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波瀾萬丈)한 인생 2
하우스 보이가 되다.
날이 갈수록 고아들이 모여들어 많게는 129명이나 되었다.
식구가 늘어나 제대로 먹일 수가 없어서, 감기만 걸려도 죽었다.
영양실조로 어떤 날은 8명, 그동안 24명이 죽었다.
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소매치기나 절도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렇게 해서 들어온 돈으로, 옷을 사서 입히고 약값으로 썼다.
간이 커져서 부잣집 담을 넘었는데 주로 장충동이 무대였다.
제니스 라디오를 훔치는 날은 특식으로 꽈배기를 주었다.
하루는 훔칠 대상을 물색하는데, 마침 미군 장성이 헌병들의 호위를 받으며 차에서 내렸다.
승용차 트렁크가 약간 열려있어, 그 안에 있던 가방을 들고 뛰었다.
미 공군 총지휘관 화이트 장군의, 일급 비밀문서가 들어있는 가방이었다.
서류는 쓰레기통에 버리고 카메라는 남대문 시장에서 팔았다.
경찰이 종로 일대를 샅샅이 뒤져 도둑을 잡았는데 바로 임종덕이었다.
고아들이 죽어가자, 약값을 마련하려고 한 것을 알게 된 장군은, 하우스 보이로 일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자신이 도둑질하지 않으면 고아들은 굶는다고 했다.
미군 부대 하우스 보이
일본에 사령부가 있었지만, 장군은 작전상 조선호텔에 유숙하고 있었다.
소년을 장군 숙소 하우스 보이로 일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하우스 보이란 청소하고 군화를 닦고, 심부름을 하는 것이다.
자기가 없으면 고아들이 굶는다면서 거절했다.
그래서 고아 전원을, 미 공군이 운영하는 제주도 고아원으로 보냈다.
장군은 소년을 측근에 두고 살펴보다가 “너는 오늘부터 내 아들이다.”하고 자신의 호적에 입적시켰다.
소년은 탱큐를 연발하며 엉엉 울었다고 한다.
당시 하우스 보이였던 인물
미국 워싱턴주 상원의원 신호범 장로와, 세계침례교 총회장이었던, 수원중앙교회 김장환 원로 목사.
김장환이란 애가 왜 왔느냐고 따졌다. 자기 자리를 차지하러 온 것으로 오해한 것이다.
장군과의 인연을 말하자, 오해한 것을 사과했다.
꿈에 그리던 미국에 진출하다.
장군을 따라 여의도 비행장에 있던 미군교회에 나갔다.
미군의 예배가 끝나면 한국군의 예배다.
앞줄에는 이승만 대통령, 뒷줄에는 김정열 국방장관, 그리고 김 신 공군 참모총장, 화이트 장군과 외국 대사
‘부정부패를 척결하지 않으면 자유당 정권은 망할 것입니다.’
자유당 총재인 대통령, 국방장관 그리고 공군참모총장이 있는 자리에서 20대 청년의 거침없는 설교였다.
대통령은 “아주 훌륭한 설교였소!
여러분! 목사님 말씀 명심하시고 각자 소임을 다 하시기 바라오.”
애로사항이 있으면 말씀 하시요.
예배드릴 교회가 없어 미군교회를 빌려 쓰고 있으니, 교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대통령은 서울 대방동, 건설 중인 공군본부 건물에, 교회도 지으라고 지시했다.
공군 군종감은 미국 LA 동양선교회 임동선 원로 목사였다.
미국행
하루는 양아버지께서 미국에 가는 것이 어떠냐고 물었다.
그래서 한국에 남아 부모님 원수를 갚아야 한다고 했다.
그래도 미국에서 군인이 되면, 원수를 갚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교롭게도 양아버지는 미국 항공 사령관으로 발령을 받아 본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래서 미국으로 건너간 소년은 오랜 역사가 있는 풋싱 아카데미에 입학했다.
언어가 문제여서, 매일 단어 100개를 외우고 못 외우는 날에는 저녁을 굶었다.
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하버드대학에 입학했다.
여름방학 때 동료들은 여행을 갔지만 그는 기숙사에서 논문을 작성했다.
‘세계 문화의 중심은 어디로 옮겨 갈 것인가?’
닉슨 대통령 안보 보좌관, 헨리 키신저는 임종덕의 논문에 “중국은 세계 문화의 중심이 될 것이다.”라는 글을 첨가했다.
이 논문은 하버드대학 학보에 실렸다.
미국 뉴스위크 등 여러 미디어들이 임종덕의 논문을 크게 보도했다.
임종덕은 “바이 아메리칸 정책이 아시아에 끼친 영향”이란 졸업논문으로 하버드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바이 아메리칸 정책 (buy American policy)
정부에서 시행하는 공공사업은, 자국산 공산품만을 사용하도록 규정한 것으로,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다.
계속
첫댓글 파란 만장한 인생 좋은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광복절에 더욱 감동으로 느껴집니다.
시인님 ! 감사합니다
공부 잘 하고 갑니다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세요