그날 모녀와 욕설까지 주고받으며 다퉜던 것은
사실이라고 그는 인정함
하지만 용의선상에 오른 것은 기막힐 따름이라고 했음
사건 당일 뚜렷한 알리바이도 가지고 있는 데다
자신도 세령 씨만한 딸을 키우는 아버지라는 것
강도 높은 조사 끝에 경찰은
그가 사건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함
소송 문제가 아니라면 세령 씨 본인의 주변 인물들은 어떨까
친구들의 얘기에 따르면 그녀는 천진난만할 만큼
밝은 성격이었다고 함
그런 그녀가 지인들 중 누군가에게
원한을 살 일은 없다고 친구들은 입을 모음
실제로 경찰은 그녀의 주변 인물 800여 명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벌였지만 수사 결과
면식범으로 추정되는 이들에게서 특별한 혐의점을
찾을 수 없었음
전문가의 얘기도 이런 결과를 뒷받침함
원한이나 감정적인 문제로 범행이 발생할 경우
대게 피해자의 시신에는 어떤 형태로든
폭행의 흔적이나 상처가 남는다고 함
하지만 부검 결과 그녀의 시신에서 그러한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음
그렇다면 범인의 정체는 뭘까
마지막 3탄으로
첫댓글 씨발새끼..범인진짜 죽었으면좋겠다
할 말을 잃게 한다 진짜
나 저 사진 보고 동네 어딘지 알 것 같아서 더 무섭다
와....저기 우리이모네잖아...
와 뭐야 무서워...
도대체 누구야 아오 진짜 너무 열받아
뭐야 누구야도대체
벌받아라 진짜..
시발...
시발.. 진짜 속 답답하고 너무 화난다 왜 맨날 여자들만 이렇게 조심하면서 살아야하고 죽어가야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